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에 도전장 내민 이서현 부사장
유니클로에 도전장 내민 이서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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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PA 시장 합류 ‘에잇세컨즈’ 론칭

이 부사장, 국내 SPA 점령한 외국 브랜드에 정면대결
‘8 seconds’ 중국인 선호 숫자‘글로벌 시장 진출’포부 밝혀

유니클로, 10년간 준비한 사업“타 브랜드 출시 연연 안해”
제일모직, 강점 이용한 차별화 필요…론칭 앞서 홍보 집중

이건희 삼성전자 둘째 딸 인 이서현 부사장이 속한 제일모직이 패스트패션(SPF)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가 제일모직에 합류한 후 브랜드 빈폴 외에 눈에 띌만한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자 에잇세컨즈라는 SPA 브랜드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국내 SPA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유니클로의 반응은 냉랭하다. 10여년간의 준비를 거쳐 글로벌 SPA 브랜드로 성장한 유니클로는 에잇세컨즈의 론칭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보인다. 이 부사장이 과연 치열한 경쟁 속에서 1인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의 경영 노하우가 시험대에 올랐다. 신사복과 빈폴로 대표되는 트래디셔널 캐주얼 부문에 치중됐던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이 부사장의 도약이 어떤 결과를 돌출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의류업계에서 한창 붐이 일고 있는 SPA 시장에 승부수를 둔 것이다. 하지만 국내브랜드에서도 몇 번의 SPA 브랜드를 론칭 했지만 외국 SPA 브랜드에 밀려 참패의 쓴맛을 봤다. 이 부사장이 나선만큼 기존의 SPA 브랜드와는 차별화가 있을지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다. 하지만 국내 SPA 시장을 점령한 유니클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유니클로 홍보팀 관계자는 “단기간에 걸쳐서 이뤄낸 성과가 아닌 만큼 쉽게 이 자리를 넘겨주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 제2의 도약?

국내 의류업계에서는 SPA 시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SPA란 한 회사가 상품의 기획단계 부터 제조·유통까지 모두 맡는 형태를 말하며 제조사가 최신 유행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대량으로 생산·유통함으로써 가격이 저렴하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UNICLO), 자라(ZARA), H&M 등 외국 의류브랜드가 국내에서 각축전을 벌이며 상당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 SPA 브랜드들은 국내에 입점한 후 같은 상품이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매혹해 최근 5년간 7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패션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이에 국내 의류브랜드에서도 SPA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9월 LG패션은 관계사인 LF네트웍스를 통해 제덴 브랜드를 런칭 했고 이달 말에는 제일모직에서 개미플러스유통을 통해 에잇세컨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에잇세컨즈는 삼성전자 둘째딸 이서현 부사장이 2년에 걸쳐 준비한 야심작인 만큼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사장은 서울예고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나온 패션 전문가로 2002년 제일모직에 부장으로 입사해 패션부문에 집중해왔다. 그가 제일모직에 합류하면서 주춤했던 국내브랜드 빈폴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급부상했으며 해외진출에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해 지난해 빈폴 매출은 5천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문제는 빈폴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 후 이서현 부사장은 눈에 띌만한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어 그가 들고 나온 것이 에잇세컨즈다. 이 브랜드는 다양한 연령대를 겨냥해 의류를 중심으로 액세서리, 가방 등 잡화류를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이어 매장에서는 자제 제작 상품 외에도 수입편집 브랜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상품도 판매하며 국내에 입점해 있는 SPA 브랜드와 경쟁구도에 들어설 예정이다.

베일에 쌓인 ‘에잇세컨즈’

또한 에잇세컨즈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주로 20~30대 젊은 세대들을 타깃으로 크리에이티브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자기만의 다양한 스타일을 표현하도록 돕는다. 또한 SPA 브랜드 특성상 저렴한 가격의 의류들이 출시되지만 질적으로 어느 고가 브랜드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몇 년간에 걸쳐 기획된 에잇세컨즈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으나 드디어 이번 달 말경 에잇세컨즈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명동, 신도림 등 주요 상권에 대형 매장 5개점을 오픈한다. 에잇세컨즈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 론칭 전이라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말하기가 어렵다”면서 “오픈 할 매장의 장소도 일부 사람들이 공사 현장을 보고 눈치 챈 것일 뿐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에잇세컨즈는 ‘8초마다 채널이 바뀌는 tv라는 컨셉트로 8이 가지는 무한한 변화의 스타일을 담는다’는 뜻을 내포했다. 또한 제일모직 홍보팀 관계자는 “숫자 8은 중국에서 선호하는 숫자로 훗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국내 SPA 시장은 외국 SPA 브랜드들이 거의 점령한 상태며 그 중 유니클로는 세계적 SPA 브랜드로 성장했다. 반면 몇몇 국내 의류 브랜드에서도 SPA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시점에서 에잇세컨즈가 치열한 SPA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쉽게 뚫리지 않을 벽 ‘유니클로’
남다른 차별화 필요

유니클로는 1974년 일본에서 설립된 캐쥬얼 의류 업체로 국내에는 지난 2004년 롯데쇼핑이 유니클로 일본 본사와 합작으로 에프알엘코리아를 설립해 SPA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며 국내 의류브랜드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서울 명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유니클로는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3일 내내 3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으며 총 12만명의 방문객수를 기록했다. 유니클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날로 커져갔고 유니클로 성공전략에 대해 분석한 도서까지 출간되며 그 관심은 더해가고 있다.

유니클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SPA 브랜드들과는 달리 론칭부터 현재까지 모던하고 클랙식한 아이템에 합리적인 가격대로 서민들의 관심을 돌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배우 김민희 공효진 이나영 등 스타 모델을 기용해 국내 사정을 잘 이해한 마케팅 전략을 높이 샀다. 또한 유니클로는 상품 기획부서가 생산전문담당인 미쯔비시상사에 전체 공급을 맡겨 납품하고 생산하는 시스템을 따르고 있어 타 사와는 차별화된 제품을 재빠르게 구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에 유니클로 홍보팀 관계자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은 단순히 1~2년 준비한 게 아니다”며 “10년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확립해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에잇세컨즈에 대해 “특별히 에잇세컨즈가 론칭된다고 해서 유니클로가 따로 대응하기위해 기획한 것들은 없다”며 “현재 SPA브랜드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국내에 새로운 브랜드가 생기거나 타 사에서 의류 가격을 낮추는 전략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이쪽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가치관 등에 최선을 다하며 우리만의 전략을 고수하는 편”이라고 일축했다.

유니클로에 맞서기 위해 이 부사장은 기존의 SPA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 제일모직은 전자재료와 케미칼 부문에 강점을 가진 박종우 사장을 영입해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이 사장은 에잇세컨즈 초기 기획단계에 ‘유니클로보다 개성을 잘 반영하면서 자라보다 고급스러운 제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고 알려졌다.

현재 제일모직은 ‘에잇세컨즈’ 론칭에 앞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개설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자 여러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일부 연예인들에게 협찬을 제공해 브랜드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제일모직 홍보팀 관계자는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이 전략에 대해서는 론칭이 있을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홍보하는 중이다”며 진행단계에 있는 사업을 공개하는데 있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SAP 브랜드가 디자인만 좋아서 되는 게 아니다. 디자인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있어야 하며 물론 상품도 좋아한다”면서 “특히 마케팅부분에 대한 능력이 뛰어나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세 가지가 골고루 이루어져 홍보 수단을 잘 활용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지만 국내브랜드에서 SPA를 론칭 한다고 해외 브랜드보다 소비자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은 아니니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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