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오너일가, 주식담보차입 왜
동양 오너일가, 주식담보차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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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태 안 좋은 회사 살리기 ‘안간힘’?

동양그룹 오너일가가 동양네트웍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동양네트웍스는 동양시스템즈와 미러스가 합병된 회사다. 합병 한 달 만에 오너일가가 주식담보 차입계약을 맺자, 일각에서는 그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동양그룹 관계자는 “과거 미러스 주식담보와 관련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너일가 100%지분 미러스와 동양시스템즈 합병
우회 상장 등 논란 속 “오너가 주식담보로 대출”

동양네트웍스는 지난달 1일 동양시스템즈와 미러스의 합병으로 출범된 회사다. 동양그룹은 당시 “동양시스템즈의 IT서비스분야 기술력과 미러스의 전자상거래분야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 한다”고 목적을 밝혔다.

합병비율 1대 6

합병비율은 1대 6.0123023로, 미러스 주식 1주당 동양시스템즈 주식 6.0123023주를 교부하는 방식이었고, 신주상장은 지난 1일 이뤄졌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동양네트웍스의 출범과 관련해 말이 많았다. 미러스의 지분 100%를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러스가 동양그룹의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지목된 비상장 계열사라는 점은 잡음이 끊이지 않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미러스의 지분구조는 현재현 회장의 부인 이혜경 부회장 42.92%, 장녀 현정담 ㈜동양 상무 14.27%, 장남 현승담 동양시멘트 상무 14.27%, 차녀 현경담 ㈜동양 부장 14.27%, 막내 딸 현행담씨 14.27%로 총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내부거래율 또한 2010년 설립된 이후 2년간 92%, 89%에 달해 일감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는 지적을 들어야했다.

이러한 미러스의 특징 때문에 “합병결정 후 오너일가가 우회상장을 통해 차익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쏟아졌다. 공시에는 우회상장 여부를 부인하는 내용이 있지만, 오너일가가 합병으로 차익을 얻은 것 또한 사실인 만큼 의혹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러스 설립 당시 이 부회장은 20억원을, 자녀 4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5억원을 출자했다. 합병을 통해(8월14일기준) 이들이 얻은 신주주식 가치는 이 부회장이 27억원, 자녀들은 9억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양그룹 오너일가가 동양네트웍스 주식을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합병된 지 한 달 만에 주식담보대출이 이뤄지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이다.

지난 7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자녀 4명은 지난달 31일 동양파이낸셜대부와 동양네트웍스 보유주식을 담보로 하는 차입계약을 맺었다. 현정담·승담·경담 남매는 2.14%에 달하는 지분을 담보로 했는데, 이는 현승담 상무를 제외하면 지분 전량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현승담 상무의 동양네트웍스 지분은 2.89%다.

또한 이 부회장과 막내딸 현행담씨도 보유지분 전량을 담보로 동양파이낸셜대부와 ‘제 3자를 위한 질권 설정’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과 자녀 4명의 담보로 잡혀있는 지분은 이들 지분의 97%에 달한다. 대출금과 금리 등 구체적인 사항도 명시돼있지 않다.

“미러스 주식담보와 관련”

이에 동양그룹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주식담보차입은) 과거 미러스 주식담보와 관련된 것으로, 동양네트웍스로 합병되면서 지난달 29일 신주가 나와 자동적으로 명시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합병 전 미러스는 부채비율이 1589%를 상회하는 등 재무상태가 좋지 못한 편에 속했다. 또한 올해 들어서만 운영자금 명목으로 동양파이낸셜대부, 동양인터내셔널로부터 CP(기업어음)차입, 단기차입 등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전에도 동양그룹 오너일가는 보유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바 있다. ㈜동양의 주식을 담보로 동양파이낸셜대부, 농협, 수협 등과 차입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7월 13일 기준 2305만8462주의 보유주식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 회장 부부 및 자녀 4명이 보유한 총 주식 2329만7804주 가운데 99%에 달한다.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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