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대위변제 불능전망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자금이 고갈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기보는 각 지점이 대출업체를 대신해서 변제해주는 대위변제를 가급적 지연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버티고 있지만 오는 6월 부도설이 파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정부차원의 자금지원이 없을 경우 오는 7월부터는 대위변제 자체가 어려워 금융권은 물론 10만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대출중소·벤처업체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담보력이 부족한 신기술사업자나 일반기업 채무를 보증해주는 기보가 자금 부족으로 인해 오는 6월 부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소문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기보가 각 지점에 대위변제를 늦추거나 한도를 줄여 겨우 버티고 있지만 자금지원이 없을 경우 오는 7월부터는 대위변제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와 감사원에 따르면 기보는 2005년 연간 자금수지 전망보고서에서 경영지표상으로 빠르면 6월부터 여유자금이 575억원의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금융기관의 출연금과 보증료를 비롯한 연간 예상수입이 1조1658억원인 반면 대위변제 등 지출은 1조6062억원으로 4404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전년 이월액을 모두 합산한다고 하더라도 수입·지출, 경상비용 등을 모두 합친 여유자금은 3594억원의 적자로 긴급지원 없이는 더 이상 존립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보의 보증을 통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산되는 10만여개의 중소기업과 벤처업체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금융계 역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보 역시 현재 각 지점별로 신청된 대위변제금액에 대해 지급기한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등 대위변제 한도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금지급을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반증하듯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대위변제 청구금액은 총 4070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변제실적은 3841억원에 불과해 229억원대의 대위변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기보 관계자는 “대위변제 등을 최대한 늦추고 있지만 중소기업 경영수지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7월에는 여유자금까지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증업체들의 경영난 때문에 기금의 수입은 급감하는 반면 대위변제가 늘 수밖에 없어 자금부족 문제 해결차원에서 재경부와 예산처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경부와 예산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자금을 출연하거나 한국은행이나 산업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하는 우회출연까지 검토한 다음 조만간 대책을 마련, 발표할 계획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은 국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재 국회의 심의가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금융기관 긴급 차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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