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대망론 급부상<실체>
김두관 대망론 급부상<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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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에서 청와대까지…대선 앞으로 고속질주

‘김두관 대망론’이 무르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자서전을 출간하는가 하면 다른 대선주자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고 있다.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김 지사는 또 노무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김두관 대선주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김 지사는 대선후보로서의 경쟁력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 지사는 영남권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호남 민심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이 문제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대선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갈 수 있느냐’가 대선가도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자서전 ‘아래에서부터’출간, 대권행보 본격화
盧 및 다른 유력주자들과 차별성 부각 안간힘
전통적 야권 지지기반인 ‘호남민심 끌어안기’
지지율, 두 자릿수로 올라갈 수 있느냐가 관건


김 지사의 대선출마 움직임이 최근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 지사가 대선후보로서 정치적 발언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국가비전연구소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국가비전포럼’에서, 신분사회를 질타하며 사회적 불평등과 기회 균등에 대한 요구, 강도 높은 교육개혁에 대한 정책 등을 발표했다.

신분사회, 희망 없다

김 지사는 이날 사회적 불평등과 기회 균등과 관련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대는 국가공동체의 과제 해결이 목적이어야 한다. 국립대 학부는 엘리트 교육에서 사회균형발전을 위한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며 “저소득층에서 신입생 50%를 뽑아야 하며, 저소득층 학생에게 절반 등록금을 적용해야 한다. 이는 역차별이 아니라 불공평 시정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 출신 서울대 합격자의 43.6%가 강남 3구 출신으로, 서울대가 사실상 강남 3구를 위한 대학이 되어가고 있다”며 “90년대 중반 이후 20여년 간 개천에서 용이날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현대판 신분사회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에 “학력과 부와 권력이 대물림되는 신분사회에서 서민들에게 희망이 없고 희망이 없는 삶은 살아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며 “우리 사회의 희망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위안이나 위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여권의 강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박 전 위원장이 누리는 권력과 신분은 결국 대물림 받은 측면이 매우 강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이날 다른 주요 대선주자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범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지만 당외에 머물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안 원장은 기업가이자 교수, 의사로 성공하신 분이고 자기의 재산의 반을 재단에 기여할 정도로 잘 살아온 사람이라 젊은이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쪽에 주력하는 것이 맞고 (안 원장과의 연대는) 그 이후에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와 타협, 경험 많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제시한 ‘안철수 원장과의 공동정부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김 지사는 특히 지난 5월 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개혁모임 조찬간담회’에서 안 원장을 겨냥해 “거머리가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서 모내기 한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내가 농사를 지었으면 잘 지었을 것’이라고 한다”며 “그런데도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문 고문과의 차별성도 부각시켰다. 그는 문 고문과 비교해 자신의 강점에 대해 “이장과 군수 등 기층에서 출발했던 것과 대화와 타협의 경험이 많은 게 장점이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또 지지율이 저조한 데 대해서는 “대선후보가 되면 이장 출신 최초, 군수 출신 최초, 전문대 출신 최초의 후보일 것”이라며 "바닥에서 (민심의) 반란이 일어나면 괜찮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정권교체를 할 야당후보의 자질에 대해서는 “정권교체가 힘들어 보이는 만큼 야권은 쇄신 단결해 가장 알맞은 대통령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대정신을 담대하게 충족시킨다면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 지사는 ‘종북 논란’과 야권연대에 대해 “우리가 매우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야권연대를 통합진보당과 민주당의 연대로 볼 수 있지만, 노동, 진보의 가치를 현장에서 실현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농 등 실제 현장에서 뿌리와 힘이 있는 쪽과 함께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날 “강연을 알리는 플랜카드를 보니 ‘김두관 경남지사, 이장에서 청와대까지?’라고 끝에 물음표를 붙여놨는데 이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며 대선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노무현을 넘어’

김 지사의 대선출마를 위한 행보는 자서전 ‘아래에서부터’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뛰어넘어 성공한 서민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우선 8년의 재임기간 중 국민의 10%를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끌어올린 룰라 전 대통령을 정책적 모델로 제시하며 “서민에게 투자하고 서민에게 정책과 제도의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느냐에 있다”며 “‘서민 출신의 성공한 정치인이 펼치는 서민을 위한 정치’가 서민정치가 아니라 ‘서민이 서민의 눈높이에서 서민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가 진짜 서민정치”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책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비주류의 주류’라면 나는 ‘비주류의 비주류’”라며 “주류사회와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나의 약점이자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 대통령에게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임명이라는 혜택을 입었지만 노대통령의 참모나 부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의 차이점 및 노무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지난 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친노는 맞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패밀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상임고문이나 이해찬 당대표 후보는 노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하는 측면에서 친노이고 더 좁히면 그렇게(패밀리) 부를 수 있다”며 “나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정치적 연대를 했는데 나름대로 작은 지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 거라 처음부터 노 대통령과 함께 한 참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의 궤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Beyond 노무현(노무현을 넘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는 것에서 대해서는 “(친노세력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 은) 아니다”라며 “참여정부의 공은 공대로 승계하되 과가 있다면 그것을 뛰어넘는 게 ‘Beyond 노무현’”이라고 밝혔다.

지지율 상승세

이처럼 김 지사가 대선출마와 관련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영남권 대선주자인 김 지사가 ‘호남민심잡기’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호남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으로서, 지난 2002년 광주에서 분 ‘노풍’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던 곳이다. 이에 따라 야권 대선 유력후보들이 ‘호남 민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김 지사의 지지모임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호남권 유력인사들이 김 지사의 ‘대권 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해군수 시절 구성된 단체장 모임인 ‘머슴골’을 비롯해 ‘자치분권연구소’ 등 10여개 모임이 김 지사를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김 지사의 지지율이다. 김 지사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왔다. 지난 4월 12일 모노리서치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김 지사는 1.8%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그런데 최근 김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1일 모노리서치의 조사에서 김 지사는 4.0%의 지지를 얻었고, 5월 14일 발표됐던 한길리서치 조사에선 6%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김 지사의 지지율이 1∼2%에서 5%대로 올라선 것은, 그의 잠재력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민주당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펼쳐지게 되면 여권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인물로 지지율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점도 김 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시기가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김 지사의 가장 큰 약점”이라며 “김 지사가 출마선언 이후 두 자릿수 지지율로 올라설 수 있느냐가 대권 도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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