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지역 공유수면 매립허가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70)씨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관리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이 해당 계좌의 거래내역이 공개되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노건평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의심받고 있는 ‘경남 김해시 폐기물처리업체 영재고철 운영자이자 진영읍 번영회장이기도 한 박영재(57) 씨는 2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억울하다. 나는 죄가 있으면 검찰에 자진해서 나간다. 남의 돈 가진 적 없고, 추호도 그런 일 없다. 내가 그런 잘못을 했으면 여기서 독약을 먹는다”고 밝히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영재고철’의 박석재 씨(영재고철 실소유주인 박영재 씨의 동생)는 S자원, H산업 등 거래처와 수백만∼수천만 원대의 돈을 수시로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검찰이 수백억 원의 입출금이 이뤄졌다고 밝힌 계좌에는 이달 19일 현재 805만3916원만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 씨의 ‘비자금 저수지’ 의혹이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과 박영재 씨의 억울함 호소와 거의 일치한다.
특히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은 “자금 추적 과정에서 그동안 나온 금액과는 비교도 안 되는 거액이 오간 의심스러운 계좌가 건평 씨 주변 사람에게서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수사에 자신감을 보였는데, 21일에는 “문제의 계좌를 노 씨와 연관짓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뭉칫돈이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아니고 거래한 자금 흐름이 있었다”고 밝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저의를 의심받게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앞두고 검찰의 이 같은 행동이 ‘여론 떠보기’냐 혹은 노 전 대통령의 3주기 분위기를 가라앉히려고 하는 것이냐에 비난의 화살이 빗발치고 있다.
한편 노건평 씨는 검찰이 언론에 일방적으로 뭉칫돈 사실을 알린 저의를 “정치적인 것”이라고 의심하고, 변호사를 통해 검찰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