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총선 공천 물갈이론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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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 태풍이냐, 여의도 집어삼킬 폭풍이냐

한나라…원희룡 총선불출마 선언, 영남 물갈이 신호탄?
민주…중진들 영남·수도권 출사표, ‘호남 물갈이론’ 부상 
정치권 일각, “공천에서 현역 20~30% 물갈이 될 것”분석 
“공천 본격화되면 여야 영·호남 의원 거센 반발, 정치권 요동”

여의도에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변화의 바람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원희룡 최고위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 불씨를 당겼다. ‘텃밭’을 과감히 포기한 원 최고위원의 승부수 후폭풍으로 내년 총선 ‘영남 물갈이론’이 타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불모지’라 불리는 영남 공략을 외치는 패기만만한 이들의 뒤로 ‘호남 물갈이론’의 파도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시작되고 있다.

텃밭 떠나는 사람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 안팎에서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에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공포감’을 심어준 것은 원희룡 최고위원이다. 원 최고위원은 7.4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내걸렸다.

원 최고위원은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지금 민심이 떠나가면서 한나라당이 존폐 위기에 있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전국을 뛰고 민심의 바다 속에 자기를 던질 수 있는 자기희생의 리더십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던진 승부수의 ‘진짜 속내’에 대해서는 수많은 해석이 제기됐으나, ‘강남 벨트’라 불리는 한나라당의 강세지역이자 내리 3선을 해온 지역구인 서울 양천갑을 포기한 것은 그 의미가 컸다. 이른바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생의 ‘노른자위’를 포기하는 초강수에도 불구, 원 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4위였다. 기대에 못 미친 결과였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오래도록 한나라당을 뒤흔들고 있다. 원 최고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서울 강남과 대구·경북 등 한나라당 텃밭에서의 공천 물갈이의 물꼬를 틀 단초가 된 것.
원 최고위원은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안철수 서울대 교수나 이민화 전 호민관, 방송인 김제동씨 등을 거론하며 인재 영입을 주장, ‘공천 물갈이’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인재영입에 공들여

이후 한나라당에서는 내년 총선 공천에서 20~30% 물갈이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물갈이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른 때보다 이른 ‘공천 물갈이론’은 선거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원 최고위원의 불출마는 정치적 결단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보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 것이 힘들 것임을 의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면서 “텃밭에서 공천을 받아 쉽게 당선됐던 중진 의원들의 경우 선거철 공천 탈락 1순위가 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민심 악화와 총선에서의 야권 후보단일화 가능성으로 봤을 때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에서 안심할 처지가 아니”라며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공천 개혁을 단행하게 될 테고 누구도 공천의 ‘안정권’에 들었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들도 “서울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원 최고위원으로써는 서울시장 출마를 할 경우 길게 가야 2년을 넘기지 못할 국회의원직 대신 2년 후, 혹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권 도전으로 1년여 앞으로 다가올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정치적 셈법’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수도권 최대 격전지

한나라당 뿐 아니라 민주당도 내년 총선에서 ‘혹독한 공천’을 준비하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 “어느 특정 지역구 뿐 아니라 전국적인 차원에서 경쟁 관계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들에게 ‘아, 민주당이 변하고 있구나. 민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정신을 갖고 총선에 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손 대표가 지목한 ‘특정 지역구’로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총선을 앞두고 영남을 겨냥하듯 민주당은 호남을 ‘물갈이’의 타깃으로 삼아왔다는 점에서 호남에서 현역의원 물갈이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호남 지역 ‘물갈이론’에 대해 “사람이 바뀌는 거니 ‘사람갈이’”라고 하면서 “몸에서도 신진대사가 이뤄지듯이 어차피 사람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나라당과 다른 점을 꼽자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최근 영남이나 수도권을 향한 도전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민주당 전 당대표를 맡았던 정세균 최고위원은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지역구를 수도권 내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출신 김효석 의원도 지난 10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에서 3선을 했는데 한 번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동안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서민·중산층·이념적으로는 중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민주당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서울에서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수도권 재선 출신인 김영춘 최고위원이 부산 출마를, 전북에서 4선을 지낸 장영달 전 의원이 영남 출마를 선언했다. 손 대표의 측근이자 수도권 3선 출신인 김부겸 의원은 수도권과 영남 중 출마지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전투를 어디서 치르냐의 문제로, 가장 치열한 전장에 서 있겠다는 결기는 서 있다”며 “가장 치열한 전장이 수도권이 될지, 영남이 될지는 좀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강 전선’이 제일 치열하면 이곳을 지켜야 할 것이고, ‘낙동강 전선’이 가장 치명적인 상황이 되면 그곳에 나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든든한 지역구를 지켜왔던 중진 의원들의 연이은 도전에 당 일각에서는 호남 의원들의 수도권, 영남 러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당 안팎의 분위기에 손 대표도 “몰려든다면 지나친 표현일지 모르지만, 민주당에 많은 새로운 분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전국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도전에 의해 경쟁관계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반겼다.

“물로 보지 말란 말야”

그러나 ‘공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영·호남 현역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시끄러워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총선 공천에 대한 압박을 가해도 “중진이라는 이유로 물갈이 대상에 올리거나 수도권 차출을 운운해선 안 된다”며 “지역구를 중앙당의 바둑돌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반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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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aide 2011-09-22 04:13:28
God help me, I put aside a whole atferonon to figure this out.

Dalton 2011-09-23 14:15:41
I cannot tell a lie, that really hlee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