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과격 ‘순이 자매’가 MBC 드라마를 ‘쌍끌이’ 하고 있다.
솔직 과격 ‘순이 자매’가 MBC 드라마를 ‘쌍끌이’ 하고 있다.
  • 전명희
  • 승인 2005.06.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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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거푸 쓴 잔만 마셔댔던 MBC 드라마는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와 수목극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2일 목요일 당일 시청률 1,2위를 나란히 차지해 모처럼 신나는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김삼순’은 지난해 6월 종영한 ‘결혼하고 싶은 여자’(권석장 연출, 김인영 극본) 이후 딱 1년만에 수목극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 MBC 관계자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MBC는 ‘결혼하고 싶은 여자’ 이후 ‘황태자의 첫사랑’ ‘아일랜드’ ‘12월의 열대야’ ‘슬픈연가’ ‘신입사원’으로 수목드라마의 계보를 이었지만 KBS의 ‘풀하우스’ ‘두번째 프로포즈’ ‘해신’에 잇달아 참패를 당했다. 그렇다면 MBC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금순과 삼순 자매의 힘은 무엇일까? 해답은 두 여배우의 ‘아낌없는 망가짐’ 이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유발되는 웃음은 시청자들의 친근함을 증대 시키고 있다.사실 이름부터 아름답지 않은 금순과 삼순은 학벌, 외모, 집안 등이 별볼일 없거나 수준 이하다.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 키워진 금순은 꽃다운 스무살에 임신을 하고, 의지했던 남편을 사고로 먼저 보낸 청상과부다. 3년이 지난 지금, 금순이에게는 고졸딱지에 아이, 그리고 어려운 친정뿐이라 시댁에 얹혀산다. 그녀는 녹즙 배달, 미용실 조수 등으로 고군분투한다. 실수 투성이인 그녀는 간혹 주위를 놀라게 하는 입바른 소리로 궁지에 몰리기도 하지만 웃음만은 잃지 않는다. ‘삼순이’도 ‘금순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미혼모가 아닌 처녀라는 것. 방앗간을 하는 엄마가 있다는 것은 금순이 보다 낫은 조건이지만 나이 꽉 찬 서른 살 노처녀라는 것,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뚱녀라는 것, 입에 걸걸한 욕을 달고 사는 욕쟁이라는 것은 금순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것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삼순이의 매력은 일상의 여성들에게 ‘동병상련’을 끌어내고 있으며 그녀들이 평소에 할 수 없던 과격한 행동이나 말씨로 해소 역할을 대행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여성이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여자 나이 서른에 연인을 만나기란 길 가다가 원자 폭탄 맞기보다 힘들다'는 대사에 죽을 만큼 웃으면서도 공감했다"며 “바로 내 얘기”라고 호평했다. 또다른 시청자들은 “착한척 예쁜척 하는 여배우가 등장하는 구태의연한 신데렐라 드라마 보다 오히려 현실적인 드라마”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실직한 삼순이가 "백수라고, 그게 내 잘못이야? 경제 죽인 사람들 다 나오라고 해"라고 소리치는 모습에서는 뼈아픈 현실을 드러내기도 한다. 여배우들의 파격 변신도 인기의 비결이다. 전작 KBS 일일극 '그대는 별'에서 청초한 모습으로 사랑받았던 한혜진은 꼬불꼬불 라면머리와 어정쩡한 걸음걸이의 금순이로 파격변신했고, 코믹 여배우의 대명사 김선아는 2~3달간 6~7Kg을 찌우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MBC의 쌍두마차 금순과 삼순이는 2일 TNS 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 수도권 시청률 31.3%, 23.1%를 기록하며 나란히 30%대와 20%대의 벽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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