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포레스트 힐 허위과장광고 의혹’
한국토지신탁, ‘포레스트 힐 허위과장광고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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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전원주택단지 놓고 입주민과 갈등 깊어져

▲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에 위치한 전원주택단지 <포레스트 힐>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에 위치한 전원주택단지 <포레스트 힐>은 ‘누구나 꿈꾸는 전원도시’라는 슬로건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곳이다. 그러나 현재 <포레스트 힐>은 ‘누구나 꿈꾸는 전원도시’에서 ‘입주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도시’가 돼버렸다.
▲ 전원주택단지 <포레스트 힐>의 모습


▲ <포레스트 힐> 입주민들과 한국토지신탁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 문제의 옹벽

▲ 옹벽 위 아스팔트가 곳곳이 갈라져 있다

옹벽, 불안을 떠받들다

현재 총 81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포레스트 힐>은 ‘한국토지신탁’이 ‘한국토지공사(현 LH)’로부터 시행 위탁받아 2002년 개발과 분양이 이뤄진 곳이다. 입주 당시만 하더라도 누구나 꿈에도 그리던 전원주택에 산다는 부푼 꿈이 존재했던 <포레스트 힐>은 지난 2011년 폭우가 거세게 몰아치던 때부터 입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포레스트 힐>은 산을 깎아 다져 그 상태로 옹벽을 만들어 그 위에 주택을 지었다. 그 어떠한 상황이 발생해도 단단히 주택을 지탱해줘야 하는 옹벽은 길이 380m, 높이 12~13m의 우람함을 자랑했다.
입주민에 따르면, 불안의 시발점은 작년 2011년도 폭우가 심하게 몰아치는 와중에 대형 옹벽 일부가 무너져 내린 데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옹벽이 무너지면서 하수관로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입주민들은 “망가진 하수관로 때문에 주택단지를 관통해 물이 흘러 넘쳐들었다. 그 때문에 주택들을 떠받치고 있는 옹벽위 아스팔트길은 지진을 겪은 것처럼 곳곳이 갈라져 아찔한 틈을 드러냈다”며 “또한 주택을 떠받들고 있던 옹벽은 비만 내리면 밀려오는 물살을 이기지 못해 도로 방향으로 조금씩 밀려나고 있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계속된 민원에 꿈쩍 않는 한국토지신탁

옹벽이 일부 봉괴되는 사태가 일어나자 입주자들은 한국토지신탁에 민원을 넣어 옹벽 보강공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토지신탁은 이미 입주하고 살고 있는 입주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사를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한국토지신탁의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난 입주자들이 남양주시와 국토해양부에 민원과 내용증명을 수차례 넣어 한국토지신탁을 규탄했다.
입주자들의 계속된 민원에 남양주시는 한국토지신탁에 보강공사를 진행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그제야 한국토지신탁은 서둘러 옹벽 보강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주장.
그 당시 상황을 두고 한 입주자는 “2008년도에 보강공사를 실시 할 당시 한국토지신탁측에서는 우리를 향해 일방적으로 공사 날짜 및 업체선정을 해놓고 통보하듯 우리에게 당장 공사 진행하겠다고 말한 적 있었다” 며 “입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한다는 공사를 입주자들과 단 한 마디의 상의도 없이 본인들 집 마당에 나무 심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라고 말했다.
또한 입주민은 “한국토지신탁에서 보수보강공사 할 때 입주자들에게 하는 말이 ‘원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보강공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이것을 자신들이 서비스 차원에서 해준다’며 생색을 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 10억이 넘게 들어가는 공사를 서비스로 해준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라고 성토했다.
옹벽 보강공사는 2008년도에 한 번 실시하고 난 후 2011년도에 또 한번 진행을 됐었다. 현재 입주자들과 한국토지신탁의 갈등은 2011년도에 실시한 두 번째 보강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일을 두고 한국토지신탁측 한 관계자는 “보강보수공사 시작 할 당시 입주자들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 진행이 됐던 부분”이라며 입주자들의 증언을 일축했다. 또한 “어떤 건축물이든 분양받은 지 3년이 지나면 그 것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자들이 자체적으로 공사 및 보수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며 “이미 지어진 지 3년이 넘은 시점에서 우리가(한국토지신탁)에서 보수보강공사를 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포레스트 힐>을 지을 당시 한국토지신탁은 이곳에 입주 할 입주예정자들을 데리고 땅을 나눠준 상태에서 분양을 시작했었다는 것이 입주자들의 증언이다. 그래서 지금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입주자들은 전부 그 땅의 소유자로 명기되어 있다. <포레스트 힐> 입주자들은 한국토지신탁의 이러한 처사에 “한국토지신탁이 땅이나 팔아먹는 투기꾼들하고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분개했다.

허위과장광고 의혹 왜?

한국토지신탁에서 생색내 듯 보강공사를 끝낸 대형 옹벽이 이번에는 시로부터 허가도 받지 않고 세운 무허가 ‘불법공작물’이라는 의혹도 있다. 이 같은 사실 역시 불안함을 느낀 입주자들이 한국토지신탁측에 ‘정밀안전점검진단’과 ‘개발행위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요구했지만 한국토지신탁측은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신탁측 관계자는 “우리가(한국토지신탁)이 거절을 했다는 부분은 오해다”며 “2008년부터 보강보수 공사와 정밀안전검점을 누차 해왔다”고 말했다. 대형 옹벽이 남양주시로부터 허가도 받지 않고 세워진 ‘불법공작물’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한국토지신탁측은 “2000년 택지개발예정지구에서 개발허가를 받은 것”임을 강조하며 “그 당시 법률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곳이었지만 현행법이 바뀌어 무허가로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불법공작물’이라는 의혹 말고 입주자들의 화를 더 돋운 것은 바로 분양 당시 내걸었던 ‘뉴질랜드산 특수원목 사용’이라는 홍보 광고다. “2003년 부지 조성 후, 단지 분양에 나서면서 한국토지신탁은 주택을 떠받치고 있는 대형 옹벽 등을 뉴질랜드산 특수원목을 사용해 70년 보증의 내구성과 단지의 우아미를 곁들인 외관을 향상시켰다”고 대대적 홍보 마케팅을 했었다는 것이 입주자들의 증언이다.
이에 대해 입주자들은 “굳이 뉴질랜드산 특수 원목을 사용하지 않았어도 그에 준하는 기준을 가진 원목을 사용해 옹벽을 지었어도 우리가 속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는 뉴질랜드산 특수원목에 준하지도 않는 평범한 원목으로 옹벽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뉴질랜드산 특수원목을 사용해 70년 보증의 내구성을 자랑한다고 홍보광고를 낸 것은 분양사기에 속하는 것 아니겠냐”고 분개했다.
하지만 이 일을 두고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이미 10년 전에 진행한 홍보 광고에 대해서 우리는 확인 할 길이 없으며, 또한 담당자들이 여러번 바뀌어서 사실 확인을 하는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대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입주자 한 명은 “한국토지신탁은 매번 그런 식이다. 담당자가 바뀌어, 혹은 서류가 폐기되어 확인할 길이 없다는 식으로 핑계를 대고 빠져 나가기 바쁘다”며 “서류가 폐기되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개인의 기록이 아닌 이상, 기업의 기록은 남아있는 것이 원칙 아닌가”며 말했다.
이처럼 <포레스트 힐>입주자들은 한국토지신탁이 입주자들을 고의로 속였다고 분개하고 있다. 이에 입주자대표회는 하자보수청구 및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신탁측의 관계자는 “우리(한국토지신탁)가 가지고 있는 3필지를 제외한 모든 필지가 지금 입주자들 소유도 되어 있는 마당에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기는 무리가 있다”면서 “그렇지만 입주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그들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 조용히 풀어나겠다”고 말했다.

곤혹스런 남양주시

한국토지신탁과 <포레스트 힐> 입주자들 사이에 남양주시은 곤혹스런 입장이다. 입주자들이 한국토지신탁을 상대로 보수보강공사 민원을 수차례 제기하고 있는 만큼, 남양주시가 중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남양주시가 입주자들의 민원과 탄원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차일피일 결정을 미뤄왔고, 2011년 전면옹벽 보수보강공사를 할 때도 남양주시의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과 <포레스트 힐> 입주자들 사이의 정황과 증거를 토대로 보강보수공사를 실시하도록 했다”며 “보강보수공사비용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제반 문제해결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양주시측은 <포레스트 힐>의 조속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결론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보강보수공사 등 관련 사항들을 원만한 협의로 풀어나갈 것이며, 되도록 입주자들의 의견을 중점적으로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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