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총체적 부실, 왜 이러나?
삼성물산 총체적 부실,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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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건설노동자 사망…안전보단 사후관리?

반복되는 현장 사고, ‘불안한 건설현장’
사고 책임자 ‘처벌 기준은?’ 책임감 결여
삼성물산 시공사 참여, 거산대교 부실시공 의혹
재개발 사업장 ‘흙 팔아 부당이득’ 도덕성 비난

최근 삼성전자 연구동 신축 공사 현장에서 건설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새해벽두부터 삼성물산에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 신축 공사장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삼성물산의 무리한 공사 강행과 안전수칙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감행한 결과라며 사후처리에만 급급한 기업의 안일한 태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연구동 신축 공사장에서 거푸집을 지탱하고 있던 줄이 풀리면서 거푸집 밑에 있던 임 모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잇단 건설노동자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직후 삼성전자 안전관리팀의 조치에 따라 피해자는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로 결국 숨을 거뒀다. 사건 담당 수원남부경찰서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삼성물산과 현장 안전관리 소장을 소환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면서 “사건과 관련해 진행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삼성물산 홍보팀 관계자는 “유가족들에게 보상금 문제는 진행중에 있다. 개별 산재가 아닌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사업주인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사를 하는 시공사는 삼성물산이지만 협력업체와의 논의를 통해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고 있다. 현재 유족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전하게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삼성전자 신축 공사장에서 건설노동자가 중,경상에 이르는 사고는 작년에만 3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반도체 공장25라인 신축 공사장에서는 크레인이 넘어져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피해자들은 32m 높이의 크레인에 탑승해 건물 외벽에 페인트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이 씨는 사망했고 홍 씨는 팔과 다리가 부러지는중상을 입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공장 16라인 신축공사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고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신축공사장 11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철근과 콘크리트 약 90㎡가 무너지는 사고였다. 심지어 붕괴 사고가 일어난 9일은 공교롭게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칠순 잔칫날이었다.

책임자 ‘처벌강화 제도 개선’ 필요

이처럼 같은 건설현장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빈번히 일어남에 따라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공사현장에 대한 안전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며 건설노동자들의 안전은 무시한 채 공사가 강행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닌 당사자가 적절한 절차에 따라 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홍보팀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이뤄지는 안전에 대해서 최우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빈번하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 매달 건설현장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에게 공사를 강행한 적은 없다. 필요한 휴식도 충분히 제공하고 있고 밀린 임금도 없다. 안전에 대해 더욱 강화하고자 노력 한다”며 “책임자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사고에 따른 책임 소재도 반드시 밝혀 처리할 예정이며 이런 경우 회사 내부지침에 따라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문제제기에 대해 반박했다.

랜드마크 거가대교 부실시공 논란

뿐만 아니라 2010년 12월 개통된 거가대교 시공사에 참여한 삼성물산은 부실공사에 대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거가대교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에서 가덕도를 거쳐 거제시 장목면을 잇는 다리다. 이 공사는 6개사가 시공에 참여했다.
경남도청은 거가대교 접속도로 경남구간의 부실시공 사례를 발견했다고 지난 8월5일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2010년 12월 경남도청은 자체 조사를 벌였고 300여건의 부실 및 하자가 발견돼 부실시공에 대한 검찰 고발과 별도로 해당 시공사와 감리사에 행정처분을 의뢰한 상태다.
실제 지난해 7월 경 폭우로 인해 거가대교 접속도로(개개의 건물에 이르는 통로)가 무너진 사태가 발생했다. 경남도청은 흙다짐을 제대로 하지 않아 경사면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접속도로 구간의 교각 시멘트 등은 힘없이 부서져 내렸고 다른 급경사면 또한 무너져 내렸다. 당시 시공사는 임시로 해당 부분에 시멘트를 덧칠하며 사고를 일단락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거가대교 메인 시공사는 따로 있다. 이쪽에서 맡은 부분은 접속도로 구간이다. 당시 뒤처리 문제가 있다고 해서 깔끔하게 마감했다. 지금은 문제되는 부분은 해결된 상태다. 부실공사라고 지적한 부분은 삼성물산에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다”며 “경남도청이 행정처분을 의뢰한 사항은 통보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경남도청은 이 사안에 대해 행정처분을 의뢰했지만 시공사의 본사가 있는 서울시에서 행정처분에 대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또한 해당업체에서 반발하면 그 사항을 검토하는 데만도 1년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공사현장 흙 팔아 부당이득도 취해

지난 2010년 8월경 옥수12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 삼성물산은 사업과 무관한 공사를 진행하며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공사 현장의 흙을 파내 인근 모래공장에 되팔아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파낸 흙은 화강암이 풍화돼 생긴 마사토로 건설자재로 판매가 가능했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개발공사를 위해 시공권을 줬는데 주민 재산을 무단으로 처리하며 부당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삼성물산의도덕성이 의심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오래전 일이라 알고 있는 것이 없다. 알아봐야 할 부분이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건설도급 순위 2위인 삼성물산이 잇단 사건?사고가 겹치면서 대기업으로서 지켜야 할 기업정신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이미지에도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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