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권행보 본격화
김문수 대권행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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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클릭’하며 ‘박근혜 대항마’로 이미지 굳히기

보수단체 기념식 잇따라 참석, 안보 이슈 선점에 적극적  
“‘보수’·‘안보’로 차기 대권 도전 위한 기반 마련” 해석 나와
전당대회 경선 룰 제목소리 내며, 당내 기반 다지기에 나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연일 맹공…정몽준과는 연대론 ‘솔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권에 눈빛을 빛내고 있다. 경기도지사 연임 성공 후 한눈팔지 않고 ‘외길인생’을 강조한지 일년. 하지만 이제 슬슬 대권에 대한 의중을 내비치며 잠룡으로 자리를 굳히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안보이슈를 강조하고 보수단체 기념식에 잇따라 참석, ‘우클릭’을 선보이고 있는 것. ‘마음 맞고 뜻 맞는’ 정몽준 전 대표와 전당대회 경선 룰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데도 적극적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안보이슈를 들고 차기 대권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천안함, 연평도 사태 이후 안보에 부쩍 관심을 보여 왔다. 아예 목소리를 내야 하는 곳마다 안보와 통일강국을 강조하며 안보이슈 선점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안보는 나의 힘’

최근 김 지사의 행보가 더 구체적으로 변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의 발대식에 잇따라 참석, 본격적인 ‘우클릭’에 나선 것.

김 지사는 지난 2일 ‘대통합국민연대’의 발대식에 참석했다. ‘대통합국민연대’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약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김대식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축이 됐던 선진국민연대의 후속격인 단체다.

차기 대선에서 친이계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날 발대식에는 김 지사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몽준 전 대표 등 한나라당 친이계 차기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했다.

김 지사는 이어 지난 6일에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선진통일연합’ 창립대회에 예고 없이 참석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주도로 창립된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선진통일연합’은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수대통합’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곳이다.

김 지사는 축사에서 “애국심이 있어야지, 표만, (국회의원) 배지만 얻으려면 되느냐”며 “여의도에 애국심이 넘쳐나야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여의도 이끼를 물갈이하는 정치혁신운동이 선진통일연합”이라며 “표 얻기 위해 눈치 보는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최근 정치권의 표퓰리즘을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진영과 손잡기
 
정치권은 김 지사의 이러한 행보를 차기 대권과 연관 지어 풀이하고 있다. ‘보수’와 ‘안보’라는 쌍두마차로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 지사가 ‘선진통일연합’ 창립대회에서 “대한민국의 평화의 북한의 굶주리는 우리 동포들을 구출하기 위해 통일해야 한다”며 “더 이상 식민지, 약소국이 아닌 일본, 중국, 러시아 사이에서 강대국이 되기 위해 통일을 꼭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예로 들며 “박 전 대표가 올해 초부터 ‘복지’를 중점적으로 강조하며 중도로 지지층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있는 것과 달리 김 지사는 친이계의 시작점 중 하나인 ‘대통합국민연대’와 ‘선진통일연합’ 등 보수성향 단체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안보’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으로 보수진영과 친이계의 조직력을 더욱 견고하게 쌓아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정몽준 전 대표와의 ‘연대설’도 돌고 있다. 최근 전당대회 경선 룰 등을 놓고 같은 생각을 드러낸 데다 김 지사의 외동딸 결혼식에 정 전 대표가 참석하는 등 친분을 드러냈다는 이유에서다.

반박(反朴)연대
 
이들은 7월 전당대회와 관련,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를 수정할 것을 주장해왔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당권·대권 분리를 강조한 박 전 대표를 향해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큰 자산이지만 동시에 아주 큰 ‘그늘’”(정몽준), “박 전 대표의 권력이 과거 신라시대 선덕여왕보다 더 세다”(김문수)며 한껏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필리핀 마닐라 출장 중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는 대세론에 안주하고 있다”면서 “선거의 여왕이 나와서 웃고 다니면 대역전이 일어나냐”고 원색 비난키도 했다.

이에 김 지사는 현직 단체장인데다 대선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연대설’이 꽃피고 있다. 김 지사와 정 전 대표가 서로의 목소리에 지원사격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김 지사와 정 전 대표는 나름의 핸디캡과 공동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대설이 정치권을 스쳐지나가는 ‘미풍’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며 “당내 활동이 힘든 김 지사와 당내 지지기반이 미약한 정 전 대표가 박 전 대표라는 ‘공공의 적’ 앞에 손을 잡는 것은 일견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들의 연대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지 불투명해지겠지만 내년 총선까지는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총선이 대선주자들의 대권경쟁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때까지 이들의 연합전선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문수, 박정희 생가 방문 왜

한편, 김 지사는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다. 14일 금오공대 특강 차 경북 구미를 찾으면서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일정을 잡은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1시20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는다. 이어 생가보존회 사무실에서 조상배 구미장애인복지관장 등 지역원로 8명과 1시간가량 티타임을 갖고 나서 구미국가공단산업현장을 시찰한다는 계획이다.

시찰 후에는 금오공대로 이동, 오후 5시부터 70분가량 금오공대 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의 상공인 등 300명을 대상으로 ‘자치와 분권으로 통일 강대국을 만들자’라는 주제의 특강을 펼친다.

정치권은 김 지사의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에 담긴 정치적 함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최근 전당대회 경선 룰 등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의 딸이자 한나라당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을 계기로 박 전 대표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보수진영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행보”라며 “박 전 대표의 본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김 지사의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은 김 지사가 직접 “특강하러 가는 길에 잠시 들르자”고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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