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대선경선의 막을 올리며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또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오르면서 후보들 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경선 일정에 돌입한 새누리당은 지난 24일 TV토론회를 시작으로 26일부터 8월18일까지 지역별로 10차례의 합동연설회를 실시하는 등 대장정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이 기간 동안 총 3회의 정책토론회도 준비하고 있으며, 8월 19일 국민참여 선거인단 투표 이후 8월20일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해 후보를 확정한다.
경선 룰 갈등 일단락, 어렵사리 경선 막 올라
“박근혜 추대 경선 안돼”, 비박측 ‘朴에 총공세’
‘불통 이미지’·‘박지만 의혹’ 등 제기, 朴 흠집내기
朴 ‘경선 보다는 본선’, 정책 알리기 주력하는 모습
그러나 이같은 경선일정 이면에 비박주자들의 박 후보에 대한 총공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짐은 합동연설회를 현행 12회에서 6회로 줄이는 대신 나머지 6회를 타운홀미팅으로 대체하겠다고 경선관리위원회가 ‘룰’ 변경 방침을 밝히자 비박 진영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며 “박 대 비박”의 치열한 대결을 보여줬다.
‘사당화’문제 집중 거론
물론 새누리당 경선 관리위원회가 비박주자들의 반발을 수용해 논란이 됐던 합동연설회 방식을 변경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선 룰 갈등이 일단락돼는 해프닝도 나타났다.
논란이 됐던 합동연설회 1부 주제는 특별히 지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형식도 5분 이내의 동영상이나 찬조연설 중에서 후보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2부 정견발표는 이미 의결한 대로 10분 이내로 정했다.
이에 앞서 비박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박근혜 사당화' 문제를 집중 공격해 왔으며 특히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파문 문제는 “박 대 비박”의 총성 없는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박근혜 흠집내기”를 본격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은 "당 공식기구의 논의보다 한 사람의 의견이 우선해 당의 갈길이 정해지는 것이 사당화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박 전 위원장에 공세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박근혜 후보가 박지만씨 의혹이 불거질 당시에는 동생의 해명만 믿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더니 이번 정두언 의원 의혹에 대해서는 180도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것이 박 후보가 말하는 원칙과 쇄신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쓴소리를 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당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한 사람의 말에 좌지우지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박 전 위원장이 너무 독선적이고 어제 한말과 오늘 한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당이 박근혜 전 위원장의 말에 좌지우지되면 국민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김태호 의원도 "박 전 위원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못박았다.
경선 판 흔들기
당내 대선 후보들은 유력 주자인 박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이를 호재로 삼아 사실상 ‘박근혜 추대 경선’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선판을 흔들겠다는 전략이어서 사당화 논란은 경선 과정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5명이 참석한 첫 TV토론회에서 이른바 비박 후보 4인이 일제히 박 전 위원장을 향해 총공세를 펼치며 여실히 증명됐다. 사실상 '박근혜 흠집내기'의 연합전선이 구축된 것이다. KBS, MBC, SBS 등 방송3사 주최로 24일 열린 경선 토론회는 유력 후보인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비박 4인 주자들이 '협공'으로 신경전을 펼쳤다.
임 전 실장은 "박근혜 후보는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며 공세를 예고했고, 이후 4인 주자는 모든 질문에 박 전 위원장을 지목하며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김 지사는 "출마선언에서 국정운영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 위주로 바꾸겠다고 하는데 이는 국가와 국민을 대립시키는 것으로 '포퓰리즘'이라고 본다"며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문을 지적했다.
김 지사는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문에 대해 "정독해 봤다"며 "경제민주화를 3대 과제로 했는데 이게 과연 국민행복을 위한 3대 과제냐. 우리 기업이 발전하려면 효율성과 공정성을 모두 중요한데 효율성과 공정성을 대립시키는 것"이라고 거듭 '포퓰리즘'으로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대립을 좋아하는 듯하다"며 "국민과 국가는 따로 가는 게 아니라 국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때 합이 모아져 국가발전으로 이어지고 선순환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朴, 협공에 곤혹
김 지사는 또한 "이제는 만사형통이 아니라, 만사올통이다. '모든 일이 올케로 통한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며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인 박 전 위원장의 올케, 서향희씨를 지목했다. 그는 이어 "저축은행사태에 상당히 연루됐고, 얼마 전에는 홍콩으로 출국했다. 세간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너무 관심을 받아 올케에게 미안하다"면서 "굉장히 잘못이 많다고 하는데, 어떤 법적 문제도 없지 않느냐"고 대응했다.
이에 김 지사는 "그런 인식이 문제"라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만사형통이 문제라고 하는데 나는 깨끗하다고 인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5ㆍ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박 전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국민의 상식과 맞지 않다"며 "올바른 역사인식이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초"라고 '역사인식'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제가 한 얘기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제 발언에 찬성하는 분이 50%를 넘었다"며 "역사인식을 달리하면 통합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50% 넘는 잘못된 국민이니까 버리라는 얘기가 되고 그 역시 통합이 안 된다"고 대답했다.
박 전 위원장은 "현 정치인들이 미래는 내버려두고 역사가 해야 할 것을 계속 한다면 이게 통합이 되겠느냐"며 "일제 합방, 12ㆍ12까지 연결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고 억지로 맞춰 끼운 것이며 '민족을 잘 살게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돌아가신 분이 말씀하신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김태호 의원은 계파 갈등과 관련 "18대 국회가 친이, 친박 갈등으로 제대로 일한 적이 없다"며 "박 후보가 그 중심에 있어서 책임이 있다"고 공세를 펼치자, 박 전 위원장은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니 충분히 뜻을 펼치시라고 자제했다"며 "세종시로 1년, 미디어법으로도 길게 가고 '약속 지켜야 된다'는 의미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박 전 위원장의 '불통'이미지와 관련해 "당내갈등, 야당과의 갈등 등 갈등의 축"이라며 "경선과정에서 겪은 억울한 부분들도 박 전 위원장과 소통이 안 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측 “정치공세 그만”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정치공세"라면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통합과 소통을 제일 잘할 것 같은 후보에 높은 순위를 받았다. 국민생각과 정치인들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시장은 이어 "소통은 자기편과의 대화가 아니라 반대편과 대화하는 것"이라며 "박 후보가 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부족한 점은 노력하겠다"면서도 "갈등과 관련해서 신뢰나 소신,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예측 가능하지 않고 이말 저말 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경선보다는 본선을 겨냥해 자신의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비박 후보들은 박 후보와의 차별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선거운동 첫 주말동안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방송 3사 주관의 첫 TV토론회 준비에 집중하며 정책에 대한 막바지 조율과 함께 자신에게 집중될 다른 후보들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는 것에 많은 부분 시간을 할애한 것도 본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나머지 비박후보들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모두 ‘정책’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토론회에서는 자신의 인지도 상승과 ‘박근혜 흠집내기’에 주력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앞으로 진행될 토론회에서 더욱 더 노골화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김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