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19 상황실 근무자를 문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주 남양주에 있는 한 노인요양원을 방문한 김 지사는 암 환자 이송체계를 문의하기 위해 119에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상황실 근무자가 두 차례 전화를 끊는 일이 발생했다.
통화에서 김 지사는 “나는 도지사 김문수입니다”라고 말했고, 119 상황실 근무자는 “예 상황실입니다. 말씀하십시오”라고 응수했다.
이에 김 지사는 다시 한 번 신분을 밝혔지만 “예,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습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김 지사는 “도지사라는데 안 들려요?”라고 되물었다.
이후 119 상황실 근무자는 “긴급 전화로 하셨으면 무슨 일인지 말을 하셔야죠. 그렇게 말하려면 일반 전화로 하세요”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고, 김 지사는 이를 도소방재난본부에 알렸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3일 해당 근무자 2명을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인사 조치했고,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과잉 대응이 아니냐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경기도청은 이에 대해 직위와 이름을 밝히지 않고 먼저 전화를 끊은 것은 명백한 근무규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문화 평론가 진중권도 김 지사의 119 전화 논란을 질타했다.
진중권은 지난 28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문수 건. 그냥 웃고 넘어 갈 해프닝입니다. 누구라도 당연히 장난 전화라 생각하겠지요. 소방관 두 사람을 좌천 시킨 것은 과도한 조치. 도지사로서 좀 더 여유를 보여줬어야. 코미디는 도지사 음성 인식 교육. 사실이라면 이거야 말로 웃지못할 코미디죠”라고 전했다.
또한 “소방관 직무는 도지사 음성을 알아듣는 데에 있는 게 아닙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접수하고, 그에 따라 출동을 하는 데에 있지요. 소방서가 도지사 예우하라고 존재하는 영접기관은 아니죠. 외려 도지사님이 소방서 업무 방해를 했네요”라며 그의 행동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