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각·매입 시기에 “이상하다” 눈총
지분변동에 따른 배당수익도 무시 못해
LS그룹(이하 LS) 오너일가의 지분변동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LS 2~3세들은 비상장 계열사인 파운텍과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이하 LS글로벌)의 지분을 일괄 매각했다. 두 곳은 LS의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로 사례로 지목되는 계열사들이다. 당시 LS 측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오해를 없애기 위해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오너일가 2~3세들이 지주사 및 주력계열사의 지분을 잇달아 매입하는 것이 포착되면서 ‘편법증여’ 의혹이 일었다. 여전히 LS 오너일가의 지분변동 흐름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LS 오너일가의 지분변동 흐름을 짚어봤다.

오너일가 지분
전량 ‘매각’
먼저, LS전선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일남 구자홍 LS그룹 회장(8.58%), 이남 구자엽 LS산전 회장(4.29%), 삼남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4.29%)과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일남 구자열 LS전선 회장(7.35%), 이남 구자용 E1 회장(4.9%) 그리고 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부사장(10.62%) 등의 파운텍 보유주식을 매입했다. 이로 인해 파운텍은 LS전선의 100% 자회사가 됐으며, 당시 LS 오너일가 2세들은 총 167억3056만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LS글로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S는 구자홍 회장의 외아들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털 대표(4.9%), 구자명 회장의 외아들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이사(4.9%), 구자열 회장의 외아들 구동휘씨(7.35%), 구자용 회장의 장녀 구희나씨(4.9%),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의 차녀 구소희씨(4.9%)의 LS글로벌 보유주식을 인수했다. 또 LS전선의 보유지분까지 전량매입하면서 LS글로벌은 ㈜LS의 100% 자회사가 됐으며, 3세들은 총 65억2729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처럼 LS전선과 ㈜LS가 인수한 지분이 그룹 2~3세들의 보유주식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너일가가 매각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쏟아졌다. 그간 파운텍과 LS글로벌이 LS의 ‘일감 몰아주기’ 대표 사례로 지목돼왔기 때문.
실제로 파운텍은 ▲2008년 83% (총매출 704억원, 계열사거래 583억원) ▲2009년 84% (789억원, 660억원) ▲2010년 82% (888억원, 725억원) ▲2011년 85% (803억원, 941억원), LS글로벌은 ▲2008년 73% (5644억원, 4117억원) ▲2009년 89% (5461억원, 4835억원) ▲2010년 85% (7767억원, 6603억원) ▲2011년 99% (5988억원, 5961억원)의 매우 높은 내부 거래율을 보였다. 이에 파운텍과 LS글로벌의 내부 거래율을 높여 회사를 키운 뒤 2~3세들이 지분을 매각한 과정에서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1월부터 실시된 일명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LS가 선수를 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두 곳의 내부거래 비율이 30%를 초과할 뿐만 아니라 당시 대주주 구자은 부사장, 구동휘씨 등이 파운텍과 LS글로벌에서 3%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과세 적용대상이었다는 게 그 이유다.
이어진 지분매입
LS 관계자는 “이미 끝난 일인데 또다시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지분매각 이후 LS가의 지분변동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편법증여’ 의혹도 나오고 있다. 먼저 ㈜LS 지분변동 현황이다. 지난해 11월 10일 구자홍 회장은 자신의 주식 2만2490주를 자신의 동생인 구자엽 회장과 그의 아들 구본규 LS산전 차장에게 각각 1만2490주, 1만주를 매도했다.
이어 11월 17일에는 구지희씨가 자신의 동생인 구자은 부사장과 언니인 구은정 태은물류 대표에게 각각 2000주와 6000주를 매도, ㈜LS와의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1월 24일에는 구자균 부회장이 딸 구소희씨에게 5760주를 넘겼다.
12월 20일에는 주식변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구자홍 회장은 구본웅 대표에게 1만9600주를, 구자엽 회장은 장녀 구은희씨에게 1만9600주를, 구자철 회장은 장녀 구원희씨에게 2만100주를 각각 증여했다. 이어 29일에는 故 구두회 회장의 1240주를 장녀인 구은정 대표가 상속, 구은정 대표의 LS 주식은 24만8180주를 기록했다.
다음은 계열사 지분변동 현황이다. 11월 24일 구소희씨는 구자균 부회장의 E1 주식 4000주를 매입했고, 구태회 명예회장의 막내아들 구자철 한성 회장은 11월 17~18일 양일간 형들인 구자홍, 구자엽, 구자명 회장의 가온전선 보유주식 9만9970주를 넘겨받아 총 11만3357주(2.72%)를 달성했다. 또 18일 구자철 회장은 구자엽, 구자명 회장의 예스코 주식 총 3만6640주도 추가 매입해 13만500주(2.18%)를 보유하게 됐다.
구자홍 회장은 5명의 외사촌(이미영, 이상현, 이대현, 이지현, 이재우)들에게 11월 22일에는 가온전선 주식 2만400주를, 12월 20일에는 예스코 보유주식 3만9040주를 분할 증여했다. 특히 이미영씨, 이재우씨, 이지현씨는 구자홍 회장의 누나인 구근희씨로부터 총 1만4900주의 LS 주식을 수증하기도 했다. 29일에는 구은정 대표가 LS 때와 마찬가지로 故 구두회 회장의 예스코 지분 2만4390주를 상속받았다.
이처럼 그룹 2~3세가 파운텍과 LS글로벌의 지분을 전량매각한 뒤 연쇄적으로 지주사 및 주력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면서 ‘편법증여’ 의혹이 제기됐다. 출자와 매각을 통해 이익을 얻은 뒤 지주사 및 주력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해 재산을 나눠 갖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오너일가 2세들이 자녀들에게 지주사 및 주력계열사 지분을 증여한 것도 몇 차례 확인되면서 논란은 가중된 상태다.
배당수익 ‘관심’
현재 LS가의 지분변동은 그룹 3세들에게 ㈜LS, 예스코, 가온전선의 주식이 증여되고 있으며, 구자철 회장에게 예스코, 가온전선의 주식이 매각되는 흐름을 취하고 있다. 이에 항간에는 이 움직임이 그룹 내 경영구도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LS 관계자는 “이 또한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번에 주식을 추가 매입 및 수증한 오너일가가 얻을 배당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LS는 지난 10년간 주당 현금배당금을 1000원 수준으로 유지해왔고, 2011년에 1250원을 기록했다.
이번 연도에 주당 100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룹 2~3세들이 추가 획득하는 이익은 구자엽 회장 1천249만원, 구본규 차장 1천만원, 구자은 부사장 200만원, 구은정 대표 724만원, 구소희씨 576만원, 구본웅 대표 1천960만원, 구은희씨 1천960만원, 구원희씨 2천10만원이다.
가온전선은 지난 3년간 실시한 500원의 현금배당 추세대로 실시한다면 구자철 회장이 4천996만원의 추가 이득을 얻고, 구자홍 회장의 5명의 외사촌들이 증여로 인해 총 1천20만원의 배당금을 가져간다.
또 지난 8년간 1250원, 2011년 1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예스코의 경우, 이번 연도에 주당 125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가정할 때 구자철 회장은 4천580만원, 구은정 대표는 3천49만원의 이익을 추가획득하며, 구자홍 회장의 5명의 외사촌들은 총 4천880만원의 이익을 새로 얻는다.
LS가 계열사 지분 매각과 매입을 두고 불거진 ‘편법증여’ 의혹 및 각가지 논란을 어떻게 불식시켜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미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