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 갈등 재점화
금호타이어 노사 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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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서 제출 안한 노조원 2052명, 전원 징계하나?

금호타이어노사가 대규모 징계와 임금차별 정책을 놓고 마찰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 금호타이어 사측은 지난 3월 시한부 파업과 관련해 직장패쇄 등 갈등을 겪다 정상화된 노사가 최근 파업 참가자들의 징계여부를 놓고 또다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최근 파업 참가자들에게 징계서면조사(문답서)를 발송한 것이 발단이 됐다. 사측이 문답서를 제출하지 않은 노조원 2052명에 대해서 징계를 한다는 것. 이에 노조와 노조원들은 반발기류가 형성되면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3월에 시작됐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에서 노조는 지난해 9월부터 4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계속 거부한다며 지난 3월 11일 회사 측에 쟁의발생을 통보한 데 이어 지난 3월 14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다.

노조는 당시 ▲퇴직금 보전방안 ▲소음성 난청 판결에 따른 작업환경 개선 ▲식사교대 수당 ▲최저임금법 위반에 따른 호봉 재조정(임금체계 조정) ▲타임오프 논의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재교섭 등을 요구했다. 

이후 노조는 3월 25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파업을 통한 손실과 악영향을 막기 위해 광주시장, 국회위원, 시민단체들이 나섰고 대화 끝에 5월 특별합의서를 통해 합의를 하고 갈등은 풀리게 됐다.

노사 갈등은 풀었는데 왜?

합의에서 노사 양측은 임단협 합의사항 및 노사동의서 존중과 상호 성실한 이행, 회사의 투명하고 신뢰받는 경영을 통해 워크아웃 조기 극복과 공헌 사원에 대한 합리적 보상 등을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했다.
노조에 따르면 더 이상 노사간 반복과 불신으로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노사갈등을 피하고자 모든 책임을 지고 노조 대표지회장, 곡성 지회장, 곡성 조직부장이 해고를 당하고 금호타이어지회 광주, 곡성 4기 간부 20여명이 책임을 지는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 나타났다. 사측이 최근 “집회기간 파업에 참여했냐”, “과거 불법 노동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같은 행위를 하지 않겠다” 등 12가지 내용의 문답서를 사원들에게 제출하도록 한 것.

또한 노조에 따르면 문답서를 제출하지 않은 노조원들에게는 문자로 관련 내용을 보내고 이를 문자로 보내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추석 연휴에도 상여금을 반납하고 고향을 가는 노조원들에게 ‘문답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징계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한다.

노조측은 현재 노조원 2052명이 문답서를 내지 않았으며 전체 3300여명의 노조원 중 300명 가량이 문답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사측은 “문답서를 낸 300여명과 지난 3월 말 시한부 파업 과정에서 바로 복귀한 1천여명은 면책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노조원 2052명이 징계를 당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 “징계위 대신 상벌위 개최는 문제”

노조에 따르면 문답서 발송 이후 징계 일정이 진행됐다. 노조는 “5월 특별합의를 통해 노사간 갈등을 종식하고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원했지만 사측은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징계서면조사를 하고 9월 16일 오후 8시에 징계위원회 개최통보서와 17일 오전 징계위원을 선정해라는 통보를 보내왔다”며 “또한 18일~21일까지 근무시간외에 징계위를 강행하겠다는 일방적인 일정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사동수의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문답서로만 진행되고 징계위원회가 아닌 상벌소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단체협약에 징계사유가 발생했을 때에는 그 사실을 노조에 사전 통보하고 노조원이 관련된 징계위원회 개최 시에는 노사가 동수로 구성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답서로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이 문제라는 것.

또한 취업규칙에 상벌소위원회는 부서장급 이상으로 구성하게 되어 있어 노조 위원이 참여할 수 없는 구조라 이는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상법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징계를 하겠다는 것. 즉 상위법인 단체협약을 따르지 않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노조는 지적했다.

이외에도 광주공장의 경우 근무가 끝나고 난 이후 오후 11시, 새벽 1시, 새벽 3시 등 한밤중에서 새벽까지 회사가 일방적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부당징계라고 지적했다.

심지어는 병원에 입원해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곡성공장 최모 노조원과 백혈병으로 병가휴직 중인 정모 노조원까지 출석통보를 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노조 “노조 길들이기 일환”

노조는 “이는 단체협약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사측이 만든 취업규칙도 무시하고 법도 지키지 않은 후안무치 행위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채권단과 사측은 무더기 징계강행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사측이 노조원 징계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노동력을 착취하고 경영진에 잘못으로 회사가 워크아웃 상황까지 당해야 하는 현실을 부정하고자 하는 짓이라고 부당노동행위”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9월 18일까지 상벌소위원회가 진행되는데 현재 참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조는 또 회사가 워크아웃 중에도 불구하고 2010년 2449억원, 2011년 상반기 영업이익 923억원 등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일반직 사원에게는 임금반납분 철회, 차등 성과금 지급, 각종 직책수당 인상을 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위크아웃 기간 중 삭감한 인금을 받고 있는 등 차등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년 임단협을 앞둔 노조원들이 쟁의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이는 노조 길들이기”라고 말했다.

“징계 면하게 해주려는 것”

반면 사측은 정상적인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 파업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서 징계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답서는 징계를 면하게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불법파업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해서 앞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표시한 사람에 대해서는 징계를 면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00명 가량이 문답서를 보내왔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상벌위원회에는 단체협상에 징계위원회와 같이 명기된 것이다. 징계소위원회라는 단어를 가지고 문제를 삼는데 이 문제는 이미 과거 노동위원회에서 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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