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기아차, ‘안전 불감증’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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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차량 결함…리콜사태 악순환

기아차 ‘모닝’ 연료 표시 결함 재발…피해 구제 전무
잇단 차량 리콜 이어, 2012년형 K5 LPi 차량 결함도

▲ 기아차 '모닝'

기아자동차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 기아차가 연료 표시 결함으로 ‘모닝’을 리콜 한 후 같은 해 12월 동일한 문제가 재발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기아차는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들에 한해 연료 게이지(유량계) 무상 교환, 연료탱크 교체, 전자제어장치(ECU) 업그레이드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0년부터 연일 계속되는 차량 결함에 대해 사측에서 정확한 원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기아차에 대한 불신의 씨앗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기아차는 새해에도 2012년형 K5 LPi 차량이 주행 중 가속이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 신고가 접수돼 또 한 번의 망신을 샀다.
지난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K5 LPi 차량 운전자들은 주행 중에 가속페달을 밟아도 엔진회전수(rpm)만 올라가고 속도는 높아지지 않는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기아차는 일부 차량의 가속 불량 현상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정밀 조사 중”이라며 “자세한 추적 조사 후 검증 절차를 거쳐 정확한 원인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기아자동차가 제작, 판매한 액화석유가스(LPG)·휘발유 겸용 경차인 ‘모닝’에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하면서 기업의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당시 리콜 원인은 휘발유 연료탱크 내부 유량계가 연료탱크에 접촉돼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연료가 부족해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표시돼 운전 도중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기아차는 2011년 4월19일부터 7월29일까지 제작·판매한 모닝 935대에 대해 유량계를 무상 교환해주는 리콜을 실시했다.

‘모닝’ 결함 재발
피해 구제 어려워

당시 유량계를 교환받은 소비자들 중 일부는 시동 꺼짐 현상이 여전해 기아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해 차량 구입가를 환급받은 경우도 있었다.
A씨는 유량계를 교환했음에도 차량 주행 중 시동이 꺼졌고, 기아차에서 연료탱크 전체를 교환해야 하는데 부품이 없으니 한 달 정도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소비자보호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냈고 등록세·취득세 등을 포함한 구입가를 환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0-1호)에 의하면 자동차 교환 및 구입가 환불이 가능한 것은 ▲차량 12개월 이내에 주행 및 안전도 등과 관련한 중대 결함이 발생, 동일하자에 대해 3회까지 수리했으나 하자가 재발(4회째)한 경우 ▲차량인도일로부터 1개월 이내 주행 및 안전 등과 관련한 중대 결함이 2회 이상 발생 ▲수리기간이 누계 30일(작업일수 기준)을 초과한 경우다.
그러나 이 기준이 권고 사항이며 결함 규정이 모호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자동차팀 관계자는 “현행 기준은 과거 포괄적인 분류 기준에 비하면 더 이상 구체적일 수 없다”면서 “‘중대 결함’을 보는 시각이 소비자기본법과 관리법에 의해 차이가 있고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부품이 너무 많아 결함을 규정하는 것조차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해결기준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해당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지한 사항”이라며 “개정안은 소비자단체와 함께 관계기관 협의 등 여러 분야의 여론을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추진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 생명 담보한 차량 결함

기아차는 2010년부터 안전성 문제로 줄곧 진통을 겪어왔다.
지난 2010년 6월 K5 차량이 조임쇄 불량으로 언더커버가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헤드램프 블렉베젤이 녹는 현상, 파노라마 썬루프의 차양막이 우글거리는 현상이 계속해서 지적됐다.
또한 쏘울, 쏘렌토, 모하비, K7 등 4개 차종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인 리콜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들 차량에서는 배선 용접 불량으로 자동차 문에 설치된 실내등이 켜지지 않을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다.
특히 옵티마, 쏘렌토R은 각각 변속 시프크 케이블 설치 불량, 동력 전달장치인 파워트레인의 부품 결함 등 주행 중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변속기 결함’이 드러나 리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현재 기아차는 지난 8월16일 모닝 935대 리콜에 관한 제작결함시정 내용을 국토해양부에 보고했으며, 결함 재발 차량에 대해 리콜을 재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결함 재발 원인에 대해 “유량계 교환 과정에서 부품 교환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유량계를 교환받은 모닝 935대 중 결함이 재발한 차들에 대해 유량계 교환으로 해결이 어려울시 연료탱크를 교체해 주고 있으며, 서비스 차원에서 전자제어장치를 업그레이드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닝은 기아차가 2004년 2월에 출시한 경차로 2010년 전체 모닝 판매량(10만1570대)에 이어, 2011년 6월 국내 최초로 LPG와 가솔린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닝바이퓨얼 모델까지 11만482대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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