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꼬꼬면’의 힘
한국야쿠르트 ‘꼬꼬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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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의 반란’이 라면시장 트렌드 이끌어

국내 라면시장은 2010년 기준 시장규모 1조8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중 250여개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춘추 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국내 라면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상위 10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들 브랜드는 발매된 지 평균 22년이 넘었고 한 회사가 8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몇몇 업체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 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새로운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의 큰 흐름을 주도한 것은 1980년대 초중반으로 식품업계에서는 이 시기를 ‘라면의 르네상스 시대’라고 부른다. 현재까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브랜드의 대다수가 이 시기에 탄생했다.
그러나 농심의 아성을 흔든 주역은 의외로 라면 시장에서 제3지대로 치부됐던 한국야쿠르트였다.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하얀국물 라면이 빨간 국물이 지배하던 라면시장에 거대한 균열을 내기 시작한 것.
이에 대해 업계는 “경제성장기에 다양화된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여러 종류의 제품을 발매한 게 주효했다”고 말한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11월 기준 ‘꼬꼬면’ 봉지면 생산수량이 6000만개를 돌파했다”며 “올해 안에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공급량을 2배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간생산량이 1억개를 넘는 라면 브랜드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특히 올 겨울로 예정된 생산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국내 라면시장이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야쿠르트는 생산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 용기면 ‘꼬꼬면 왕컵’도 출시됐다. ‘꼬꼬면 왕컵’은 한국야쿠르트의 베스트셀러 용기면인 ‘왕뚜껑’의 월 평균 판매량 500만개를 단숨에 넘어섰다. 지난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꼬꼬면 왕컵’이 11월 한달 간 700만개가 출고되며 용기면 시장에서도 ‘제2의 꼬꼬면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야쿠르트는 2010년 기준 라면업계 ‘Big4’ 중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추세라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순위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꼴찌의 반란’이 다시금 라면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꼬꼬면’이 ‘무풍지대’로 돌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한국야쿠르트는 마케팅에서 ‘블루오션’이라 일컬을 수 있는 비경쟁카테고리인 치킨베이스의 라면시장을 자연스럽게 창출했기 때문에 자사의 다른 제품군과 원치 않는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야쿠르트 F&B마케팅팀 강용탁 팀장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맛인 ‘얼큰함’을 ‘칼칼함’으로 대체, 자연스럽게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특화된 카테고리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80년대 라면시장이 전성기를 맞았던 것처럼 ‘꼬꼬면’이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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