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판교~서울 출퇴근을 위해 지금까지 애용하던 BMW 승용차대신 메르세데스-벤츠의 20인승 미니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 시간 절약’ 위해?
정용진 부회장이 이용하는 벤츠 미니버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프린터’로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용하는 모델은 20인승 그랜드 에디션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델은 현재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는 모델로 가격은 2억 원을 넘어선다.
언론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차는 내부에 LG LCD 모니터와 무선 인터넷, 쇼파, 냉장고 등을 갖췄다. 벤츠 스프린터 그랜드 에디션에는 VIP를 위한 편의장비가 가득하다. 내부에는 DVD를 비롯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32인치 모니터를 비롯해 마사지 시트, 소파, 냉장고, 위성 라디오, 무선 인터넷 등 편의장비가 넘쳐난다. 당연히 시트 등은 최고급 소재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달리는 퍼스트 클래스'라고 자랑할 만하다. 이러한 차량 구조 때문에 “IT마니아인 정용진 부회장이 출퇴근길에 트위터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정용진 부회장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이나 증권가 등에서는 업무용으로 이 같은 벤츠 미니버스를 구비하고 있다. VVIP를 픽업하거나 리무진 대용으로 쓰이기도 하며 업무 출장 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목적으로 구매한다. 재벌들에게는 가족 나들이용으로 판매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정용진 부회장이 수억 원대 벤츠 미니버스를 구입한 주된 이유는 시간을 절약해야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결혼한 뒤 거주지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판교로 옮겼다. 정용진 부회장의 판교 자택은 정확한 가격 추산은 어렵지만 당시 부동산업계에서 200억 원 대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차 가격, 수억원대
평소 아침잠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정용진 부회장은 오전 8시~8시 반을 전후해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구학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을 때는 대표 주재 임원회의 시간이 오전 7시 30분이었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부터는 임원회의 시간이 9시로 늦춰지며 러시아워 시간대에 출근하기 때문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일반 승용차를 이용해 판교에서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까지 출근하려면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반면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하면 30~4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알려진 직후 인터넷 네티즌을 중심으로 “버스전용차로를 개인이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냐”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출퇴근용 미니버스는 20인승이다.
원래 '스프린터'는 시트가 13개이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스프린터는 튜닝을 거쳐 앞 시트 3개, 뒷 시트 8개로 즉 11개이고, 2개는 보조좌석이다. 즉 11인승 차량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타려면 11인승 차량의 경우 6명 이상 타야하고, 13인승 이상차량이 돼야 인원에 관계없이 전용차선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혼자 정 부회장이 스프린터 개조차를 타고 다닌다면 불법이라는 것.
전용차선 이용 논란 왜?
익명을 요구한 국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보조좌석이 있어도 스프린터는 11인승 차”라면서 “정 부회장 포함 6명이 타지 않았다면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벤츠코리아는 미니밴 개조 사업을 안 한다”면서 “아마도 독일 벤츠에서 직수입해 정용진 부회장의 단골인 강남 소재 튜닝숍에서 고속버스 좌석을 붙여 개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정 부회장이 전용차선이 아닌 다른 차선을 이용했다면 아무 문제는 없다. 또 전용차선을 운행했다고 해도 시행 시간대를 피해 운전했다면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라 고속도로의 경우 9인승 이상의 승용차 및 승합자동차나 12인승 이하의 승합자동차는 6인 이상이 승차한 경우에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20인승 버스는 탑승인원이 1명이어도 전용차로를 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시간이 돈인 그룹 오너로서 길에다 버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미니버스를 구입한 것으로 안다”며 “출근용 뿐 아니라 그룹 행사에 임원들과 함께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신세계 관계자는 “버스 전용차선을 타기 위해 버스를 사들인 것이 아니라 키가 큰 정 부회장은 출퇴근하면서 각종 IT기기를 이용하는데,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은 버스를 애용한다”면서 “지난해 구입했던 미니버스는 여러 대의 업무용 차량 가운데 하나로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서민들, “상대적 박탈감”
그럼에도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는 시민이 늘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겪고 만원버스를 이용하는 현실과 비춰볼 때 정 부회장의 미니버스 출근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다는 점에서 한동안 논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한 버스전용차로 사용에 대해서도 당국이 제재 움직임에 나설 지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구설수에서도 드러나듯이 정용진 부회장의 라이프 스타일은 트위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상당히 노출되어 있다. 다른 재벌 3·4세들의 사생활이 비교적 베일에 쌓여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 부회장은 벤츠, 페라리 등 십수 대의 자동차를 보유할 정도로 자동차와 바이크를 좋아한다.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기 전에는 직접 고급 바이크를 몰며 스피드를 즐기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정용진 부회장은 음악 등 예술에 대한 조예도 깊어 특히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전문가급 소양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기도 한다. 관심 있는 곡을 단기간에 배울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해 수준급 연주 실력을 갖췄다는 후문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정 부회장에게 새로운 로맨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지난 5월 결실을 맺은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와의 인연도 클래식 음악 모임에서 시작된 것이다.
또한 정용진 부회장은 외국의 새로운 문화와 상품에 직접 부딪히기를 좋아하는 ‘얼리어답터’로도 유명하다. 정 부회장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알려진 ‘다이슨 에어 멀티플라이어’나 발 선풍기, 아이폰 수화기, 직접 찾아본 맛집 등을 트위터로 소개하며 얼리어답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정용진의 라이프스타일은
반면 이렇게 비교적 대중에게 노출된 편이다보니 종종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한다. 정용진 부회장과 한지희 부부의 상견례 장면을 몰래 찍어 보도한 언론사에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 10월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노만경 부장판사)는 정 부회장 부부가 “상견례 등을 보도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인터넷 매체 D사와 소속 기자를 상대로 낸 사생활침해행위금지 청구소송에서 “기사를 삭제하고 1,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공적 인물이지만 상견례와 데이트 현장 분위기를 대중의 정당한 관심사로 보기 어렵다”며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는 사적 대화를 엿듣고 현장을 몰래 촬영, 보도한 것은 사생활을 침해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정용진 부회장 부부는 지난 4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양가 상견례를 했고 D사 취재진은 호텔 주변에서 대기하다 정 부회장 부부 사진을 몰래 촬영하고 결혼 일정과 현장에서 부부가 나눈 대화를 상세히 설명한 기사 등과 함께 보도했다.
이에 정 부회장 측은 D사에 기사 삭제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사적 장면을 무단으로 촬영했고 몰래 엿들은 대화 내용을 보도해 취재 방법도 위법하다”며 기사 삭제와 위자료 2억 원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취재/장범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