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새판짜나?
여야 정치권 새판짜나?
  • 김부삼
  • 승인 2005.05.0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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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실용·개혁파... 노선투쟁 조짐
한나라 "이제는 호남" 잇달아 방문계획 4·30재보선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된 이후 정치권에 새판짜기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재보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열린우리당은 실용-개혁파 사이의 노선투쟁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고,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도 내친 김에 호남으로의 서진(西進)정책을 본격화할 태세다. 이같은 움직임은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내후년 대선 전략까지 염두에 둔 것이어서 상당 기간 정치권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 우리당 실용·개혁파... 노선투쟁 4·30 재보선 패배 이후 당의 진로에 대해서도 양 진영의 의견이 엇갈린다. 실용파는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서는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이기기 어렵다는 진단에 따라 문희상 당 의장을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개혁파는 원칙 없는 승리지상주의가 오히려 선거패배를 초래했다며 보다 선명한 개혁성을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하면 우리당의 지지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재보선 패인은 우리당이 개혁적인 색깔을 띠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당의 노선분열 양상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과거사법 표결에서 엿볼 수 있다. 정세균 원내대표. 원해영 정책위의장 등 실용노선의 지도부가‘고생 끝에’ 한나라당과 합의에 성공한 과거사법에 무려 63명의 소속 의원이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졌다. 이날 표결에 참석한 우리당 소속 의원은 모두 122명이고 찬성한 의원은 59명에 그쳤다. 지도부가 어렵게 만들어낸 타협안에 대해 표결참여 의원의 절반 이상이 반기를 든 셈이다. 임종인 의원은 4일“이번 성남 중원 선거 결과를 보면 우리당과 민주당이 합쳐도 한나라당을 이기지 못했다”며 “이것은 단순한 물리적 합당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시민 선병렬 이기우 의원 등도“선거 참패 이후 당의장의 발언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 “당원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 일색이었다. ◆한나라 "이제는 호남으로" 한나라당은 재보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전통적 취약지인 호남에 대한 공략에 적극적이다. 특히 당내 대권주자들의 잇따른 호남 행(行)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오는 18일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제25주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에도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5·18 광주민주항쟁 기념식 참석 등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내면적으로는 4·30 재보선을 통해 충청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이제는 호남”이란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듯 하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5, 6월에 걸쳐 광주 전남대와 목포대에서 특강을 할 계획이다. 우호협력협정을 맺은 서울시와 전남도간 교류사업도 활발히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4일 광주와 전남 강진을 방문했다.‘경기 방문의 해’설명과 경기 자기 비엔날레 홍보, 전남도와 문화교류협력합의서 채택 등이 공식적 이유였지만, 정치적 고려도 담긴 발걸음이었다. 이날 손 지사는 광주·전남지역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비공개 만찬도 가졌다. 물론 손지사는 5·18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 측근은 “14년째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어 유족들과도 친근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모임들의 호남행 도 이어지고 있다. 중도성향 의원 모임인‘국민생각(회장 맹형규)’소속의원 20여명도 12일 광주를 방문해 5·18묘지를 참배하고 전남도청에서 지역현안에 대한 국회차원의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당 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회장 정병국)'은 23일께 전주를 방문, 전북도청과 국회 예산심의에 앞서 지역예산 문제를 놓고 간담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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