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생도들로부터 ‘사열’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8일 부인 이순자씨를 비롯한 손녀 등과 함께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에 초청돼 육사를 찾고, 생도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했다.
육사발전기금에서는 이날 500만원 이상 기금을 낸 인사 160명을 초청했고, 여기에 장세동 전 안기부장,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등 5공화국 핵심인사들과 전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육사발전기금 홈페이지는 1000만원 이상의 기부자 명단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육사발전기금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은 1994년 1월부터 1995년 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1회당 100만원씩 모두 1000만원의 기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이 사열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영상은 한 방송국 뉴스에서 보도가 됐고, 관련영상이 트위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돼 시간이 갈수록 논란은 증포되어 갔다.
영상을 접하고 난 후 누리꾼들은 일제히 “현직 대통령만이 사열을 받는 것이 원칙인데 전 전 대통령이 무슨 권한이 있어서 사열을 받았단 말인가?”라며 전 전 대통령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이와 관련해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래의 군 지도자들인 생도들에게 쿠데타 세력들 앞에 사열토록 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박종선 육군사관학교장과 김관진 국방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 편, 전 전 대통령의 사열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겨난 것 같다며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했다.
국방부는 11일 “매주 금요일은 육사 생도들이 퍼레이드 행사를 실시하는 날로 여기에는 일반시민 등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며 “지난 금요일인 8일 퍼레이드 행사에서는 여러 인사들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이 육사발전기금의 초청을 받아 참석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 전 대통령의 사열 행위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5.18관련 단체 및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 관련단체 등은 11일 "육사에서 개최된 육사발전기금 관련 기념행사에 전두환 씨를 비롯한 장세동, 이학봉, 정호용, 김진영, 이원홍, 고명승 씨 등 12.12쿠데타, 5.18광주학살 관련인사들이 참석해 육사생도들의 사열(査閱)을 받은 것은 통탄을 금치 못할 반역사적 행위"라고 이번 사태를 적극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