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강경파-온건파 ‘힘겨루기’
경제민주화, 강경파-온건파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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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권력투쟁, 朴대세론 와르르~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캠프 내에서 향후 외부인사 영입을 비롯한 외연확대 방향을 놓고 내부 세력 간에 팽팽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경제민주화 등 이같은 정책을 둘러싸고 강경파와 온건파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을 정점으로 해 캠프 내 일부 그룹은 최근 이한구 원내대표, 최경환 의원 등 온건파와 경제민주화 방법론에 대해 평행선을 달리며 정책 논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이상돈 전 비상대책위원의 조기 합류도 이뤄지며 박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김종인 VS 이한구, 경제민주화 추진 등 놓고 대립각
“내부 권력 다툼이 일어나면 대세론 와해될 수도” 지적
朴이 누구에게 힘 실어주느냐에 당내 주류 바뀔 수도
일각선 “이슈 선점이라는 긍정적 측면 높다”는 평가도

이들은 몇달 전 비대위에서 함께 활동하며 새누리당의 큰 물줄기를 함께 만드는 역할을 했고, 경제민주화 등 선이 굵은 정책 등에 공조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등장은 무엇보다도 박 전 위원장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젊은 세대, 중간층의 관심을 유도하며 새누리당과 박 전 위원장의 보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 보수 이미지 탈피 한몫

이 전 위원처럼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가 캠프 전면에 서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층을 유입할 수 있는 긍정적 부분이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결국 박 전 의원장으로선 외연 확대를 위해 어느 정도 내부의 권력투쟁 부분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은 갈등이 불거진 이한구 원내대표와는 확실한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이 원내대표가 조갑제 책 들고 나와서 종북 때려잡자 하는데 의외라고 생각했다. 원래 그렇게 생각해도 표면적으로 말하는 게 아닌데”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갈등에 대해선 “대선체제로 들어가면 캠프가 우위에 선다. 후보 뜻대로 굴러가면서 갈등은 해소될 것”이라고도 선을 그었다. 이같은 양측의 모습은 사실 총선 승리를 거치며 당내 주류로 급부상하며 어느 정도 예고된 측면이 있었다.

박 전 위원장은 4.11총선을 거치면서 새누리당을 사실상 완전히 장악했고, 친박계도 확고한 주류로 자리잡았다. 이와중에 문대성, 김형태 당선자 파문을 둘러싼 책임론이 불거진 이후 계파내에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문대성 의원의 논문 표절과 김형태 의원의 성추행 파문이 친박계의 암투설로 확대됐다. 이들을 둘러싼 파문은 한창 무르익던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고 박 전 위원장도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는 후문이다.

주도권 다툼 본격화

이 과정에서 두 당선자들의 공천을 사실상 주도한 친박계 영남 의원들에 대한 책임론과 비난 여론이 당 안팎에서 거세게 일면서 친박계내에 균열조짐이 대두됐다.

이들이 박 전 위원장의 눈과 귀를 막고 여론을 충실히 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심지어 당시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해 박 위원장과의 거리를 둬야 한다는 취지로 쓴소리를 했고, 이는 친박계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높았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 세력 재편에서 다소 입지가 위축된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인 유승민, 이혜훈 의원도 나섰고, 박 전 위원장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최측근들을 겨냥해 여론에 등을 돌리며 무사안일에 젖어있다는 취지로 비난 대열에 나서며 친박계의 분열양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마저 돌게 됐다.

특히 이들은 당시 원내대표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권력지형의 변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까지 합세하며 복잡미묘한 부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전례와 함께 김 전 위원과 이 전 위원의 캠프 영입으로 친박계 내부에선 권력 및 정책 투쟁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유정복, 윤상현, 이학재 의원 등 박 전 위원장 측근 그룹이 캠프 주류로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종인-이상돈 전 비대위원과 함께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국가미래연구원장)가 정책 분야 실세로 대선 메시지를 주도할 계획이어서 이들의 공통분모가 어디까지인지 그에따라 충돌의 여파도 크고작음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론 대두

원내그룹도 현재 두 갈래로 분리된다. 상대적으로 최경환 의원 측인 캠프 주류와 폭넓은 교류를 하는 축과 김 전 비대위원 등 외부영입 그룹으로 나뉠수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이정현 최고위원 등은 최경환 의원과 가깝고 친박 내부에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그룹으로 분류된다. 캠프에서 빠진 유승민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쪽에 한 발 더 가까이 나가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 중진그룹은 박근혜 캠프 좌장을 맡은 홍사덕 전 의원을 중심으로 주로 갈등 중재에 나설 것으로 여겨지며 김용환, 최병렬 당 상임고문도 일정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양측의 접전에 대해 섣불은 샴페인을 터뜨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내부 권력투쟁이 일어나면 박근혜 대세론이 와해될 수도 있다는 박근혜 위기론도 대두되고 있지만, 사실상 이슈 선점이라는 열매를 획득해 긍정적 측면이 높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초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헌상 보수 삭제 논쟁과정에서 일부의 반발과 거센 외풍도 있었지만 오히려 중도적 이미지를 가져와 당의 외연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쟁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는 것을 새누리당의 친박계간의 힘겨루기 개념으로 강조하며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이슈를 주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등 분명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민주당, 경계 눈초리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내에서 '경제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측과 '경제민주화가 뭔지 모르겠다'는 측이 대결하고 있다"며 "집안싸움이라기보다는 친박 내부의 세력다툼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의 다수 의원들이 경제민주화에 동의한다면 먼저 민주당이 7월 국회에 제출할 경제민주화 법안부터 압도적 다수로 처리하자"며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표시되는 찬성표가 진정성을 표시하는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 논쟁을 내부 세력다툼으로 깎아내리는 한편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고유권한을 강조한 대목이다.

우원식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김 전 비대위원이 지난 총선에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와 새누리당의 친재벌적 성향을 가려주는 물타기를 하신 데 이어 또 시작하신 것 같다"며 입장을 밝혔다.

우 대변인은 "김 전 비대위원은 결국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친재벌적 성향을 희석시키는데 일정수준 성공했지만 정작 경제민주화 정책은 새누리당 내에서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는데 또 다시 박근혜 캠프에 들어가 경제민주화를 말씀하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또 "김 전 비대위원의 역할은 박 전 대표의 경제민주화에 관한 허상을 만들어내든지, 헛공약을 만들어 내는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경제민주화를 더 이상 고생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김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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