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중독, 당신의 목을 죄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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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 구분못해 충동적 살인, 패륜 등 중대범죄 양산

 

과도한 게임사용, 학업과 가정, 대인관계에 악영향 미쳐
온라인 게임중독자 ‘150~200만명’ 추산…총 인구의 4%
가상공간 구분못해 충동적 살인, 패륜 등 중대범죄 양산
청소년 위주 대책 탈피, 성인까지 포함한 종합대책 절실

온라인 게임중독. 성인이던, 청소년이던 간에 온라인 게임 중독에 빠져 있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은 가족들로써 피를 말리는 일이다. 최근 온라인 게임 중독으로 인해 폭행은 물론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이 서슴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출산을 한달 앞둔 만삭부인을 살해한 의사의 사례. 이처럼 온라인 게임 중독은 학습장애, 근무장애 때문에 학교나 회사를 그만 두게 만드는 경우를 넘어 이제는 강력 범죄를 일으키는 수준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빠른 속도로 인터넷의 확산과 사회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인터넷 강국이 됐다. 특히 인터넷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저렴하고 즉각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제공하고, 익명성을 보장받는 사이버 공간이라 불리는 새로운 가상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온라인 게임 중독자 증가추세

그런데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뒤따라 왔는데, 그 중 대표적인 현상이 ‘온라인 게임중독’이다. 흔히 온라인 게임중독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게임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문제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게임의 중독은 과도한 게임사용으로 인해 학업과 가정 및 대인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현실과 가상공간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온라인 게임중독자가 150만~2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총인구에 약 4%이고, 경제활동인구의 약 25%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그리고 게임 중독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강력사건들 속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만삭부인 살인사건’. 출산을 한 달여 앞둔 만삭부인을 살해한 의사가 알고보니 어릴 때부터 게임에 중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서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영주)는 3월 23일 부인 박모(29)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대학병원 의사 백모(31)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에 몰두, 중독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범행이 발생한 지난 1월 백씨는 전문의 자격 1차 시험을 잘 보지 못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장시간 게임에 몰두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백씨는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졌을 때 부인 박씨와 싸움이 나 우발적으로 그의 목을 졸랐다는 것이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은 박씨의 사체에 손톱자국이 없어 액사(손에 의한 목눌림)가 아니라는 백씨의 주장에 대해 액사가 늘 목에 손톱자국이 남는 것은 아니라는 법의학자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또 박씨의 목 내외부의 피부 상처와 출혈 등은 액사의 전형적인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미국의 경우 임산부의 사망 원인 1위는 살인이며 특히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경우 사고사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백씨의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백씨가 검찰에 송치된 지난 3월 4일부터 20일간 대검찰청 진술분석관을 동원해 백씨의 진술을 분석하는 한편, 법의학자 3명과 컴퓨터 게임중독 전문 정신과 전문의, 공학자 등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잠원동 ‘묻지마 살인’도 게임중독자

온라인 게임 중독은 행복했던 가정을 순식간에 망가뜨리기도 한다. 게임을 하기 위해 패륜행위를 저지르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게임에 빠진 이후부터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돈을 빼앗아 온 20대가 아버지의 신고로 경찰에 구속된 것도 이같은 경우다.

부산 해운대 경찰서는 아들 김모(25) 씨가 평소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빼앗은 정황이 확인돼 강도 상해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월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월 13일 오전 2시경 문을 빨리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할머니(93) 옆구리를 발로 차고 현금 1만 원을 빼앗았다.

지난 2월 14일은 요양사로 일하는 아버지(51)에게 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얼굴을 가격하고 이를 말리던 할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고등학교 때 게임에 빠진 후부터 가족과 잦은 다툼을 겪어왔다며 정신과 병원 진료를 받던 김 씨는 대인기피 초기 증상을 보였으나 잘못을 뉘우치고 게임을 끊으려는 노력을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씨의 아버지는 지난 2월 15일 얼굴에 멍이 들어 경찰서를 찾았으며 ‘아들을 처벌해 달라’는 부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묻지마 살인’의 범인이 게임중독자였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해 12월 5일 오전 6시 30분 잠원동 노상에서 흉기를 휘둘러 김모(26)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박모(23)씨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미국 뉴욕주립대 3학년 중퇴생으로 범행 전날 밤 늦게까지 칼싸움 게임인 ‘블레이블루(BLAZBLUE)’를 하다가 흥분이 가라 앉지 않는 상태에서 “제일 처음 본 사람을 죽이겠다”며 집에 있는 칼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그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김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아 등과 허벅지 등을 서너차례 찔렀다. 박씨는 피습 직후 200m 가량 뛰어 도망치는 김씨를 뒤쫓아가면서까지 칼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주말 미사를 앞두고 성당에 있던 관계자에게 “119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범인의 인상착의가 찍힌 방범용 CCTV 화면을 분석해 박씨에 대한 행방을 탐문수사 끝에 잡아냈다.

20대 주부, 아이 목졸라 살해하기도
 
이뿐만이 아니다. 온라인게임 중독의 폐해는 가정 깊숙이 침투해 가정주부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그 예가 바로 온라인게임에 중독된 20대 엄마가 3살짜리 아들을 목졸라 살해한 사건이다.

천안 서북경찰서는 지난해 12월 21일 어린 아들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김모(27)씨를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평상시에도 하루 8~10시간가량 온라인게임을 즐기느라 집안일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고 3살, 1살짜리 두 아이 역시 거의 돌보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2시경 충남 천안시 쌍용동 자신의 집에서 두 살배기 아들(생후 35개월)이 방바닥에 오줌을 싸자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하다가 급기야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김씨는 “아이가 대소변을 제대로 못 가려 화가 치밀었다”고 살해 이유를 밝혔으나 경찰은 온라인게임 중독의 영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 김모(28)씨가 자수를 권했으나 3일간이나 아들의 시체를 유기한 채 자수하지 않자 결국 다른 가족에게 신고를 부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게 됐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총 인터넷 중독 상담 건수 3774건의 59.4%에 해당되는 2243건이 게임중독이라 보고됐다. 이처럼 게임·인터넷 문제가 심각해지자 12시만 되면 청소년들의 게임 사이트 접속을 강제 제한하는 일명 신데렐라 법이라 불리는 ‘셧다운제’가 지난 4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찬반부르는 ‘셧다운제’

여성가족부는 이 법안이 통과된 뒤 보도자료를 내어 “게임중독 등 매체물의 오·남용으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피해를 당한 청소년에 대해 예방과 재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게임중독 대책을 촉구해온 학부모단체도 반겼다.

셧다운제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게임 셧다운제가 당초 목적대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일부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제도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규제 대상인 게임이용자 및 게임사업자가 위헌소송 등의 방식으로 제도 도입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셧다운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게임산업협회는 4월 27일 셧다운제는 게임중독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으므로 국회는 인터넷 규제 강국의 오명을 피하기 위해 셧다운제 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실효성과 규제 타당성이 의심되는데도 무리하게 청소년 게임 셧다운 입법이 이뤄진 배경은 청소년 게임중독에 대한 당국과 업계의 무대책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게임중독과 사행성 웹보드 게임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더라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중독’이란 말도 쓰지 않고 ‘과몰입’의 한 측면일 뿐이라며 되레 ‘산업 진흥’만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 치료센터도 국내 한곳

게임업체 주도의 게임중독 대책이 마련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업계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게임중독 전문 치료센터가 국내에 생기지만 치료시설이 한곳에 불과한데다 운영비도 연간 5억원에 그쳐 제구실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존의 청소년 위주 게임중독 대책 마련에서 탈피해서 성인층의 온라인 게임중독 예방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전문가는 “어떤 가상의 즐거움도 현실의 행복을 대신할 수 없으며, 현실의 책임감도 면제해 주지 않는다”면서 “무작정 게임을 중단시키기 보다는 가상보다 현실에서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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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2011-06-20 09:01:36
잠원동 살인 등이 게임중독이라는 어떤 과학적 근거나 사실이 없느 상태에서 예전 기사만 가지고 베껴서 글을 쓴 어처구니없는 형태임.. 좀 더 심층적인 접근을 해서 기사를 쓰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