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최근 수수료 인하에 대해 ‘말로만 하고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이성구, 이하 ‘금소연’)은 “은행들이 여전히 소비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총수수료 수입의 1%미만의 인하 시늉만 한 채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은행들이 소비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무관심으로 대응한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의 담합적 구조를 경쟁적 구조로 바꾸던지 소비자들이 뭉쳐 행동으로 소비자의 힘을 보여줄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소연은 “대표적으로 국내 4대 은행의 경우를 보면, 총수수료수입 중에서 3.7%에 해당되는 CD/ATM 이용수수료의 일부만 인하해 전혀 체감되지 않는 수수료 인하 시늉으로 지금까지 버티어 오고 있는 등 어려운 서민경제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며 명퇴 잔치, 이익잔치, 보너스 잔치, 이익 감추기 등의 구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은행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인 자동화기기 현금인출 수수료는 은행별로 500원에서 1,000원에 달하고 있으나, 이에 비해 미국 씨티은행,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등의 글로벌 은행은 자기 은행이나 다른 은행, 영업시간이나 시간 외를 막론하고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주거래은행 창구를 이용한 계좌이체도 국내은행들은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최대 2천원까지 받는 데 반해 이들 해외은행은 자기 은행 지점간 계좌이체는 모두 무료로 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들이 매년 떼가는 펀드 판매보수는 가입액의 1% 가량으로 선진국의 2배를 훨씬 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융감독 당국도 은행의 담합적 영업행위를 더 이상 묵인 방조할 것이 아니라, 경쟁적 시장체제가 이루어지도록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증권사, 보험사들과도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시장경쟁 구도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소연 조남희 사무총장은 “국내 은행들이 허가권을 담보로 서민을 상대로 한 대출이자와 수수료로만 이익을 창출한다 할 정도로 과다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이러한 행태를 반성한다면 현재와 같은 모습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