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계열사간 ‘인수합병’ 올인 내막
삼성전자 계열사간 ‘인수합병’ 올인 내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조조정 Vs 효율성 극대화

최근 삼성전자가 삼성LED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향후시기를 정하는 일만 남은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 삼성전자는 삼성LED 합병설 관련 조회공시 답변에서 “합병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삼성전자가 일단 삼성LED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늦어도 내년 1월 중에는 합병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월 주총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1월 중에는 합병수순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방안 최우선 고려

지난 16일 삼성LED는 이사회에서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 1주를 500원짜리 주식 10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LED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절반씩 출자해 설립했다.
액면분할의 목적은 삼성LED의 정확한 기업가치 평가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삼성LED 관계자는 “동종업체 주식이 대부분 액면가 500원이라 회계적으로 동등한 비교가 어렵다고 보고 여건을 조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ED업계에서는 액면분할 과정이 “바로 삼성전자와의 합병을 위한 선제작업”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삼성LED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합병절차를 밟으려면 적정한 주식가치를 미리 산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삼성전자가 삼성LED를 흡수 합병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고 있다. 액면분할은 주식 거래를 활성화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되지만 최근에는 주로 상장이나 인수합병(M&A)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실제로 삼성LED의 공동주주인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오래전부터 삼성전자와 삼성LED 간 통합을 염두에 둔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운영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액면분할은 삼성LED의 정확한 기업 가치를 파악해 삼성전자가 인수해야 할 삼성전기 지분 50%의 평가금액을 계산하기 위한 절차”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LED 사업을 합병하려는 것은 LED 분야가 삼성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생산 방식이 비슷한 데다 LED TV 등 주력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사업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삼성은 LED를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정하고 다양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하반기에는 외부컨설팅까지 의뢰해 경영진단을 받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인사 후 구체적 윤곽 잡힐 것

더욱이 최근에는 LED가 중소기업 적합업종(백열등 대체 품목 제외)으로 지정돼 국내 사업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은 해외사업에 치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만약 삼성전자가 삼성LED를 합병한다면 해외시장 판로개척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이 같은 기회를 포기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LED 액면분할 결정 이후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액면분할의 의미에 여러 의미가 있지만 경쟁력 강화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데 공감이 이뤄진 것은 맞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LED의 합병은 이르면 다음 달 삼성그룹 정기인사 직후인 내년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LED 조명은 가전사업부가 LED칩·패키지는 DS총괄이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최근 들어 삼성전자는 계열사 간의 인수합병 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중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흡수합병설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삼성전자(LCD사업부)는 중·대형 LCD 패널을, SMD는 소형 LCD 패널을 맡고 있다.
특히 SMD는 ‘아몰레드’로 잘 알려진 OLED 패널도 만들고 있으며, 조만간 이를 이용한 TV 패널도 양산할 예정이라 당분간 매년 5조원 이상의 막대한 투자비용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이만큼의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업체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SMD의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지분을 50%에서 64.4%까지 끌어올린 점도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2012년도 삼성의 인사 및 사업계획은 주로 5대 신수종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 또한 그러한 과정의 첫 단추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외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심장관리 장비를 생산하는 미국 넥서스(Nexus)사를 인수했다.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분야의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은 지난 11월 15일 심장 건강관리 장비를 공급하는 미국 넥서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인수한 미국 넥서스는 ITC 넥서스 홀딩스(ITC Nexus Holding Company)의 한 계열사로 인수 비용은 이번에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이 건강관리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리더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성장동력 확보,
경쟁력 강화방안 최우선

삼성은 지난 해 “2020년까지 건강관리 장비에 1조2,000억 원(110억 달러)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불과 2년 동안 3개의 의료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지난해 국내 엑스레이 기기 제조업체인 레이(Ray)를 합병한 데 이어 지난 해 12월에는 한국 메디컬 장비 업체 메디슨(Medison)의 주요 주식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사실 지난 41년 동안 삼성은 유기적 방식에 성장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인수합병 건은 거의 없었다. 2008년 의도하지 않게 미국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샌디스크(SanDisk Corp)를 59억 원에 인수한 일이 손에 꼽힐 정도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이처럼 의료기기 업체 인수에 이례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의료기기를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과 함께 미래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번에 시행한 인수가 윤순봉 사장의 삼성의료원 지원총괄 사장 선임의 배경인 병원과 계열사의 의료·헬스케어 사업 강화의 한 측면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의료원은 계열사와의 협업 대신 의료 사업에만 집중했던 반면 윤순봉 사장 인선으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와의 협업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의료원과 삼성전자의 헬스 부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의료·헬스 사업의 협업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장단 인사 후보군
물밑 작업 마무리

아울러 향후 삼성전자는 인수합병을 더욱 공격적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하고 헬스케어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초음파와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을 목표로 의료 기기 업체 인수를 계속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삼성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12월 5일께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을 개최한 후 그 직후인 5일 경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것이 유력하다. 시기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삼성인상 시상식 이후인 12월 3일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 사장단인사의 폭과 내용 등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겉으로 삼성은 조용하지만 물밑에선 이미 인사 후보군에 대한 치열한 검증이 마무리됐다는 말이 나돌면서 온갖 추측이 들끓고 있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이 예년과 달리 올해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 수시인사를 단행해 온 만큼 연말 인사 규모는 예상보다 소폭일 것으로 관측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현 경영진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년에 비해 소폭 수준의 인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규 기자 

단신

재벌그룹 연말 정기인사, 재계 승계 가속화
하반기 오너 일가 경영권 승계 작업 가동 중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벌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기업 삼성과 LG는 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내년을 대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주요 그룹 오너 3·4세의 승진·보직·이동 등을 통해 향후 해당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가늠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연말 그룹 임원 인사 때 부회장으로 승진할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사장이 삼성의 주력인 전자‧금융 계열을,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와 에버랜드 등 유통‧서비스 부문을, 이서현 부사장은 제일모직‧제일기획 등 소비재 및 브랜드 관리 부문을 각각 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겸 삼성에버랜드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를 비롯해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과 동반 승진했으나 김 부사장이 3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 지분 20.64%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고, 매각 시한이 내년 4월로 정해져 있어 후계 구도가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아직 이르다’는 관측과 이 회장이 고령인 만큼 자연스런 승계 방안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올해 최악의 부진에 빠진 LG의 경우 올 연말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해외사업부를 시작으로 성과가 부진한 휴대폰 사업부 등의 조직 개편과 인력감축, 재배치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LG는 지난 10월 정기 인사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LG전자의 최고 인사책임자를 교체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LG전자 뉴저지 법인에서 근무 중인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차장의 승진 여부도 관심이 대상이다.
재계에서는 구 차장이 오너 일가라도 다른 그룹과 달리 순차적으로 승진 단계를 밟아나가는 LG의 전통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회장형제의 선물투자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최재원 부회장, 최신원 SKC 회장-최창원 부회장으로 나뉘는 사촌 형제간 계열 분리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말 이후 SK그룹에서 계열사 지분 매입, 매각이 있을 때마다 최신원 SKC 회장이 이끄는 계열 분리가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산의 경우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대표, 박태원 두산건설 부사장 등 4세대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박용곤 명예회장이 ㈜두산 지분 3.4% 가운데 2.4%를 자녀들에게 넘겨 대물림이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GS그룹과 한화그룹에선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 허윤홍 GS건설 부장과 김승연 회장의 아들 김동관 차장의 승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한진그룹의 경우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장 및 호텔사업본부장과 조현태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이 있다. 그러나 조양호 회장의 건재로 승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전무가 내년 1∼2월 정기인사 때 승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하준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