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하고 힘겹다”
“난감하고 힘겹다”
  • 김부삼
  • 승인 2005.06.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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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부속실장이 밝힌… 최근 '노 대통령 24시'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이 된 지금의 나에게 주어진 어려운 과제는 한국사회에 있는 ‘증오와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국정일기’가 전했다. 대통령의 생활을 챙기는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쓴 국정일기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청문회 스타가 되었을 때 정치를 왜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분노 때문에 시작했고 지금도 식지 않아서 한다’고 대답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는 취지로 이같이 설명했다. 윤 실장은 “대통령은 5월초 사개추위, 검·경수사권, 교원평가제, 대입제도와 고1의 시위 등 갈등과 관련한 보도를 접하면서 무척 난감해 하며 힘겨움을 토로했다”며 “대통령은 요즘 부쩍 ‘통합의 위기’를 말하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과제는 갈등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뤄나가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여소야대 정치구조와 관련, “어려움이 있지만 각기 책임을 분담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나가야 한다”며 “대통령과 집권세력에 유리한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내 일과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 실장은 전했다. 그즈음 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 온라인 통신망인 ‘e-지원(知園)’을 통해 올라온 보고서를 이례적으로 며칠 동안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 노 대통령에게 ‘요즘 보고서를 왜 보지 않으시냐’고 묻자 “그냥 피곤해서 그랬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고 윤 실장은 소개했다. 당시는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 의혹의 불똥이 청와대의 보고시스템 문제로 번질 때였다. 노 대통령은 “1988년 이래 국민은 여당에 과반 의석을 주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연정(聯政)을 얘기하면‘야합’이라고 하고, 현재의 당론 투표 구조하에서는 대통령이 야당 의원을 개별적으로 만나 정책 설명을 하기도 어렵다.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가 관건이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특유의 체조 노 대통령은 아침 5시쯤 일어나서 매일 40~50분씩 스스로 개발한 체조를 한다. 노 대통령이 개발한 ‘스트레칭 요가’ 또는 ‘요가 스트레칭’이라 불리는 이 체조를 노 대통령은 외국 방문 때도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체조가 끝나면 조찬 전까지 연설문 등 급한 보고서를 읽는다. 하지만 요즘 들어 경내 산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찬 후 수행비서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관저에서 본관에 도착하면 하루 일정이 시작된다. 홀을 지나 2층 집무실로 오르는 동안에도 사실상의 보고와 지시가 이뤄진다. 권찬호 의전비서관은 일정 가운데 핵심 포인트를 설명하고 윤태영 부속실장은 비서실의 상황이나 대응이 필요한 언론보도 내용을 보고한다. 이어 김우식 비서실장이 오전 첫 행사 시작에 앞서 5∼10분 동안 보고를 하고 주요 정책이 결정되는 회의나 행사가 있을 경우에는 수석·보좌관이 사전보고를 한다. 월요일 오찬은 이해찬 총리, 화요일 오찬은 정동영 외교안보팀장 등 팀장급 국무위원들과 하는 것으로 고정돼 있다. 장관들은 두툼한 보고서를 갖고 오는 일이 많다 한다. 노 대통령은 오후에는 행사나 회의를 한 뒤 만찬을 하고 9시 이전에 관저로 돌아간다. 9시 뉴스를 빠짐없이 시청하고, 그런 뒤 내부 통신망으로 보고서를 열람하고 12시쯤 잠자리에 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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