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블러' 日 8개도시 앙코르공연
드라마, 영화, 가요에 이어 21세기 문화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뮤지컬까지 한류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2002년에 이어 최근 일본 도쿄 후생연금회관에서 두 번째로 막이 오른 뮤지컬 ‘갬블러’(제작 신시뮤지컬컴퍼니·사진)가 일본인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6시쯤. 공연시작 30분을 앞두고 도쿄 후생연금회관 내 대극장에는 한국 뮤지컬 ‘갬블러’를 보러 온 일본 관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총 2062석의 공연장은 가득 찼다. 관객 대부분은 40∼50대 여성들로, 이들이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만들었던 주역들이다.
막이 오르고 카지노 보스 역할을 맡은 허준호가 무대에 나타났다. “각꼬이이∼”(멋있다). 허준호의 노래가 시작되자 일본 관객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에 보답하듯 허준호도 “손님 여러분, 우리 바그다드 카지노에 잘 오셨습니다”라는 첫 대사를 능숙한 일본어로 선보였다. 허준호는 이날 힘찬 몸짓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무대를 압도해 나갔다. 이건명, 정선아 등 다른 출연자들도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일본 관객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1막이 끝난 후 만난 한 관객은 “한국어로 진행되는 공연이지만 배우들의 열연 덕에 뮤지컬에 몰입하는 데 전혀 불편을 느낄 수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준호는 이미 일본에서 준 한류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실미도’가 개봉된 데 이어 NHK에서 현재 ‘올인’을 방영하고 있기 때문. 이날 딸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호타 히로미(52·여)씨는 “‘올인’을 보고 허준호에게 반해 뮤지컬을 보러 왔다”며 “뮤지컬을 태어나서 처음 봤지만 허준호의 넘치는 카리스마 연기 덕에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몇몇 열성 ‘아줌마’ 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 공연팀의 뒤풀이 장소에까지 찾아와 출연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갬블러’는 유럽 한 도시의 ‘바그다드 카지노’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순진한 젊은이가 카지노의 아름다운 쇼걸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도박에 뛰어들어 결국 파멸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다음달 10일까지 도쿄를 비롯한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8개 도시에서 총 27회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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