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상이면 누구나 다 해당되는 남성 갱년기
‘갱년기’ 라고하면 보통 여성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남성들 또한 갱년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몸이다. 남성 갱년기는 '나이가 듦에 따라 거치는 당연한 것', 그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갱년기 때가 인생의 완숙미를 느끼는 시기지만, 정신과 육체적으로는 하향곡선을 그리는 황혼기이기 때문이다.
◆ 남성으로서의 상징이 점차 사라져...
남자가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기가 되면서 몸의 기능이 최고조에 도달한다. 그 후 한창때를 지나 나이를 더 들게 되면 몸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이것을 ‘남성 갱년기’라고 불린다.
전문가들은 “남성 갱년기라는 위험한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은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다 해당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과거에는 50세 이상과 65세 이상부터라고 말을 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으로 연령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 갱년기는 다른 병이 없는 상태에서 몸의 기능이 점차적으로 떨어진 것을 말한다. 이는 간 질환, 콩팥질환, 내분비계질환 등의 원인으로 몸에 이상이 온다면 단순히 남성 갱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질환에 의해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지, 갱년기 자체에 의해 증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들
남성 갱년기의 특징은 여성과 달리 어느 한 순간 갑작스런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피할 수 없이 맞아야 할 불청객은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노화현상이다. 바로 이 노화현상이 갱년기의 주범인 것이다.
예를 들어 온몸의 기력이 떨어지거나 무기력감에 빠진다거나,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든지, 골밀도가 떨어져 뼈가 엉성해진다든지 하는 신체적인 변화들이 그것이다. 잦은 피로감을 비롯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감, 초조감, 성 기능 저하 등도 생기게 된다. 남성으로서의 상징이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이다. 특히 심리적인 나약함도 갱년기 남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이처럼 중년의 남성에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 여성에게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일어나듯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소하며, 여러 변화를 몰고 온다는 것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남성을 상징하는 징표(?)가 약화되고, 성 기능과 생식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나이에 따른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성기능 저하, 초조감, 우울증, 기억력과 집중력 감소, 피로, 안면홍조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여성처럼 유방이 나오거나 체모의 감소를 보이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정상적인 성생활이 되지 않을 때가 바로 갱년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성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호르몬의 감소 때문이며, 호르몬의 감소는 갱년기의 가장 큰 증상이라는데 따른 것이다. 결국 「원만하지 못한 성생활 = 호르몬 감소 = 갱년기」의 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 호르몬의 감소
여성의 갱년기는 폐경기를 전후 분명한 변화를 느끼는 생리현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남성에서는 분명하게 나타나는 변화가 없다. 다만 남자들도 나이가 들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지면서 생식능력 감소 등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나이에 따라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신체 모든 부분에서 나타난다. 이런 호르몬의 변화는 여성의 폐경기에 비해 점점 계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남성갱년기의 특징이다.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져
나이가 들면 사정액의 양이 줄어들고, 사정액에 담긴 정자의 질도 떨어진다. 노화 현상으로 정액에서의 정자 수는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정자의 운동성은 떨어진다. 특히 비정상적인 정자의 모양이 늘어나는 등 질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를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정자를 만드는 관인 「세정관」의 노화 때문이다. 세정관의 노화는 고환의 크기 또한 감소시킨다. 이는 결국 호르몬의 이상을 불러오게 된다.
◆건강을 잃어버려 슬픈 사람이여
갱년기 때는 성호르몬의 분비에 관여하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성선’이라는 것의 기능이 노화에 따라 모두 떨어지면서 성호르몬 분비가 약화된다. 설령 같은 양의 호르몬을 분비하더라도 그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많아지면 혈중의 남성호르몬이 따라서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는 나이가 많아진다고 해서 남성호르몬이 떨어지지 않는다. 성인병을 앓고 있는 사람, 다시 말해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나이에 따른 남성호르몬의 감소가 온다는 것이다. 이는 건강을 잃어버린 갱년기 남성에서는 호르몬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갱년기 남성에서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몸 안의 모든 것에 힘이 없다
노화가 진행되면 사람 몸의 모든 조직은 기능이 떨어진다. 호르몬이 작용하는 세포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호르몬이 작용하는 조직의 세포가 쇠약해지고, 결국 호르몬에 대한 예민함이 떨어진다. 남성호르몬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고, 몸에 나타나는 남성호르몬의 효과가 감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멀어져만 가는 부부생활
나이가 들면서 성욕과 성적인 행위가 줄어든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성(性)이 노화에 따라 쇠퇴하는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여러 능력 중에서 가장 오래 남는 기능 중의 하나가 바로 성기능이다.
50세에서 100세까지의 노인의 성생활에 대해 연구한 보고서를 보면, 당뇨병과 고혈압 등의 노인성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70세 노인들 중 약 70%가 일주일에 한번씩 부부관계를 하고 있을 정도로 왕성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몸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으며, 특히 성행위 능력이 대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정신적인 면에서 불안정한 것도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75세 이상의 남자 중 50~75%가 발기부전을 경험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밖으로만 나오려는 지방
갱년기에는 근육과 뼈의 양이 줄어드는 대신 체지방은 늘어난다. 체지방은 말초에 있는 지방이 적어지는 대신에 몸의 중앙으로 지방질이 축적되는 새로운 분포를 보인다. 배가 나와 보기 싫은 체형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당과 지방의 대사와 관련이 있으며, 당뇨와 심장질환의 발생을 높일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스트레스 줄이고 반드시 운동하라
과식·편식·패스트푸드 피하고 설탕·소금 자제를
남성에서는 노화에 따르는 고환과 호르몬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며 개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대다수의 경우에서 남성호르몬이 그런대로 유지가 된다. 그러나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이 감소되며 이로 인해 여러 가지의 인체 변화가 동반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런 남성갱년기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 점심시간을 이용,피트니스클럽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하고있는 직장인들 갱년기 남성에게 유산소운동은 필수적이다.
첫째 스트레스의 관리를 통하여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접하는 내부, 외부의 자극에 대해 느끼는 반응으로 이러한 자극에 적응하면서 생기는 모든 현상을 말한다. 흔히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나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의 활력소와 자극이 될 수 있고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대할 때 갱년기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둘째 운동을 하라.
갱년기 남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인병은 운동부족이 원인으로 운동은 특히 갱년기에 필수적이다. 운동을 하면 다른 좋은 점도 많으나 2000년 세계남성갱년기학회에서 밝혀졌듯이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남성 갱년기에 매우 유익하다. 운동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정기적인 유산소(有酸素) 운동은 혈압, 혈당, 체지방량을 감소시켜 심혈관계 질환을 줄인다.
셋째 건강을 지키는 식이요법을 실천하라.
올바른 식생활은 갱년기 남성의 건강을 유지하고 여러가지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과식과 편식을 피하고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선한 야채, 서로 다른 색깔의 과일, 콩으로 만든 식품 등이 갱년기 남성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탕이나 소금의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패스트푸드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넷째 전문가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라.
운동도 갱년기 남성에게 적합한 것이 있듯이 섣불리 혼자 판단하여 자의적으로 약을 먹는다든지 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스 감소, 운동, 식이요법을 실천하면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나 조금 더 적극적인 치료를 원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다섯째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다.
남성 갱년기의 호르몬 치료는 많은 논란과 논의를 거쳐 지금은 제일 활발한 치료 중의 하나이다. 사용되는 호르몬으로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대표적이며 이밖에 DHEA, 멜라토닌, 성장호르몬 등이 있다. 지난 2월 7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남성 갱년기학회(ISSAM)와 WHO의 공동주최로 제3회 세계남성갱년기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때 가장 관심을 끈 주제는 남성호르몬 보충요법과 갱년기 남성에서의 성장호르몬 요법이었다.
남성 갱년기에서 호르몬 보충요법은 지난 30년간 찬성과 반대 의견이 제시돼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지금은 의사들 사이에 어느 정도의 합의가 이뤄져 세계적으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실보다는 득이 많은 것으로 정리가 되면서 이제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은 이의 사용이 근육의 강화와 체지방 감소로 균형 잡힌 체격유지 등의 노화방지 효과와 면역 강화 등 긍정적인 점도 있으나 여러가지 부작용도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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