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학규·鄭동영·丁세균, “아직까진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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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빅3’, 대권 도전 플랜 가동

4월 총선, 대선 판도 가늠…대권 기회잡기 호시탐탐
孫, “총선 불출마 후, 유세 현장 돌며 우군 확보 총력”
鄭·丁, “호남 지역구 버리고 종로와 강남서 출마 채비”
“안철수-문재인 등에 지지율 밀려…초강수로 정면 돌파”


구 민주당 ‘빅 3’의 정치적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구 민주당내 빅 3로 꼽혔던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이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대선후보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원장과 문 고문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민주당 ‘빅 3’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손·정·정 고문 등 ‘빅 3’는 오는 4월 총선이 대선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정치적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손학규 고문은 ‘총선 불출마 후, 수도권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고, 정동영 고문과 정세균 고문은 기존 지역구인 호남을 버리고 새누리당의 텃밭인 서울 종로와 강남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그간 야권 대선후보로는 구 민주당 ‘빅 3’인, 손학규·정동영·정세균 고문 등이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안철수 원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급부상했고, 문재인 고문도 민주통합당 출범과 TV 예능프로 출연, 그리고 부산 사상에서 총선 출마 등에 힘입어 야권의 잠룡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빅3, 존재감 떨어져”

특히 안 원장과 문 고문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기존 민주당 ‘빅 3’의 존재감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손 고문 등 ‘빅 3’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인 반면, 안 원장과 문 고문의 경우 지지율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월 둘째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대선 양자구도 대결에서 박 위원장은 44.3%의 지지율을, 문 고문이 43.0%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또 안철수 원장과의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박 위원장이 41.3%, 안 원장이 49.5%였다.
이와 함께 대선후보 다자구도에서는 박근혜 위원장이 31.3%로 1위를 유지했고, 2위 안 원장은 20.8%를 기록했다. 이어 3위는 문 고문이 19.4%, 다음으로 손학규 전 대표와 유시민 대표가 3.1%로 공동4위를 기록했고, 이어서 김문수 지사가 2.8%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이회창 전 대표(2.6%), 정운찬 전 총리(2.6%), 정몽준 전 대표(2.5%), 정동영 고문(2.4%), 박세일 이사장(1.7%), 정세균 전 대표(0.8%)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안철수-문재인’ 등이 야권 대선후보로 부상하면서, 대선후보로서 ‘빅 3’의 위상에 흠집이 나고 있다. 이에 ‘빅 3’는 오는 4월 총선에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승리 통해 반전 모색”

우선 손 고문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가도에 뛰어들고 있다. 손 고문은 지난달 지지자들과 함께한 광주 무등산 등반에 앞서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손 고문은 “4·11 총선에 지역구 및 비례대표로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 압승 등 총선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일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 고문은 지난해 4·27 재보선 때와 같이 수도권 ‘한나라당 텃밭’에서 출마 등을 고려해왔다. 하지만 손 고문의 선택은 ‘총선 불출마 카드’였다.
손 고문이 ‘총선 불출마 카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각가지 추론을 내놓고 있다. 우선 손 고문의 역할론이 그것이다. 손 고문은 이미 대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총선 이후 펼쳐질 대선후보 경선 등에서 당내 우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텃밭’인 지역구에서 힘겨운 싸움을 펼치기 보다는 전국을 누비며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것이 대선가도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이후, 야권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며 “손 고문이 우군 확보를 위해선 지역구 출마보다는 수도권 등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손 고문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로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지역구에서 당선되더라도 대선후보 경선 등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선되고 얼마 되지 않아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때문에 손 고문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텃밭’ 출마

손 고문이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면, 정동영 고문과 정세균 고문은 기존 호남 지역구를 떠나 ‘새누리당 텃밭’출마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정동영 고문은 ‘강남을’출마를 선언한 상태. 정 고문은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강남에서 부자 증세 등을 외치며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그만큼 정 고문으로서는 ‘정치적 초강수’가 없으면 앞으로의 대선가도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철수-문재인’, 그리고 손학규 등 강적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정 고문은 대선주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반전의 카드’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정 고문은 당초 부산 영도 출마를 검토했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등 다른 야권에서 ‘야권 연대’를 이유로 정 고문의 부산 영도 출마를 반대했다. 통합진보당은 “정 고문이 영도 출마를 추진한다면 부산지역 야권연대를 전면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며 “영도 출마를 추진하는 것은 본인의 선의와는 달리 부산지역 야권연대의 성과를 파멸로 이끄는 행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 고문이 ‘부산 영도 출마’라는 카드를 버리고 선택한 것이 ‘서울 강남을 출마’카드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치과의사와 변호사 경력을 갖고 있는 대변인 출신의 전현희 의원이 ‘강남을’에 출마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당내 조율이 없는 한 정 고문은 전 의원과의 경선이 불가피하다.
특히 민주당이 여성가산점제와 지역구 15%를 여성후보에게 의무 할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정 고문은 공천단계서부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또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새누리당에서 이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허준영 전 경찰청장, 맹정주 전 강남구청장, 정동기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만일 공천과정이나 총선에서 낙선하게 되면 정 고문의 대선가도에는 적신호가 켜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에서 정 고문이 떨어질 경우 대권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될 것”이라며 “정 고문에게 이번 총선 당락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관측했다.

총선 승리만이 살 길

정세균 고문도 기존 지역구인 호남을 버리고 일찌감치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 정 고문은 야권 대선주자로서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 인지도나 지지율 면에서 다른 대선주자들 보다 다소 떨어지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 고문의 서울 종로에서 총선 승리는 그만큼 적발하다. 서울 종로의 정치적 상징성도 정 고문에게는 매력적인 열매다.
서울 종로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모두 이 지역 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정 고문이 종로에서 이길 경우 안 원장과 문 고문, 그리고 손 고문 등이 펼치고 있는 야권 대선후보군에 비집고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다른 잠룡들에 비해 지지율과 인지도 낮은 정 고문이 이번 총선 종로에서 승리하면 대권 행보에 커다란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종로에서만 내리 3선을 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새누리당에서는 조윤선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관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거물급 인사를 영입해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 고문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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