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공포에 따른 대형마트의 두 번째 의무휴업이 시행된 5월 둘째주 일요일인 13일, 대형마트 강제휴무에 따른 재래시장의 반사이익은 없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뚝도시장(서울시 성동구 성수2가 1동)은 화창한 날씨임에도 비가 내리던 의무휴업 시행 첫날인 지난 4월 22일 다른 재래시장 보다도 더 한산했다.
서울시 성동구는 대형마트 및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 관련 조례의 첫 시행에 들어간 곳이다.
바로 인근에 이마트 성수점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성수점이 위치해 있는 뚝도시장은 의무휴업에 따른 큰 반사이익이 기대된 재래시장이다.
그러나 소매상을 살리자는 의무 휴업 취지가 무색하게 상가 절반은 문을 닫은 모습이었다. 뚝도시장의 맛집으로 소문난 족발, 곱창, 설렁탕집 등은 주말이었지만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시장 골목을 지나는 손님은 가끔씩 눈에 띄며 텅비었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였다. 약 20m 길이 골목에는 1~2명만 눈에 띌 뿐이었다.
재래시장마다 가장 북적되는 야채상가는 문을 열긴 했지만 수차례 시장 골목을 지날 동안 단 한명의 손님도 눈에 띄지 않았다.
뚝도시장내 그릇도매상가 광상회의 주인 A씨(50대·여)는 인근 이마트가 쉰다는 데 손님 좀 늘었느냐는 질문에 "어제 다 마트에서 사갔다고 하던데…"라며 "시장옆에 있는 뚝섬쇼핑센터랑 모닝센터만 잘 된다더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건어물과 함께 신선식품도 판매하는 우리건어물 상회 주인 B씨(50대·여)는 같은 질문에 "아직은 모르겠다"며 "대형마트 갔다 문닫았다고 해서 온 손님한테 오전에 닭 한마리 팔았다"고 말했다.
비빔국수집 주인 D씨(50대·여)는 "대형마트가 문을 쉰다고 하는 첫날이기에 문을 열어봤다"고 했지만 이날 점심 때 국수집을 찾은 손님들은 시장내 상인 5명이 전부였다.
재래시장인 뚝도시장이 의무휴업에 따른 별 혜택을 보지 못한 사이 인근 개인 슈퍼마켓과 휴무 대형마트의 토요일 매출은 크게 늘었다.
뚝도시장 입구 개인 슈퍼마켓인 뚝섬쇼핑센터에 가보니 이른 시간인데도 두개 계산대에는 손님3~4명씩이 줄을 서 있었다. 이마트 성수점의 토요일 매출도 전주 대비 15~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상인들의 기대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뚝도시장 골목에서 가장 큰 규모 상점인 쌍방울 트라이 매장 직원 C씨(30대·남)는 대형마트 휴무와 관련된 질문에 "큰 기대 안한다"며 "오늘 처음 대형마트가 쉬는 데 장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밥짓는 데 숭늉 달라는 격이다. 기다려 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한여름 소비자들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인근 슈퍼마켓을 놔두고 이곳을 찾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놀이시설과 노약자가 쉴 수 있는 의자, 화장실 등 온갖 편의시설이 설치돼 가족의 주말 놀이터 기능을 해온 대형마트 역할을 재래시장이 해주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뚝도 시장 바로 인근 이마트 성수점은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의무휴업 첫날과 달리 큰 혼선은 없었다.
성수점 앞에는 이마트 직원이 나와 인근 이마트 건대입구점으로 가면 된다는 안내를 하고 있었다. 이마트 건대입구점이 위치한 광진구는 의무휴업을 시행하지 않는 자치구다.
한편 이번 주말 빅3 대형마트와 SSM 휴무 점포는 조례 시행 자치단체가 늘어 지난주 전체 30% 수준에서 40% 수준으로 확대됐다.
대형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마트의 전국 367개 점포 중 41%에 달하는 152개점이 문을 닫았다. 지난달 넷째 일요일(4/22) 의무휴업 점포 115개 점보다 37개 점이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지역 19개점 등 빅3 대형마트 46개 점이 일제히 휴무에 들어갔으며,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 에브리데이, 롯데슈퍼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총 1069개 점의 41%인 442개점이 문을 닫았다.
지난달 의무휴업때보다 97개점이 더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