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낮아지는 극우세력, 테러 및 폭력으로 이어져
유럽 전지역 골고루 포진, 정치 세력화.조직화 나서
강한 결속력 기반으로 각 나라서 세력 기반 확충
미국, 독일, 중동, 일본서도 극우세력단체 ‘활개’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이슬람주의자들에 대한 혐오가 심해지면서 유럽에서는 극단적인 우익세력이 점차 그 힘을 키우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은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특정 인종의 혐오에서 붉어진 사건으로 계속해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

지난 7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테러사건 이후 극우주의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테러주범인 베링 브레이빅(32)은 온라인 게임과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금발의 젊은이로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보수적인 기독교인이자 극우 민족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평범한 젊은이를 보는 사회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면서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들불처럼 번지는 극우
갈수록 가입 연령층 낮아져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영국의 싱크탱크인 데모스가 극우정당에 가입한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조사에서 나온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온라인에서 극우정당에 가입한 회원 중 3분의 2가 30살 미만이었고, 그 중 4분의 3은 남성이었다. 페이스북 회원 중 30살 미만이 절반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젊은이들 사이에서 극우성향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는 증거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처럼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극우성향이 강해지는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노르웨이 테러는 이슬람신도와 이민자, 세계화, 유럽연합(EU) 영향력의 확대 그리고 다문화주의 확산 등에 대한 반발이 정치 세력화되면서 일부 폭력행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9.11테러 이후 유럽인들의 이슬람에 대한 시선이 고운 것은 아니다. 미국 퓨리서치의 2010년 유럽이민통계 자료에 의하면, 유럽의 주요 17개국 이슬람 이민자 수는 1,820 여만명으로 전체 인구 4.5%를 차지하고 있는데, 2030년에는 3,000만명으로 늘어나 7%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의 유럽의회 의원인 에미네 보즈쿠르트는 “5년 안에 우리는 국수주의, 이슬람 외국인을 포함한 증오와 반목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결속력 강화하는 극우
각 나라서 입지 굳히고 있어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극우세력들의 힘은 점차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극우정당인 진보당은 2009년 의회선거에서 제 1야당이 됐고, 핀란드에서는 True Finns당이 제 3당으로, 스웨덴 민주당은 2009년 총선에서 의회에 진출했고, 네덜란드에서는 자유당이 15.5%의 지지율을 얻어 극우세력의 힘을 점차 결집시키고 있다.
지난 10월에 실시된 스위스 총선에서도 28개의 정당이 난립한 가운데, 극우 스위스국민당이 30%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지만, 25.9% 지지를 얻어 최대 정당으로 입지를 계속 굳혀가고 있다.
지난 9월에 실시된 덴마크 총선에서는 노르웨이에서의 브레이비크 테러사건에 따른 극우파에 대한 경계감과 우파정권들의 긴축위주 경제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중도좌파연합이 우파연합을 힘겹게(92:87) 눌러 중도좌파정부가 등장했지만, 그동안 우파연합정부가 강화해 온 이민제한정책에 대해서는 쉽게 바꿀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도 지난 4일 ‘국민단합의 날’을 맞이해 2만 5천여 명의 극우자들이 러시아의 행진이라는 집회를 개최, ‘러시아 국민을 위한 러시아’, ‘백인을 위한 유럽’, ‘러시아에 영광’이라는 구호를 주장하여 극우화에 대한 우려를 낳게 했다.
프랑스에서도 이민자유입, 복지국가, 유럽연합을 반대하고 있는 국민전선(FN)의 장마린 르펭 당수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 대중운동연합(UMP)소속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극우세력은 유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KKK단, 독일의 나치즘, 중동의 무슬림 그리고 일본의 극우파 등 지역적으로 퍼져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 민족과 국가를 극단적으로 우선하는데, 광적인 애국주의, 민족주의, 전체주의로 이어져 테러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은 역사부문에서도 쉽게 자기중심적으로 왜곡을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극우세력들은 2차 세계대전을 아시아 해방전쟁으로, 원폭으로 일본이 피해국가로 묘사하면서 한반도 식민통치에 대해서도 아시아 민족의 해방과 한국의 근대화를 이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통해 전쟁범죄자들에게도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들은 막강한 영향력과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경제력과 자본력을 무기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들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극우세력 커갈 토양 충분
외국인에 대한 포용력 키워야
우리의 경우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형태의 극우세력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개인적인 이데올로기에 의해 보수적 또는 수구적인 형태의 인물들은 있지만, 이들이 서로 결집하여 조직이나 단체를 이룬 것은 아직 없다. 일부 단체들의 북한에 대한 극단적인 의사표현이나 행동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을 유럽의 극우세력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단일민족국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극우세력들이 존재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은 충분하다. 그동안 우리는 타민족과 같이 어울리는 이민정책을 전적으로 개방한 것은 아니다. 90년대 이후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는 형태로 외국인 근로자에게 부분적인 개방을 했는데, 현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120만 명을 넘고 있다. 이들에게 우리의 민족주의를 내세워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면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다른 나라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우리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한다면 열린 마음과 따뜻한 포용력이 절실한 시기이다.
문호권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