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로사업 진출박차
현대차, 고로사업 진출박차
  • 송현섭
  • 승인 2005.05.16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코 철강산업독점 끝나
현대차그룹의 철강산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최근 고로사업관련 임원대책회의에서 “고로사업 진출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해 그룹 전략사업으로 부상했다. 특히 이와 같은 발언의 배경은 현대차그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고로사업의 리스크 증폭론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서해안 매립지 고로건설계획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결국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6라는 중장기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10∼20년이상 경쟁력을 유지ㆍ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동차강판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더욱이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고로사업 진출은 포스코에 이어 철강석에서 냉연, 열연으로 이어지는 제2의 일관제철소 탄생으로 포스코 독점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향후 국내 철강산업에도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현대차는 고로-열연-냉연-자동차로 이어진 수직계열 및 연관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고로사업 진출계획은 무엇보다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표명에서 출발한 것으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철강공급이 시급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 회장은 “고로사업 진출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든 고로사업은 반드시 해야한다”며 "자동차와 철강사업의 수직계열화를 달성해야지만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사업과 철강사업 등이 본궤도에 올라서고 있을 때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과감한 선행투자를 실행,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룹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왔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 회장의 의지표명은 유럽지역 선진국의 메이저급 자동차제조업체들의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시스템을 벤치마킹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현재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계열사 또는 철강회사의 지분참여를 통해 필수적 원자재인 자동차용강판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철강산업 특성상 고로가 없을 경우 고품질 철강으로 만든 자동차용강판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로사업에 대한 강력한 추진의사를 재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로에서 자동차용강판 등 제품 특성에 맞는 철강제품을 생산해야만 자동차의 품질경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는 현실적인 판단 역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정몽구 회장은 선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 숙원사업인 철강산업 진출을 가시화해 현대그룹계열의 장자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는 개인적 야심도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철강업계와 자동차제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고로사업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초기에 어느 정도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고로사업은 1단계사업으로 고로 3기가 건설돼 생산능력 300만톤이상이 될 것이며 투자금액은 6조원수준정도로 전망하는 견해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오는 2010년까지 500만대 생산체제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자동차 대당 1톤의 자동차용강판이 소요된다면 최소 300만톤이상이라면 경쟁력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연간 생산량 300만톤의 체제로는 포스코와 같은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도약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적어도 500만톤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전반적 시각이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고로사업에 진출한다면 국내에서 포스코와 직접 경쟁해야 한다”며 “현재 국내에서 수입하는 열연강판은 450만∼550만톤인 만큼 포스코와 직접 부딪치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최소물량은 500만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연간 500만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2차 투자목표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내 부족분 500만톤은 현재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산업 전문가들은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철강산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는 것보다 단계적인 투자확대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