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불안 증상 ‘공황장애’ 중장년층 심각
극도의 불안 증상 ‘공황장애’ 중장년층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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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환자 가장 많아…조기 발견 중요해

공황장애, 경제적 불안감 사회적 고립감 심한 중장년층 위협
20대 초반 이상 징후 보여도 병원에선 ‘정상’ 진단받기도 해
광장공포증 동반 밀폐된 장소 두려워 ‘대인 기피-집밖에 나가려 하지 않아’
공황장애 조기진단 받으면 치료가능…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병행

최근 방송인 이경규를 포함해 배우 차태현, 김하늘, 가수 김장훈 전진 등 몇몇 연예인들이 잇따라 환자라고 고백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공황장애. 극도의 불안감으로 죽음에 이를것 같은 증상을 겪는 환자가 매년 10.7%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혀졌다. 연령별로는 30~50대가 전체환자의 4분의 3을 차지, 특히 40대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공황장애의 이면을 살펴봤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2006∼2011년)를 분석한 결과 공황장애 환자가 2006년 3만5000명에서 지난해 5만9000명으로 연평균 10.7%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 환자 대다수가 중장년층으로 조사됐다.

공황장애 중장년층 심각

공황장애란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다. 다시 말해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공황발작은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공황장애는 환자 연령별로 전체 환자의 4분의 3이 30∼50대로 40대가 1만6811명(28.7%)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0대 1만3689명(23.4%), 30대 1만2065명(20.6%) 순으로 많았다. 즉 경제적 불안감에다 사회적 고립감이 중장년층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선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의 평균 발병나이는 25세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발병됐다고 하더라도 가슴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심장내과 등을 먼저 내원하는 경우가 많고 타과 진료시 이상이 없다고 진단받은 후에야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기 때문에 30대부터 공황장애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가율은 △80대 30% △70대 25% △60대 18% 등으로 노년층에서 가팔랐고 성별로는 여성이 지난해 2만9,326명으로 △2006년 1.6만명 △2007년 2.0만명 △2008년 2.2만명 △2009년 2.3만명 △2010년 2.5만명으로 5년간 연평균 12.3%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은 2만9,225명으로 2006년 1만8,771명에서 2010년 2만 6,178명으로 5년간 연평균 9.3% 늘었다. 증가율은 여성이 12.3%로 남성(9.3%)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부산에서 공황장애 진료환자가 많았다. 부산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52명에 이르러 △서울 123명 △대구 136명 △인천 106명 △광주 77명을 모두 넘어섰다.
공황장애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6년 112억원에서 2011년 169억원으로 1.5배 증가했고, 공단부담 급여비는 2006년 74억원에서 2011년 122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황장애 원인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신분석 이론이나 인지행동 이론 같은 심리·사회적 요인과 더불어 생물학적 요인이 공황장애의 주요한 원인임으로 밝혀졌다.
생물학적 요인은 뇌의 구조와 기능의 생물학적인 이상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견해다. 공황을 유발시키는 생물학적인 공황유발물질들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가바 등 신경 전달물질 시스템의 이상, 측두엽, 전전두엽 등의 뇌 구조의 이상 등이다.
또한 심리·사회적 요인으로는 △정신분석이론 △행동 이론 △인지이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정신분석이론에 따르면 공황발작은 공황을 유발하는 무의식적 충동에 대한 방어가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고 소아기의 부모 상실이나 분리불안 경험을 중시한다.
행동 이론적으로 불안은 부모행동에 대한 모델링이나 조건반사의 과정을 통한 학습된 반응으로 보고 있다. 인지이론적으로, 공황장애는 사소한 신체감각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확대 해석하여 파국적인 사고로 발전시킴으로써 극도의 불안인 공황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공황장애로 나타나는 증상

공황증상은 신체증상, 사고증상, 행동증상으로 나뉜다.
신체증상은 첫 번째 과호흡 증상으로 숨을 너무 빨리 쉬거나 너무 깊이 쉬게 된다. 호흡곤란, 가슴이 답답함, 질식감 등이 나타난다. 그 결과 어지러움, 머리가 무거움, 손발의 저린 감각, 다리에 힘이 없음, 가슴이 두근거림, 가슴이 당기거나 아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다음으로는 생리현상이 있다. 이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교감신경계의 모든 부분이 반응하게 됨에 따라 모든 증상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시에 나타난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심장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심장박동수와 강도의 증가, 혈류의 변화로 피부·손발이 차갑고 저리거나 따끔거리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기도 하고 땀을 많이 흘린다.
또한 입마름·구토·거북함·변비·통증·떨림·눈동자커짐·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응급반응은 전반적으로 대사를 활성화하여 환경에 대한 예민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쉽게 피로해지고 힘이 없어진다.
이어 사고 증상은 극도의 공포와 죽음에 이를 것 같은 절박한 느낌이다. 보통 환자들은 이런 공포의 원인을 알지 못하고 혼돈스러워하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빈맥(빠른 맥박), 심계항진, 호흡곤란, 발한과 같은 신체 증상(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개 발작은 20~30분 지속되고 1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고증상은 행동증상에 영향을 끼치는데 행동증상이란 공황장애로 인한 불안 사고로 평상시 생활패턴에 변화가 오는 것을 말한다. 예기 불안이 또 다른 주요 증상인데 한 번 발작을 경험하게 되면 다음 발작이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불안해하는 것을 말한다.
공황발작 시 심장과 호흡문제와 관련된 신체증상이 나타나면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다섯에 한 명 정도는 공황발작 시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공황장애 환자의 절반 정도는 광장공포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질환은 엘리베이터, 터널, 지하철, 광장 등 자신이 남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장소를 두려워하는 증상이다.
번잡한 거리, 번잡한 가게, 밀폐된 공간(터널, 다리, 승강기), 밀폐된 차량(지하철, 버스, 비행기)에 가거나 이용하는 것은 반드시 친구나 가족과 동반하려 한다. 심한 경우엔 아예 집을 나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공황장애
치료할 수 있나?

공황장애는 대체로 청소년기 후기나 초기 성인기에 시작된다. 병의 경과가 다양하기는 하나 만성적인 경향을 가지는 경우가 흔하다. 대체로 30~40%는 증상이 없어지고, 약 절반은 증상이 있으나 가벼워 생활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고, 10~20%는 증상이 계속 심하다.
공황발작의 정도나 빈도는 다양한데 하루에 수 차례 발생할 수도 있고 한 달에 1회 이하로 발생할 수도 있다. 우울장애 같은 타 정신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러한 경우 타 질환이 전반적인 경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황장애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20대 중반에 공황장애가 발병하더라고 대부분 심장내과 등을 찾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 사례가 많다”며 “이로 인해 뒤늦게 공황장애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술과 담배, 카페인 음료 등은 공황장애에 취약한 사람에게 공황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니 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흡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요가나 명상 등 이완요법을 연습하는 것도 공황장애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황장애는 조기진단을 받으면 비교적 치료가 잘되는 병이다. 치료는 공황발작 자체를 막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가 사소한 신체감각을 파멸이나 죽음과 같은 파국적 상황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을 교정하는 것과 공황발작이 일어나도 시간이 지나 없어지면 실질적으로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아님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이완요법, 호흡훈련, 실제상황에의 노출 등이 활용된다.
약물치료로는 대표적으로 항우울제 약물과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항 불안제 약물이 있고, 필요에 따라 다른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 치료로 인한 증상 호전이 나타나려면 일반적으로 8~12개월 약물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이선구 교수는 “공황장애에서 경험하는 신체증상들은 교감신경이 과활성 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평소 술, 담배와 카페인 음료를 멀리하고 호흡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면 공황장애 증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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