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대신 대권 직행?
안철수 ‘신당’ 대신 대권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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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안철수 신당 국민들 관심 증폭, 왜?

정치 조기참여 부인에도 정치권 태풍의 눈 지속적 관심 부상
창당보다 우회적 지원…안철수 없는 신당 가능성 여전히 존재

여야 모두 대안세력 변모 보여주지 못해 민심지지 표출
내년 7~8월 정치권 대선후보 결정, 대중 요구 따라 결단 전망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안철수 신당’ 창당 및 내년 총선에서 강남 출마설을 부인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총선보다는 대권으로 직행하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안 원장은 지난 1일 경기도 판교 안철수연구소 사옥에서 열린 사회공헌계획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설 등 여러 가지 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학교와 기부재단 설립 관련 일만 해도 많다”며 “다른 일에 한눈팔 여력이 없다”며 정치 조기 참여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돌고 있는 안철수 신당 창당과 강남 출마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와 기부재단 설립 전념

그러나 안 원장은 ‘강남 출마설’을 부인했을 뿐 내년 총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직·간접 지원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아 여운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안 원장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바람은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해 관심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신당 창당설과 내년 총선 강남 출마설 등의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피력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란 게 중론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주변 정치지형 모든 것이 안 원장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에 나설 것이며, 그 근거는 유례없는 대대적인 지지율과 정치권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움직일 시점이 도래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 쇄신이나 야권의 통합보다는 오히려 실체가 없는 안철수 신당에 많은 국민들은 관심을 쏟고 있고, 지지율 역시 고공행진을 쾌속 순항하며 기대감을 더 해주고 있다.

결국 신당 창당에 대한 기대와 안 원장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동반상승하는 것이다. 지난 11월말 조사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뿐만 아니라 심지어 50%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며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에 확실한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 언론매체가 전국의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은 50.1%의 지지율로 박 전 대표(38.4%)를 11.7%포인트 앞섰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9월에 42.8%, 10월에 47.7%에 이어 석달째 상승한 반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9월에 43.7%, 10월에 42.6%로 하락세를 나타냈고, 차기 대선 주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도 박 전 대표 29.8%, 안 원장 27.3%로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나타냈다.

기성 정치, 국민들 실망감 표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나라당·민주당 등 기존 정당 외에 ‘제3의 정당이 필요하느냐’란 질문에 ‘필요하다’는 응답이 44.2%(9월), 47.8%(10월)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 51.3%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안 원장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형국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정치 참여 가능성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50%의 높은 지지율은 한미 FTA 이후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표출된 결과며, 이를 계기로 안 원장이 높은 지지율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혁신적인 대안세력으로서의 변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안 원장의 사회기부가 지지율 상승세를 이끄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모습을 대변이라도 하듯 안 원장이 야권통합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증폭됐다. 하지만 안 원장이 직접 신당 창당을 부인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과거 친박 연대처럼 안 원장의 지지 세력들이 신당을 창당하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이미 대선주자로서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안 원장과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를 높이게 되면 그의 개입 여부와 무관하게 신당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당 창당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안 원장 주도하에 움직이는 것보다 효과 면에서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원장 지지세력 신당 창당 가능성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기성 정당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혐오에 안철수라는 사람의 개인적 흡입력이 결합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며 “그런 요인이 사라지지 않는 한 거품일 수 없고 인기는 더 치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에 출마하든 안 하든 정치에 생각이 있다면 내년 총선에 먼저 출마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정도”라고 밝혀 출마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윤 전 장관은 그러나 안 원장의 제3정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 “아직 내밀하게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진행해온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총선 전에 만들 생각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원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본인이 확고하게 안 할 생각이라면 안 하겠다고 말함직한데, 아직 확실하게 의사를 밝히지 않는 단계라며, 그렇다고 대권 도전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안 교수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도 한 인터뷰를 통해 “대적 과제인 통일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기존 정치권이 혁신하거나 그렇게 하지 못하면 제3세력이 필요하다”며 “대중적 기반으로 봤을 때 안철수 교수가 하면 가능하다”고 밝혀 안 원장의 정치합류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그는 “국민적 요구 등 신당의 필요조건은 다 갖춰졌는데 이를 현실화시킬 구심체가 현재 없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민요구 따라 출사표 던질 확률 높아

안 원장의 창당 부인에 대해 일부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며 오히려 범야권을 측면지원 하다가, 내년 대선 국면에서 대권주자로써 출사표를 던질 확률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 전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조직과 자금부분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10.26 서울시장 선거 사례에서 보여줬듯 우회적인 지원을 통해 안철수 바람을 지속화시키고 이를 통해 대선에서 존재감을 극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야권은 안 원장이 신당 창당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야권 통합정당 합류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 원장이 반(反) 한나라당 정서를 표현하고,  신당 창당을 부인한 것은 결국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야권 합류가 수순이고 이것이 현실화하지 않겠냐는데 무게감을 두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안 원장은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림으로써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고, 기존 정당과의 합류나 신당 창당보다는 내년 7~8월 정치권의 대선후보가 결정된 뒤 대중 요구에 따라 결단하는 형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장범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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