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선 출마, 설왕설래
박근혜 총선 출마,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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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여왕’, 총선 간판 역할 외면?

박근혜 진로 놓고 ‘불출마설’·‘수도권 출마설’ 등 무성
朴, “약속 이행 위해 지역구 출마, 각종 ‘설’은 오보”
소장파 등 “총선 때 역할한다던 약속과 어긋나” 비판
“대선 승리 위해선, 총선에서 지원 유세 등 전면 나설 것”


정치권의 눈과 귀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집중되고 있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통해 박 전 대표의 파워가 확인된 후 차기 대권행보가 본격화될 시점을 가늠해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가는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총선 불출마설부터 수도권 출마설까지 각종 ‘설’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내년 19년대 총선에서 현재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친박계와 소장파간 설전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느린 발걸음에 정치권이 답답한 속내를 애써 고르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파워’를 유감없이 뽐내며 ‘대세론’을 당 안팎에 알렸던 그지만 차기 대권행보가 ‘본격화’될 시점이 아직 가늠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의 여왕의 결단

정치권은 박 전 대표가 이르면 올해 말 대선캠프를 가동하고 대권전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내년 총선 ‘적극적 역할’을 통해 당의 차기 대선주자로써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총선 후 곧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상 내년 총선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총선에서의 역할과 여야의 총선 성적표가 곧 대선 경쟁력으로 옮겨가는 만큼 박 전 대표도 빠질 수 없는 승부처가 된다는 것.

이미 박 전 대표 본인도 지난 5월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순방 중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된 질문에 “날짜를 정하고 언제부터 활동을 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동안 지방선거, 재보선 등에서 ‘선거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어왔지만 총선에 대해서만은 총대를 지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내년 총선에서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 의문을 다는 사람은 없다”며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된 곳 등 몇몇 선거에서 얼굴을 내비쳤던 수준이 아니라 전국을 일주하는 지원 유세 등으로 정치 전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필승 전략은

그는 이어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냐는 관측과 함께 ‘선거의 여왕’의 부활을 기대하는 이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이 궁금해 하는 것은 이 뿐이 아니다. 최근 일각에서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 하거나 수도권에서 출마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박 전 대표의 총선 지원 여부는 물론, 그의 출마 여부에 시선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총선 불출마나 수도권 출마설은 ‘설’에 불과하지만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몇몇 차기 대선주자들이 대선 승리를 위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깊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탓이다.

총선에서 금배지를 단다고 해도 12월에 열릴 대선에 당 대선후보로 나서면 의정활동 기간은 1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도 한 이유다.

즉, ‘하룻밤 금배지’를 얻는 것 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전국을 돌며 대대적인 지원유세를 하는 편이 후일 더 좋은 이미지로 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으로서도 ‘박근혜’라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를 전면에 내세워 한나라당에서 떠났던 민심을 잡는 것과 동시에 대권 승부수를 띄운다는 ‘벼랑 끝 승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지역구가 한나라당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영남이라는 점은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을 불게 할 단초다. 박 전 대표가 내리 4선을 한 곳에서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영남 물갈이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불출마설 등 ‘선 그어’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총선 행보에 관한 정치권의 무성한 ‘설’들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9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찾은 자리에서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바꾸거나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총선과 관련해 (지역구를) 바꿀 거라는 얘기는 완전히 오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다음 총선엣 본인의 지역구에 출마한다는 의미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박 전 대표는 “유권자들에게 약속드린 게 있고 신뢰를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한 자신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지원 유세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지원유세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당이 얼마나 진정성있게 노력을 하느냐, 공천을 얼마나 투명하게 하느냐로 국민의 인정을 받을 때”라고 받아쳤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는 총선 때마다 나왔지만 그는 유권자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가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이번에도 이런 원칙에 변화가 없음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아주세요~”

그러나 당 한편에서는 박 전 대표와 관련된 각종 설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여의도연구소장 임명장을 받은 후 “박 전 대표부터 대구 달성구 출마 선언을 재고해야 한다. 한나라당에는 솔선수범, 희생 이런 게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지금이라도 수도권에 출마하겠다, 비례대표 끝번으로 나오겠다고 하면 임팩트가 매우 클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출마한다면 현재의 지역구에서 할 테지만 아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것 아니냐”며 “그가 지역구를 옮기거나 비례대표를 원하지는 않겠지만 총선 불출마 카드는 생물처럼 변하는 정치의 특성상 여전히 남겨둬야 할 패”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대내외에 알리며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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