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하고픈 마음이야 어디에 비교하겠습니까? 제 능력부족도 있고, 현실에서 오는 장벽도 매우 높습니다”라고 말하는 안 모(27세)씨는 벌써 3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력서는 온라인에 나와 있는 곳은 거의 다 보냈고, 오프라인으로 접수하려고 몇 십장은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고 말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매우 안쓰러울 뿐이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그냥 쉬는’ 20~30대 구직 희망자가 지난 1월에 이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50대 이상의 노령층은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젊은이들은 오히려 취업을 포기하고 있다.
14일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20대 가운데 ‘쉬었음’이라고 답한 젊은 층이 34만6,000명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33만7,000명으로 이전의 기록을 깼는데,그 기록을 한달 만에 다시 갈아 치웠다.
전체적으로 20대 인구가 5만1000명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쉬었음’이라고 불리는 인구는 전년 동기보다 3만4,000명이나 증가했다. 30대에서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는 21만4,000명으로 지난달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1%인 2만6,000명이 늘어났다.
‘쉬었음’은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없고, 취업준비나 육아·가사 같은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집에서 쉬고 있는 인구를 따로 분류한 것이다.
또 20대 중 취업 경험이 전무한 ‘취업 무경험 실업자’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1% 늘어났다. 취업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20대가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쉬었다’고 응답한 경우 이 인구는 경제활동인구에도 포함되지 않아 실업자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이들을 합칠 경우 실업의 수치는 훨씬 높아진다. 정부 공식통계에 잡히는 20대와 30대 실업자 42만명보다 많은 56만명이 실업자 통계에서 아예 빠진 것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나온 2월 고용통계와 관련 “고용을 포함한 주요 지표가 예상보다 좋지만 아직 낙관할 단계 아니니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고용지표 회복을 조심스럽게 얘기했지만 시장과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취업이 안되다 보니 실제 젊은 층의 창업이 늘고 있지만, 고용효과를 누릴 수 있는 분야의 창업보단 서비스에 집중되는 창업이 이루어져 성공에 대한 보장도 낮을 뿐 아니라 돈에 대한 개념도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