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사 재임용 대상자 가운데 근무평정이 하위 2%에 속한다'며 부적격 통보를 받은 서기호 판사의 사건처리율이 전국법원 평균을 상회하거나 근접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법관 근무평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서 판사는 '가카의 빅엿'이라는 표현을 페이스북에 올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으며 최근에는 법관인사위원회의 재임용 심사에 승복할 수 없다며 자신의 근무평정을 공개해 '심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내일신문에 따르면, 8일 서 판사의 최근 2년간 사건처리 통계 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지난 2010년 서 판사는 628건의 사건을 배당받아 670건(기존 사건 포함)을 처리, 사건 처리율이 106%에 달했다. 전국지방법원의 사건 처리율 102.9%보다 높은 것이다.
당사자들이 판결에 승복해 항소를 하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는 종국률도 서 판사는 93%를 기록해 전국 지방법원 평균인 92.1%보다 높았다.
2011년 서 판사는 591건을 배당받아 570건을 처리해 사건 처리율이 96.6%를 기록했는데 전국 지방법원 평균인 100.6%보다는 낮지만 평균에 가깝다. 종국율도 90.9%로 전국 평균 92.2%와 비슷한 수준이다.
법관인사위원회는 서 판사의 재임용 부적격 사유로 '근무성적 불량'을 내세웠지만 근무성적의 중요한 판단 기준인 사건처리율과 종국률이 평균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서 판사는 7일 법관인사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의 소명을 했고 인사위원들은 서 판사의 항변에 대체로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판사의 사건처리 통계가 공개되면서 법원장이 서 판사에게 '상중하' 3단계 평가에서 '하'를 준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A 판사는 "통계를 놓고 보면 '서 판사의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다'는 근무평정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원장의 평정은 서 판사가 촛불 재판과 관련해 재판 독립을 침해한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현 대법관)에 대해 비판을 주도한 이후 3년간 평정에서 '하'를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일신문 2월 7일자 1면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