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vs신영자…딸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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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경쟁 갈수록 치열

롯데면세점, 제주도에 신라면세점 5분 거리에 입점 예정
제주 관세청 “복수 사업 허가 안돼…기존 롯데면세점 폐점해야 가능”
롯데와 신라간 경쟁 불가피…해외에서 맞붙어
면세점 사업 확장 두고 재벌가 딸들 신경전 가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사장이 이끄는 롯데면세점이 제주 신라면세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라면세점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관여하고 있어 두 면세점간의 치열한 경쟁은 세간의 이슈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두 그룹은 해외까지 손을 뻗쳐 경쟁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롯데면세점의 제주도 입점은 두 그룹간의 심심찮은 자존심 대결로 보여 진다. 면세점 사업에서는 롯데가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제주지역에서는 신라가 눈에 띠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미 제주도에 작은 규모의 면세점을 두고 있어 관세청으로부터 사업권을 획득하는데 약간의 걸림돌이 작용, 향후 이 갈등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업계일각에서는 롯데면세점이 내년 제주시 연동에 자리 잡을 롯데시티호텔제주에 면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제주도서 전면승부

제주시청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건축 공동위원회에서 숙박시설 및 면세점 등으로 건축물 용도를 정한 도시관리계획안의 심의를 통과, 작년 6월 제주시청에서 최종 건설 승인을 받았다.
호텔 내 1~3층으로 연면적 8000㎡로 들어설 예정이라고 알려진 이 면세점은 공항입구의 길목에 자리 잡는다.
또한 신라면세점의 위치와 이번에 들어설 롯데면세점의 거리는 불과 직선거리 700여m에 불과하며 차량으로 움직이면 대략 5분 정도 걸려 기존 신라면세점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풀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 면세점이 40%를 넘기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는 2010년 6위를, 지난해 5위로 등극했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국내 2위, 세계 시장에서는 10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제주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제주도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은 규모면에서 신라면세점에 뒤쳐져 제주도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신라가 월등히 높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제주에 시내면세점과 제주국제공항 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관세청으로부터 면세점 사업 특허권을 받아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관계자는 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사업자에게 추가로 복수 사업 허가를 내줄 계획이 없다”면서 “신규 사업을 할 경우 기존 매장을 폐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롯데 쫒는 신라면세점

한편 이부진 사장이 본격적으로 신라면세점 사업에 관여하기 시작하자 신라면세점이 롯데면세점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이부진 사장과 신영자 사장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2009년 애경그룹의 AK글로벌 면세점 인수를 두고 경쟁은 치열해 졌다. 롯데면세점이 AK면세점을 인수하는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제동을 걸고 들어왔다.
당시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당시 요구한 ‘동일인 중복 낙찰 및 복수사업권 취득 불허’ 방침 등과 배치 된다”며 이의를 제기, 법원에는 “롯데가 인수가 AK면세점이 공항 내 영업을 못 하도록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롯데면세점의 승리로 AK글로벌 면세점 인수를 승인 받으면서 두 그룹간의 갈등은 신영자 사장의 승리로 끝이났다.
이어 지난 2010년에는 루이비통을 두고 서로 다툼이 일었다. 2010년 4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모헤 헤네시(LVMH)그룹 회장이 방한해 로이비통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유치를 두고 두 딸들의 자존심 대결이 이뤄졌다.
결과는 이부진 사장이 세계 최초로 공항에 입점하는 루이비통 면세점 매장을 유치하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를 계기로 이부진 사장은 삼성그룹 내 후계 경영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했다는 평이 이뤄졌다.
또한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권 입찰을 놓고 두 딸들이 제3차전을 벌였다. 지난해 3월 한국공항공사는 A구역(화장품, 향수)과 B구역(주류, 담배)으로 나눠 실시한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내 면세점 입찰이 진행했다. 이에 A구역은 신라면세점이, B구역은 롯데면세점이 각각 운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김포공항 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이같은 변화는 이부진 사장의 힘이 어느 정도 커진 것인지 알 수 있게 한다.

해외시장
누가 잡을까?

두 사장의 경쟁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먼저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한 곳은 롯데 면세점이다. 지난 7월 신영자 사장은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일면 자카르타공항)과 면세점 운영 계약을 체결, 연재에 롯데면세점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점을 개장했다.
롯데면세점은 약 900㎡(270평)로 브랜드 부티크를 운영하며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 등 전 품목을 취급한다.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은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이용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공항으로 롯데면세점의 입점은 큰 의미를 갖는다.
한편 지난해 11월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의 면세사업권자 입찰에 참여했고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두 그룹이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사장도 신영자 사장에 맞서 해외 시장을 넘보며 면세점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LA국제공항 측은 그동안 면세점을 운영하던 DFS가 올해 말로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새운영자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이 공항의 상업용 공간은 톰 브래들리(Tom Bradley) 터미널을 비롯, 9개의 터미널로 구성돼 전체 면적은 약 3716㎡이다.
입찰에는 DFS그룹, 듀프리(DUFRY)그룹, 듀티 프리 어메리카(Duty Free Americas), 뉘앙스 그룹(The Nuance Group), 트래블 리테일 USA(Travel Retail USA) 등 유수의 면세점 사업자 8곳이 참가했다.
사업자로 선정시 내년 1월부터 10년간 주류와 담배, 화장품, 토산물, 고가 브랜드 제품 등 전 영역에서 LA국제공항 내 모든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개별 계약에 따라 3년 까지 연장 가능하다. 미국 내 아시아인이 가장 많이 찾기로 잘 알려진 이 공항은 작년 이용자가 813만 명, 면세점 매출액은 1억17514만 달러를 기록했다.
LA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은 면세점 시장 판도를 뒤집을 만큼 큰 건으로 승리의 여신이 누굴 향해 웃어줄지 입찰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수연 기자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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