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이후 정치권 요동
4·11 총선 이후 정치권 요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선정국 돌입 제3세력 등장하나

안철수, 여야 이념대립 비판하며 독자 목소리
안철수, 중도층 기반 ‘제3의 선택’ 모색 가능성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직 사퇴 대선 행보 본격화
‘안철수-정운찬’ 연대설 솔솔…정치권 촉각 세워

4·11 총선을 앞두고 영·호남 지역 강연에 나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다시금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시민들을 향해 '총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일련의 행보는 앞으로 있을 대선을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성정당에 대해 모두 '구체제'로 몰아가는 듯한 언급이 나오며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불거졌던 ‘안철수 신당’에 대한 모습이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이야기도 흘러가오고 있다.


안 원장은 강연에서 대선과 관련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나의 모든 선택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맞춰왔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주위에서 제3당 창당을 제안했으나 그랬더라면 헛걸음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내 개인이 사회발전의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 이상의 해석을 하지 말아 달라. 그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정한 진영논리 기대지 않을 것

안 원장이 동서를 누비며 강조한 연설의 내용을 보면 자신이 몸담은 진영의 논리와 정파적 이익에 빠진 사람보다는 국익과 국민을 생각하는 후보를 택하라는 것이다. 그는 정치참여와 관련 “참여한다면 특정 진영 논리에 휩쓸려 공동체 가치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을 통해 시사했던 점들과 동일선상에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제가 참여하게 된다면 특정한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여기다  민주통합당 인재근, 송호창 후보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도 정치권에 새롭게 유입된 참신한 인물들을 지원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는 측면도 있다.
안 원장은 광주 대구 강연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진보이념이 해결하느냐, 보수가 해결하느냐. 한쪽에서 의견을 내면 다른 쪽이 자동으로 반대하는 그런 이념과 논쟁은 필요 없다”며 “균형의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산업화 관점이나 민주화 관점만으로 바라보는 게 구체제”라고 여야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총선 이후 그가 여야나 진보·보수를 떠나 중도층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제3의 길을 통한 대선 행보를 모색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는

안 원장은 적극적 투표 참여가 필요한 이유를 '이익집단의 득세'로 설명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전체에서 직접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곳인데 이 지역에서 TV를 통한 투표 광고가 이뤄진다"면서 "돈을 가진 이익단체가 많이 광고하므로 의사결정을 위한 대부분의 투표 결과는 소수 집단이 바라는 대로 나온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강연의 장소와 주제, 시점 등을 통해 안 원장의 정치 행보가 뚜렷해 졌다고 파악하고 있다. 일련의 강연이 서울대 강연에서 "앞으로 계속 이런 자리를 갖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 행보로, 강연 주제와 장소, 시기 모두 안 원장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바로 앞두고 강연 장소로 방문하는 광주와 대구는 각각 여야로써는 불패신화를 이어간 곳이기도 하다. 단적으로 여야의 텃밭을 연이어 방문해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의 정치적 외연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청춘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데 주력했던 강연 주제 역시 정치적인 색채가 강해졌다. 강연 주제도 각각 '광주의 미래, 청년의 미래',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로 평소 안 원장이 관심을 가져온 경제민주화와 복지 및 일자리 문제다.

대선 행보 시작

두 강연 모두 자신의 최대 지지층인 청년층이 대상으로 총선을 앞두고 이들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만한 자신만의 정치경제적 해법을 제시했다.
안 원장은 이와 관련 "60년대부터 우리 경제는 남의 것을 모방하는 '추격자'였고 오로지 성공 가능성 있는 것에만 전력질주했다. 동료기업인들은 실패한 기업을 끌고 갈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밟고 가야 성공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전환됐다. 90%를 실패하고 10%만 성공해도 대단한 것이다. 때문에 실패를 사회적 자산으로 삼아 기업인들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자신의 경제철학을 설파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총선 이후 5~6월쯤 에세이집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원고작성이 모두 마감돼 윤곽을 드러낼 마지막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대선 행보가 이제 본격화 됐다"며 "민간인 사찰 문제처럼 정치권이 소용돌이 칠 때마다 안 원장은 호출돼 대선 때까지 민심을 뒤흔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안 원장과 함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도 정치권의 또다른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월29일 1년 3개월여 만에 위원장직을 사퇴해 ‘대권 행보’에 첫 단추를 꿴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운찬의 연대 대상자는 누구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이 자리를 지키는 게 의미가 없으며 동반성장에 대한 대통령과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지금 사퇴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말을 아꼈던 정치참여에 대한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지만 대권 도전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대권 참여를 기성 사실화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 정 위원장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고, 특히 정 위원장은 4·11 총선을 앞두고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와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에게 수차례에 걸쳐 권유를 받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극화에 따른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며 “국민의 삶으로 걸어들어가 부자와 가난한 자, 수도권과 지역, 남과 북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사회 발전을 위해 무슨 역할이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치 대권후보들의 사자후를 연상케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정 위원장이 어느 정파와 연대해 대선에 도전할 지도 관심사항으로 부상했다.
이에대해 박세일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대선은 총선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니까 정 위원장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의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아 정 위원장이 안 원장과 연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 원장과 함께 정치권주변에서 정치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며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김낙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