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의 밤 라이브가 지배한다
정동의 밤 라이브가 지배한다
  • 전명희
  • 승인 2005.06.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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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심야콘서트 ‘LIVE ADDICTION’
초여름 후텁지근한 도시의 밤 공기를 식혀줄 정동극장의 ‘라이브 어딕션(Live Addiction)’이 다시 찾아왔다. 2000년 6월 시작돼 올해로 6년째 이어지는 이 공연은 음악 팬들의 밤 나들이 코스로 자리를 잡고 있다. 6월의 금·토요일 밤,도심 속의 숲처럼 존재하는 정동극장에서 펼쳐지는 릴레이 콘서트 ‘라이브 어딕션’은 무엇보다 음악적 만족감이 큰 공연이다. 장르의 인기도와 가수의 지명도에 얽매이지 않고 실력있고 가능성있는 뮤지션을 찾아 세우는 정동극장의 고집은 믿음직하다. ‘라이브 어딕션의 눈’이라고 불러야 할 독특한 선구안으로 골라낸 보석같은 뮤지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2003년에는 ‘코코어’ ‘슈가도넛’ ‘오!부라더스’ ‘허클베리 핀’ ‘어어부 프로젝트’ ‘스웨터’ ‘마이앤트메리’ ‘3호선 버터플라이’ 등을 세웠고,지난해에는 ‘아소토 유니온’ ‘라이너스의 담요’ ‘줄리아 하트’ ‘푸른 새벽’ ‘플라스틱 피플’ ‘이승열’ ‘레이니선’ ‘모그(MOWG)’ ‘재주소년’ ‘레이지 본’ 등을 무대에 올렸다. 다들 당시보다 지금 더 유명해진 팀들이다. 매번 8팀을 무대에 세우는데 어느 한 팀도 적당히 고르지 않는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 공연이 다 보고 싶어진다. 올해의 라인업도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3일 첫 공연을 여는 ‘더블유(W)’는 요즘 공연계에서 최고로 주목하는 신인 밴드. 리듬감 넘치는 퓨전 일렉트로니카 밴드로 ‘클래지콰이’ ‘러브홀릭’ 등을 발굴한 플럭서스 레이블이 올 초 새로 선보인 팀이다. 차갑고 기계적인 느낌이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이들을 통하면 편안하고 따뜻한 음색으로 변한다. 4일 바통을 이어받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스키다시 내인생’ ‘절룩거리네’ 등 사회적 메시지를 유쾌 상쾌 통쾌한 포크록에 담아 들려주는 1인 밴드. 2004년 발표한 첫 음반 ‘인필드 플라이(Infield Fly)’는 인디 음악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둘째 주(10,11일) 공연은 연주력이 돋보이는 팀들로 꾸며진다. 젊은 연주자 5명으로 구성된 밴드 ‘웨이브’는 온 몸을 들썩이게 하는 리듬감과 팝 성향이 강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한 한국형 퓨전재즈를 들려준다. ‘커먼 그라운드’는 국내 최대 12인조 밴드로 관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독특한 밴드 구성을 통해 정감있으면서도 흥겨운 음악을 선사한다. 이어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혼성 4인조 모던록 밴드 ‘상상밴드’,흑인음악을 하는 여성 위주의 5인조 밴드 ‘지플라’가 셋째 주를 맡는다. 대미를 장식할 팀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기타리스트 최일민이 이끄는 ‘최일민 밴드’와 보컬 김C의 솔직하면서도 냉소적인 목소리가 매력적인 록밴드 ‘뜨거운 감자’.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감수성을 수혈하고 있는 젊고 실력있는 뮤지션과 함께 하는 정동극장의 ‘라이브 어딕션’은 개방적인 분위기로도 유명하다. 입장료가 2만∼3만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며,공짜로 제공되는 맥주를 마시며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 전후의 정동길 산책은 보너스. 그래서 ‘라이브 어딕션’은 라이브 마니아들의 폐쇄적인 축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한 번 와보면 라이브에 중독되는 열린 마당이다(02-75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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