잠실 거대공룡, ‘롯데슈퍼타워’ 본공사 돌입
잠실 거대공룡, ‘롯데슈퍼타워’ 본공사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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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시비·법적공방 등으로 난항, “17년 산고 끝 결실”

사진_롯데슈퍼타워 조감도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잠실 롯데슈퍼타워가 오랜 기다림 끝에 본공사에 들어갔다. 롯데물산은 4일부터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롯데수퍼타워 기초 콘크리트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롯데그룹이 여기까지 오는데 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롯데는 20년 전 타워 부지를 매입한 뒤 1994년 처음으로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사업을 계획했다. 하지만 사업추진 초기단계부터 법정공방과 특혜시비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0년 넘게 터파기 공사만 계속해왔다.

롯데 그룹이 이번에 건립하는 ‘롯데슈퍼타워’는 식품과 유통, 엔터테인먼트를 주력으로 하는 복합단지로써 높이만 123층(555m)에 달한다. 롯데슈퍼타워가 2015년 완공된다면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기록될 예정이며,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롯데슈퍼타워건립은 신격호 롯데총괄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다”며 “이는 새로운 서울의 현대적 상징물 및 관광명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내국인 및 외국인 관광객 증대를 가져와 국가 재정 수입의 증대에 이바지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공항 비행 안전 문제로 미궁 속에 빠졌던 제2롯데월드 신축 사업은 현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 지난해 11월 11일 송파구로부터 건축허가를 얻어내면서 필요한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17년 만에 산고 끝의 결실을 보게 됐다.

험난했던 제2롯데월드 사업 추진

롯데그룹이 ‘제2의 롯데월드’를 건축하기 위해 송파구 신천동 8만7000㎡ 부지를 산 것은 1987년이다. 이후 1994년 5월 서울시에 건축 가능 여부를 문의한 지 두 달 뒤 “비행안전구역 밖에 위치한 땅은 군용항공기지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회신을 받고 1995년 도시설계안을 송파구에 냈다.

당시 롯데측은 100층, 402m 높이로 건물을 짓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비행안전성 논란’을 주장하는 공군과 대규모 교통혼잡이 예상된다는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닥쳤다.

그나마 1998년 지하5층 지상36층 143m까지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롯데는 2004년 지하5층 지상112층의 555m짜리 건물을 짓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송파구에 내며 재도전에 나섰다.

2006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는 기쁨도 잠시, 2007년 국방부가 '초고층 건물을 건립할 경우 비행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행정협의조정신청을 내고 제동을 걸면서 무산됐다.

롯데그룹은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등 법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공군과 서울시의 반대로 번번이 제자리걸음만 걸어왔다.

그러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롯데측이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자사부담으로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제2롯데월드 추진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정부는 행정협의조정위 실무위원회를 열어 서울공항 동편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는 대안을 마련하면서 제2롯데월드 건축을 사실상 허용했다.

마침내 지난해 공군과 “서울공항의 비행안전과 작전운영상의 제한요소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장비 및 시설보완 비용을 롯데측이 전액 부담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하면서 건축 절차가 시작됐다.

최종승인과정까지도 순탄치 않았지만, 서울시 건축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11일 송파구의 건축허가를 획득함으로써 길고긴 행정절차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성 외에도 제2롯데월드는 고도제한에 따른 성남시와의 형평성 문제, 주변 교통체증 문제 등으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성남지역의 40년 숙원인 고도제한은 풀지 않은 채 정부가 555m의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하자, 성남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의 제2롯데월드 허용방침을 성토하기도 했다.

한편, 제2롯데월드 신축 사업이 MB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일각에서는 “재벌특혜”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청와대는 “오랫동안 검토해온 사안”이라며 특혜 의혹을 일축했지만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롯데 고위임원간 ‘친분관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제2롯데월드 신축이 재검토되기 시작한 2008년 9월, 공교롭게도 공군참모총장이 경질되자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가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용적률과 건폐율을 상향 조정해 제2롯데월드의 높이를 애초 100층에서 123층으로 변경하면서 ‘재벌 특혜’라는 주장이 국감 등에서 논란거리로 거론되기도 했다.

신격호 회장의 오랜 ‘꿈’

이처럼 갖은 난항을 겪어온 제2롯데월드 건설은 신격호 롯데총괄회장의 오랜 ‘꿈’이다. 사업추진이 지연되면서 잠실역 인근 금싸라기 땅 2만 6,500여평을 10년이 넘도록 놀리면서도 신 회장의 의견은 확고했다. 그는 일본의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2롯데월드를 짓는 것이 여생의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 회장의 제2롯데월드 건립이유는 임종원 서울대 교수가 쓴 책 <롯데와 신격호> 본문 중 이인원 롯데 정책본부 이사와 신 회장이 나눈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다.

“내가 이 나이에 돈 벌어서 무엇을 하겠다고. 제2롯데월드가 세워지기만 하면 국가에도 좋고, 지역 사회에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가지게 되고, 그걸 다른 외국업체가 맡아서 하면 문제가 있을 거 아니야. 외국기업이 여기에 30~40년 뿌리 내리나? 결코 아니야. 돈 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다른 데로 가버려”

제2롯데월드 추진 당시 신 회장은 그룹 임원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의 국내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이 “채산성이 낮아 다른 안을 건의했다가 아버지에게 혼이 난 적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마침내 재계의 마지막 창업 1세대 신 회장의 꿈이자 17년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가 길고긴 난관을 뚫었다. “세계 최고의 볼거리를 만들겠다”던 신 회장의 도전으로 그려질 롯데슈퍼타워가 향후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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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36 2011-06-08 11:50:33
논란의 여지는 끝도 없지만 정말 잘하는 걸까요? 환경은? 주변 주민들의 피해는? 물론 국가에 많은 돈을 벌어 드리겟지만 저는 잘 이해가 안가는군요 그냥 롯데월드 사고없이 잘 운영하기를 바랄뿐입니다. 머 이제 짓기로 해서 반박의 여지는 없다만...

. 2011-06-20 18:22:15
나라 팔아먹는 그룹 롯데의
나라 팔아먹는 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