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점봉산은 높이 1,424m로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보고 있는 거대한 육산이다. 산자락에는 12담계곡, 큰고래골, 오색약수터, 망월사, 성국사터 등 명소가 많다.
점봉산은 설악산 국립공원 중 남설악의 중심이 되는 산으로,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오르는 첫 코스이기도 하다.
특히 점봉산은 백두대간 전형의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이어서 동·북 사면은 급경사지대로 칠형제봉, 만물상과 같은 빼어난 암릉이 있고 흘림골, 주전골 같은 아름다운 절경도 볼 수 있다. 반면 서·남 사면은 경사가 완만한 육산으로 인제군 기린면 귀둔리와 진동리 일대는 광활한 고원지대가 형성돼 있다.
점봉산 일대는 남·북방 한계선이 맞닿아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수목과 야생초가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이에 우리나라 전체 식물종 20%에 해당하는 854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그 중 세계적 희귀식물인 금강초롱, 솔나리, 왜솜다리 그리고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한계령풀이 자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수달을 비롯해 진동천의 돌보치, 열목어, 금강모치 등 30여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점봉산 자락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 철저히 통제돼 산행에 어려움이 있다.
한편 현재 점봉산은 난개발에 의한 환경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대간 단목령 밑까지 도로가 확·포장되고 조침령 쪽엔 터널까지 뚫려 자동차 길이 열리는가 하면, 최근 고속도로까지 건설된다는 계획까지 진행되고 있어 백두대간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