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 넘어 막말까지 ‘막장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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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재산다툼 둘러싼 감정싸움에 세간의 비판 목소리 커져

▲ 막말논란의 주인공 <이건희> 삼성 회장

삼성家 형제들의 소송전이 감정싸움을 넘어 ‘막말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맹희씨가 ‘건희’라는 표현을 하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 회장은 이씨를 향해 “그 양반은 우리집에서 퇴출됐다”며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또 이 회장은 이번 재산분할 소송전에 참가한 누나 이숙희씨를 향해서도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막말’,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삼성가의 재산싸움이 어떻게 끝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월, 이맹희(81)씨가 이건희 삼성 회장(70)을 상대로 주식인도 소송을 냈다. 이씨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소송장을 통해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명의신탁을 해지한다는 이유로 이 회장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 1억원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도 삼성생명보험 주식 100주와 1억원도 청구 했다.

“선대에 마무리 된 사안”

이 씨는 또 소장에서 “삼성생명 주식 3244만 8000주는 선대회장이 생전에 제3자들 명의로 신탁해 소유하던 재산으로 상속인들에게 법정 상속분대로 상속됐는데도 이건희 회장이 명의신탁 사실을 다른 상속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2008년 12월31일 명의신탁 해지를 이유로 자신의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법정상속분(189분의 48)에 해당하는 824만주와 이익배당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77)도 가세해 이 회장으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찾겠다며 소송전에 참여했다. 여기에 전 새한미디어 사장이었던 이재찬씨의 유가족도 삼성 이 회장을 상대로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한 푼도 내 줄 생각이 없을뿐더러 이미 선대(이병철 회장)에 이 문제는 마무리 된 사안이었다”며 “삼성이 너무 크다보니 욕심이 나는 것”이라며 형제들이 걸어 온 소송에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장남 이맹희씨와 삼남 이건희 회장의 아버지는 삼성그룹의 전신인 작고한 호암 이병철 회장이다. 그는 첫째 부인 박두을씨와의 사이에서 3남 5녀를 낳았다. 작고한 이 회장은 1931년에 장남 이맹희를 낳았고, 33년에는 차남 이창희를, 42년에는 삼남 이건희를 낳았다.

이 회장은 세 아들 중 삼남인 이건희를 기업 후계자로 내세워 삼성가의 명실상부한 황태자로 등극시켰고,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세 아들 중 삼남 건희가 삼성에 대한 애착이 유독 강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삼성가 경영승계 과정은

이 회장의 자서전 ‘호암자전’에서는 “내가 한 한 평생을 바쳐 이룩한 삼성을 누구에게 어떻게 계승시킬 것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많은 고려(苦慮)를 거듭했다. (중략) 삼성을 옳게 계승시키는 일은 삼성을 지금까지 키워온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 이에 대한 원모심려(遠謀深慮)는 촌시(寸時)도 나의 뇌리를 떠난 일이 없다. (중략) 맨처음에는 주위의 권고도 있고 또 본인의 희망도 있어서 장남 맹희에게 경영을 맡겨보았다. 그랬더니 좋은 업적이 안 나오고 본인도 스스로 정상의 자리를 단념하면서 유능한 경영자를 찾아야겠다는 것을 자청했다”고 서술되어 있다.

호암자전과는 다르게 세간에서는 장남 이씨는 1966년 한국 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차남 이창희씨는 69년도 청와대 투서 사건을 통해 이미 아버지인 이병철의 눈 밖에 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삼남 이건희 회장에 대해 ‘호암자전’에서는 “처음에는 <매스컴>을 맡기기로 하고 <매스컴> 경영의 기복에 대비해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몇 개의 회사를 <매스컴>에 붙일 생각을 했었다. (중략) 삼남 자신도 통합경영에 뜻을 두고 성의껏 노력하고 있으므로 삼성의 경영을 삼남에게 계승시키기로 했다”고 서술되어 있고, 실제로 작고한 이 회장은 장남과 차남보다는 삼남의 기업 경영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둘러싼, 삼성-LG간 갈등은

이번 소송의 주인공인 이씨와 이건희 회장의 재산 소송 다툼 틈에 작고한 이병철 회장의 차녀 이숙희씨도 가세해 삼성가는 ‘형제의 난’을 벗어나 ‘남매의 난’까지 확대됐다. 숙희씨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의 3남인 구자학 현 아워홈 회장과 1957년 결혼했다. 이후 1969년 삼성이 뒤늦게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자 금성(현 LG)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며 그 파장이 LG가의 사람이 되어버린 숙희씨에게 전달됐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이병철 회장이 숙희씨에게) 그렇게 삼성전자가 경계가 된다면 삼성의 주식은 한 장도 줄 수 없다”고 숙희씨가 삼성 재산을 두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님을 설명했다.

이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핏줄들과의 유산소송에 대해 끝까지 소송한다며 “한 푼도 내 줄 생각이 없으며, 이미 선대 회장 때 분배가 다 되었다. CJ 역시 가지고 있다”며 말했다. 이 회장은 형인 맹희씨를 두고 “30년 전 나를 고소하고 아버지를 형무소에 넣겠다고 그 시절 박정희 대통령에게 고발을 했다”며 “그래서 우리 집에서 퇴출된 양반이다. 그리고 말만 장남이지 한 번도 (이병철 회장) 제사를 지내는 꼴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나인 숙희씨를 두고 “결혼 전에는 아주 애녀였지만 금성(현 LG)로 시집을 가더니 같은 전자 사업을 한다고 시집에서 구박을 많이 받았다. 우리 집에 와서 보통 정신 가지고 부릴 수 없는 떼를 썼다”고 이병철 회장이 상속을 하지 않은 이유를 드러냈다.

이에 앞서 맹희씨는 “삼성가의 장자로서 삼성이 더욱 잘되길 바랐는데 최근에 건희가 한 어린애 같은 발언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며 “앞으로 삼성을 누가 끌고 나갈건지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며 “한 푼도 안 주겠다는, 그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한 결과다”라 주장했다. 아울러 본인은 삼성을 노리고 이런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며, 진실을 밝혀서 잘 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자신의 주된 목적임을 시사했다.

누나인 이숙희씨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라는 발언은 형과 누나인 우리를 상대로 한 막말 수준이라 할 수 밖에 없다”고 분개했다. 숙희씨는 이 회장이 재산분배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 푼도 상속재산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이번에 문제된 차명주식의 존재도 몰랐기 때문에 차명주식에 대해 일체 합의해준 바가 없다”고 발언했다.

또한 “선대회장 때 다 분배됐다는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며 “이 회장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이번 발언과 달리 지난 해 상속인들간에 합의가 있었다는 허위 내용에 도장을 찍으라고 강요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숙희씨는 ‘25년간 이 회장이 은닉하고 있던 내 재산을 되찾으려는 것’임을 세간을 향해 강조했다.

이 회장은 맹희씨와 숙희씨가 낸 소송에 대해 소송내용 일체를 부인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이재찬씨 유가족이 낸 소송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미행 의혹도 불거져

한편 지난 4월 9일, 이재현 CJ 회장에 대한 삼성직원의 미행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삼성 직원 5명에 대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직원 5명은 삼성물산 감사팀 4명과 삼성전자 감사팀 1명이다.

이들은 2인 1조 형태로 렌터카와 회사 법인 차량을 이용해 이 회장을 미행했으며, 세운상가에서 중국인 명의의 선불폰 5개를 개통해 이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삼성물산과 이들의 자택을 수사할 수 있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끝내 윗선 개입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삼성측이 이 회재현 회장을 장충동 자택 인근 등에서 미행해왔다고 주장하며 피고소인을 복수의 성명불상자로 작성한 고소장을 지난 2월 23일 경찰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이재현 회장에 대한 미행 시점이 “지난 1월 14일 이 회장의 아버지 맹희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작고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상속 재산 일부를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직후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누리꾼들 반응은

유산을 둘러싸고 삼성가 형제들이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주고 받으며 싸움을 벌이자 누리꾼들은 “또 하나의 가족을 외친 이유를 알겠군요”라며 두 사람을 향해 비아냥거렸다.

 맹희씨가 이 회장을 ‘건희’라 부른 것에 대해 이 회장은 “그 양반은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라고 할 생대가 아니다.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다”라며 발언한 것에 대해 어떤 누리꾼은 “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보아라. 누구에게서 받았는지 모양조차 같구나. 한 젖 먹고 자랐니 딴 마음 먹지 마라” 라는 삼강오륜 장유유서의 한 구절로 일침을 놓았다. 또한 “형이 동생에게 건희라고 하지 그럼 뭐라 할래? 이 회장님, 이렇게 불러야 하나?” “그들 형제간의 다툼은 나라 망신이다”라며 두 사람을 모두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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