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국민소송인단이 MBC와 PD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일반 시청자에 해당하고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지칭 내지 특정되거나 이 방송과 직접적 이해관계나 개별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므로 방송으로 인해 인격권이나 재산권이 위법하게 침해됐다고 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방송은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방송보도로 인해 일반 시청자에게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는지 여부와 고통의 정도는 시청자의 가치관 내지 세계관 등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ㆍ임의적일 수밖에 없다”며 “일반 시청자의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방송보도를 한 이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다면 방송의 자유를 훼손하고 자유로운 의견이나 여론 형성에 필수적인 방송의 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MBC 'PD수첩' 프로그램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을 했다. 방송에서는 주저앉은 소(일명 다우너 소) 영상을 내보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저앉은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대사장애, 골절·상처,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문제가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08년 7월16일 이 사건 방송이 공정성과 객관성에 위배된다며 시청자에게 사과할 것을 의결했고, 법원도 2008년 7월31일 정정 및 반론 보도하라는 판결을 내려, MBC는 2008년 8월12일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자 2400여명의 소송인단이 모여 MBC가 각각 100만원씩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건강권,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됐고 촛불집회로 출퇴근시 교통의 불편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가족과 직장 동료 간 의견이 엇갈리며 불화와 갈등이 발생한 점도 소송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1·2심 법원은 모두 원고패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PD수첩이 다소 과장되고 선정적일 수 있으나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송 내용에 부정확한 부분이 있고 다수 시청자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더라도 방송사나 제작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