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 개인전, 얼굴에서 영혼을 읽다
권순철 개인전, 얼굴에서 영혼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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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권순철, Jesus, 146x112cm, Oil on canvas, 2011. 가나아트센터 제공

자신과 타인의 얼굴에 개개인의 삶의 무게를 담은 작품을 선보여온 재불화가 권순철(68) 씨가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오는 3월4일까지 진행되는 ‘영혼의 빛’ 전을 통해 40여 년간 그려왔던 얼굴 시리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의 얼굴을 그린 작품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에게 얼굴은 인간사의 깊이와 시대정신을 담는 그릇이다. 다양한 얼굴에 한국적 정서와 시대정신을 담아온 그의 관심은 이번 ‘예수’ 시리즈에서 ‘정신’ 자체에 대한 탐구로 한 단계 나아갔다. 형태도 추상화에 가까워졌다.

예수 시리즈 이외에도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얼굴, 자화상, 넋 시리즈 등 유화 30여 점과 한지에 그린 수묵 드로잉 3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자신의 얼굴을 그린 자화상 시리즈 속 작가의 표정이 눈에 띈다. 입꼬리가 처진 웃음기 없는 무거운 표정으로 캔버스 위에 두껍게 얹은 유화 물감의 거친 붓 터치와 어우러져 수백 년을 버텨온 고목에서나 느껴질 만한 삶의 무게를 전해준다.

프랑스의 평론가 프랑수아즈 모냉은 “묘사된 얼굴들은 심각하고 심오하며 화가 나 있고 현명하다”며 “늘 그랬듯이 그들이 인내한 온갖 고통에도 불구하고 신체들은 저항적이고 탄탄하다. 괴로움은 얼굴과 신체를 파멸하기는커녕 엄청난 매력을 선사한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이 전시는 1988년 파리로 건너간 그가 2004년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 이후 8년 만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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