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형 시인 첫시집 ‘속주머니에 숨겨둔 사랑’ 출간
조수형 시인 첫시집 ‘속주머니에 숨겨둔 사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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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소비라이프Q’에 꾸준히 시 연재해오고 있어

속주머니에 숨겨둔 사랑은 시와 그림이 있는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 수천 년을 살아온 고목나무의 껍질처럼 질박한 멋이 있다. 월간 소비라이프Q에 시를 연재하는 조수형 시인의 첫시집이 나왔다.

유년 시절,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고향 산천은 기러기만 찾아가는 가슴 아린 곳이면서 초가집 할머니가 발라주는 얼린 홍시처럼 정겨움을 담고 있다. 그 복잡 미묘한 감정의 골짜기는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유년의 기억을 넘어, 내 아버지의 아버지가 살아온 삶속에 녹아 있는 가장 근원적인 아픔을 건드리고 있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그 시절, 밤에는 육남매를 키우고 낮에는 쪼그려 앉은 푸성귀 좌판의 고달팠던 삶, 그것은 배고팠던 그 시절의 헐벗은 사랑이었다.

시인은 지금, 그때의 아버지처럼 늙어버린 중년의 모습으로 서서 이제는 세월의 뒤안길에서 쓸쓸히 미소 짓고 계신 부모님의 사랑을 느낀다. 이것은 비단 시인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삶을 투영하는 진정성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시를 읽는 사람은 마치 내 이야기이며 할머니에게 들은 옛이야기처럼 친근함을 느끼고, 옛 사랑의 그리움으로 절절하게 공감하게 된다.

조수형 시인은 구수한 옛 가락에 취한 농부의 흥얼거림처럼 질펀한 입담을 자랑하며 고향과 사랑을 노래하고, 오랜 군 생활 동안 분단된 조국과 민족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통일을 염원하였고, 세상풍파와 시름을 한잔 술로 달래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인생에 대한 깊은 사유를 시 속에 담아내려 했고, 다양한 시적대상을 통해 읽는 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낸 시인의 노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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