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롯데마트, ‘노이즈마케팅’이 뭐길래
말 많은 롯데마트, ‘노이즈마케팅’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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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서 누드촬영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디지털파크 1호점 개장 홍보 아마추어 대상 ‘누드촬영전’ 개최
반응 폭주, 순식간에 참가자 모여…실제 촬영에 100여명 참가
“어린이도 오는 마트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비난 여론 봇물
일각 “통큰 시리즈 이은 이슈몰이 성공…손해볼 것 없는 장사”

롯데마트가 또한번 노이즈마케팅으로 빈축을 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큰 시리즈 마케팅’으로 중소상인 상권침해 등 각종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여성의 누드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이른바 ‘누드 사진촬영전’을 마트 안에서 개최한 것이다.

이에 마트 이용객들과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남녀노소가 이용하는 마트에서 누드 촬영행사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롯데마트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누드 마케팅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본지는 이번 누드 촬영전 논란을 통해 롯데마트 마케팅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롯데마트가 9월 5일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업계 최초로 누드 촬영전를 열어 단숨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누드사진을 개최한 이유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 누드촬영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보다 디지털파크 1호점의 개장을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그동안 번잡스러웠던 의류, 잡화 등의 경쟁사 매장이나 자사 매장과 달리 한층 전체를 가전전문점으로 꾸리기로 결정하고 지난 9월 1일, 롯데마트 잠실월드점 옆 1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파크 잠실점’을 오픈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디지털파크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번에 선보이는 디지털파크 잠실점은 영업면적이 약 3900m²(1210여평)이고, 취급 상품 수만 9000여개로 면적과 상품 구색면에서 기존 디지털파크보다 2배 가량, 기존 대형마트 가전매장보다는 6배 가량 큰 규모다. 특히 ‘애플 프리미엄숍(APR)’, ‘삼성 IT숍’을 숍인숍 형태로 모두 입점시켜 국내 최초로 한 매장에서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애플의 맥북 등이 추가되는 등 전 라인업을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전용 액세서리 또한 대폭 보강했다. 삼성 IT숍도 삼성전자 ‘딜라이트 숍’ 수준의 인테리어와 구색으로 단장했다.

이외에도 라이카, 캐논, 니콘, 소니 등 10개의 ‘카메라 브랜드 전문 매장’, 삼성, LG, 소니, 레노버 등 국내외 13개 브랜드 상품을 갖춘 ‘PC 매장’을 통해 카테고리 킬러급 매장도 선보였다. 현구원 롯데마트 디지털사업부문장은 “디지털파크 잠실점은 향후 도심형 가전 전문점의 교두보로서 규모와 취급 상품 측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이렇게 공을 들인 디지털 파크 1호점 개점을 홍보하기 위해 디지털파크 잠실점에서 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할인점 최초로 누드 촬영전을 벌인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이번 행사 참여시 유의사항을 보면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촬영전 신청자만 확인 후 참가 서류를 작성할 수 있다. 신분증이 없는 신청자는 사진전에 참가할 수 없었다. 촬영된 모든 사진은 주최측에서 보관하고 외부 유출시 신상 대조용으로 사용되게 되고 별도로 유출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또한 DSLR(렌즈 교환식)사진기 1대와 SD메모리 1개 외에는 어떤 것도 들고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롯데마트는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2일 참가신청은 모두 마감됐다. 참가자도 200여명에 달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5일부터 2일까지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다.
행사당일 200명의 신청자 중 100여명이 참가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 20명이 1조를 이루어 20여분 동안 외부와 격리된 장소에서 누드사진을 촬영했다.

인터넷에서 비난 폭주

하지만 5일 오전 행사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행사가 열린 롯데월드 1층 로비는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롯데월드 입구 바로 위층이라는 점과 가점제품과 전혀 다른 행사라는 점에서 당시 롯데월드를 이용한 고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행사 당시 1층 로비에는 누드사진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걸려 있었고 로비에는 어린이들이 롯데월드를 가기위해 이동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행사 이후에도 벌어졌다. 트위터와 인터넷 등에서는 “어린이들도 드나드는 대형 마트에서 누드촬영전을 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쏟아졌던 것이다.

롯데마트 누드 사진전을 살펴본 한 블로거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얼마 전 이마트가 대형 피자를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해 큰 인기를 얻었고 롯데마트도 이에 맞서 통큰 치킨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더니 이제는 여성 누드까지 마케팅에 활용을 하는 것을 보니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 누드 마케팅은 일반인들은 물론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도 비판을 받았다.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는 “롯데마트는 포털의 여러 DSLR클럽에 이번 누드촬영에 참가할 인원을 상당수 할당했다”며 “본인 역시 무료로 누드촬영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기에 참가 신청을 하고 싶었지만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예술을 위한 투자라고 보기 어려워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누드를 마케팅의 용도로 이용했다는 것은 저급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으며 성을 상품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도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하면서 굳이 누드 사진전을 열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사진작가들 환영 입장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전매장과 여성누드 사진전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전 모르겠다. 어쨌든 통큰 롯데마트의 이번 노이즈 마케팅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은만큼 성공적인 홍보가 된 것 같다”며 “그러나 이번 마케팅으로 가전제품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의지를 다지고 있는 롯데마트가 얼마큼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다소 엄격한 제재 속에서도 누드 촬영을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 중 일부는 이번 행사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은 누드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 좋은 경험이 됐다며 선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작가들한테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을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번 행사는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이슈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일부러 노이즈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노이즈마케팅이란 회사나 상품이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하지만 롯데마트측은 이번 행사는 단지 아마추어 사진작가에게 사진촬영을 찍을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디지털파크에서 DSLR카메라 제품이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준비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절대 노이즈 마케팅 아냐”

롯데마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DSLR카메라 애호가들에게 홍보와 관심 차원에서 폐쇄된 공간에서 진행됐고 일반인들이에게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몇몇 사람들이 이동 동선을 따라 지나가다가 행사장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으로 들어올 수 없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크게 이슈가 됐던 것은 알고 있지만 절대 노이즈 마케팅 일환으로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앞으로 이와같은 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만에 모를 누드 사진 유출에 대해서도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해서 인터넷에 올라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보안이 철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마트 입장에서는 이번 디지털파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근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은 “국내에서 대형마트 매장의 확대 발전이 어려워 가전 전문점 사업을 신사업으로 선정했다”며 “디지털파크를 새로운 사업으로 확대 발전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롯데마트가 디지털 파크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무리를 하면서까지 대중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로서는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라며 “이번 논란으로 이미 텔레비전에 광고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 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잇단 노이즈 마케팅 왜?

이처럼 롯데마트의 노이즈 마케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논란의 시작은 통큰 마케팅으로 거슬러 온라간다. 롯데마트는 통큰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중소 상권침해 논란 등에 휩싸였다.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난이 일자 출시 1주일만에 백기를 들고 포기했다. 하지만 또다시 통큰 치킨과 유사한 제품을 또다시 판매하면서 논란이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롯데마트는 ‘흑마늘 양념치킨’을 전국 88개 점포에서 지난 12일부터 한 달 동안 7,000원에 한정판매하고 있다.

통큰 치킨에 이어 통큰 갈비도 지난 1월 구제역 파동으로 축산농가가 힘들어 할 때 출시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6일 주요 일간지들에 ‘2011년 새해, 첫 통큰 가격을 선보입니다’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 미국산 냉동 LA식 갈비 100g을 1,250원에 판매한다고 밝혀 축산농가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롯데마트가 미국산 갈비 판매에 앞장서 구제역으로 도탄에 빠진 한우농가를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또 지난해 말에 있었던 ‘통큰 치킨’ 논란을 빗대며 “영세상인 죽이더니 이제 축산농가 죽이기냐”고 비난했다.

지난 4월말 출시해 제품 인증상 하자가 발생해 논란이 됐던 통큰 자전거 역시 접이식 자전거 8500여 대를 전량 리콜 실시하고 고객 요청에 따라 환불이나 케이시(KC) 인증마크 교체 조치를 취하는 등 곤욕을 치뤘다.

이 때문에 롯데마트는 이처럼 문제가 되면서 한동안 롯데마트의 대표적 마케팅이었던 통큰 마케팅이 한 달 잠정 중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6월 22일 품질 논란을 빚은 통큰 자전거를 환불하기로 한 이후 눈에 띄는 통큰 제품을 내세우고 있지 않다. 매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자전거 리콜 등 사회적 시선이 따가웠던 만큼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다.

슬그머니 치고 빠지기 전략?

하지만 최근 다시 ‘통큰’ 카레와 짜장 제품을 새로 내놓으면서 슬그머니 통큰 마케팅을 재계했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의 잇단 마케팅 논란에 대해 ‘치고 빠지기식’ 작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슈를 몰고 나서 슬그머니 뒤로 빠지는 방식이라는 것. 이에 업계에서는 업계 3위인 롯데마트의 인지도가 이같은 전략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의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나쁠 것이 없다”며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공적인 광고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초 초통큰이 기대 이상의 반향을 일으키며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잠시 중단한 것처럼, 사진전의 이후에도 당분간 신중을 기하다가 다시금 새로운 방식의 노이즈 마케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이번 경우처럼 노이즈 마케팅에 지나치게 무리수를 두다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은 당분간 피하기 힘들 것이라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본 한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롯데마트는 이번 누드사진전 논란으로 디지털 카메라 전문관이 생겼다는 사실을 돈 안들이고 무료로 홍보할 수 있는 편법을 사용한 것 같다”며 “하지만 통큰 치킨에 이어 이번 논란까지 지켜본 소비자들의 시선은 불편할 수밖에 없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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