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재조명?
‘안철수 신당’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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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 여파…기존 정치권 불신

안 원장 등 제3세력에게 더 큰 명분 제공
여파에 따라 총선·대선 구도 흔들릴 수도

신당 창당 부인은 정치권 진출 위한 야권 합류 수순
이번 파문 계기 신진인사 대거 등용 동기 마련될 수도

▲ 출국전 인천공항에서 안철수 ⓒ뉴스1


정치권이 ‘4ㆍ11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전당대회 돈봉투’ 쓰나미에 휘청거리자 기존정치권에 염증을 내며 부상하다 안철수 원장의 부인으로 수면아래 있던 ‘안철수 신당’이 다시금 재조명을 받게 됐다. 기존 정당구도를 무색하게 만들며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서울시장으로 만든 1등 공신인 안 원장은 초반 지지율 5%대였던 무소속 후보를 서울시장에 당선시킨 계기로 시민사회세력이 정치권의 ‘신주류’로 부상하며 ‘안철수 신당’ 또는 ‘제3의 시민사회 신당’ 창당론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말 훈풍을 탔었다.


안철수 바람…왜?

그러나 안 원장이 ‘안철수 신당’ 창당 및 총선에서 강남 출마설을 부인했고, 정치권에서는  총선보다는 대권으로 직행하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안 원장은 지난해 말 “신당 창당이라든지 강남 출마설 등 여러 가지 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일과 기부재단 설립 일만 해도 많다”며 “다른 일에 한 눈 팔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그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정치권에서 돌고 있는 안철수 신당창당과 강남 출마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당시 정치권은 안 원장은 ‘강남 출마설’을 부인했을 뿐 총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직간접 지원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아 여운을 주었고, 이 같은 안 원장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바람은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지속적으로 부상해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박희태 국회의장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지난 2008년 전대 돈 봉투 사건을 비롯해 2008년과 2010년 전대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민주통합당도 지난해 12월 치러진 전대 예비경선 과정 등에서 돈 봉투 의혹이 제기돼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며 기존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모습이 다시금 도마에 오르자 신당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기 시작했다.
여당의 경우 검찰 수사상황에 따라 유력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줄 소환이 불가피해 보이며, 야당 역시 내부 진상조사를 통해 금품 살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검찰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금품선거 오명

여야 간에 분명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본격적인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금품선거라는 구태에서 한동안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철수 신드롬’의 후폭풍 속에 기성 정치권의 존립 기반이 이미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번 돈 봉투 파문을 계기로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신당의 창당 등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또 안 원장이 총선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테스트하고,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물론 안 원장의 신당에 대한 부분에는 시기적인 부분을 들어 이견이 있기도 하다.
신당이 창당되기 위해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시·도당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 조직 등 인적 구조가 완비돼야 하는 난제 때문에 시기적으로  당장 구체화되기보단 어느 정도 조심스런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필요충분조건으로 대규모 자금력이 동원되어야 하며, 범야권의 통합을 주도할 만큼의 역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이를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기존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개혁 추이 등을 지켜보면서 제3의 신당 가능 여부를 가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기부재단 설립 추진

하지만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기존 정치권에 국민들이 실망감을 나타내며 안 원장이 높은 지지율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혁신적인 대안세력으로서의 변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안 원장의 행보는 지지율 상승세를 이끄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미국 등을 방문하며 기부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안 원장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표명하는 것도 그의 식지 않은 지지도와 영향력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모습을 대변이라도 하듯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등 많은 야권인사들은 안 원장이 야권통합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이 직접 신당 창당을 부인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과거 친박연대처럼 안 원장의 지지 세력들이 신당을 창당하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이미 대선주자로서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안 원장과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를 높이게 되면 그의 개입 여부와 무관하게 신당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당 창당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안 원장 주도하에 움직이는 것보다 효과면에서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기성 정당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혐오에 안철수라는 사람의 개인적 흡입력이 결합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며 그런 요인이 사라지지 않는 한 거품일 수 없고 인기는 더 치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원장의 제3 정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내밀하게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진행해온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총선 전에 만들 생각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다가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 온 총선을 대비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무리수이기 때문이다.

야권, 통합정당 합류에 기대감

안 원장의 창당 부인에 대해 일부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며 오히려 범야권을 측면지원 하던지, 대선 국면에서 대권주자로써 출사표를 던질 확률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총선 전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조직과 자금부분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26 서울시장 선거 사례에서 보여줬듯 우회적인 지원을 통해 안철수 바람을 지속화시키고 이를 통해 대선에서 존재감을 극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야권은 안 원장이 신당 창당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야권 통합정당 합류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 원장이 반(反) 한나라당 정서를 표현하고, 신당 창당을 부인한 것은 결국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야권 합류가 수순이고 이것이 현실화하지 않겠느냐는 데 무게감을 두는 분위기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각각 쇄신과 통합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했지만 돈 봉투 여파로 4ㆍ11총선 판도가 안개속으로 들어갔고, 한나라당 비대위와 민주당 지도부 모두 사태 조기수습을 위해 검찰 수사로 방향을 정하면서 총선 공천과 당락의 향배가 검찰의 손에 달리는 운명을 맞게 됐다고 개탄했다. 검찰 수사가 전당대회 돈 봉투 수사에서 머물지 아니면 더 많은 깊숙한 부분까지 파고들지의 여파에 따라 총선은 물론 대선 구도마저 흔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또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번 파문을 계기로 신진인사들이 대거 등용되는 동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파문을 통해 국민들은 기성정치에 또 다시 염증을 느끼며 안철수 원장 등의 제3세력들에게 더 큰 명분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범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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