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박근혜 후보가 압도적으로 선출되며 야권의 대항마가 과연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주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고, 민주당 경선 주자인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등 5명으로 압축된다. 누가 야권의 최종 승자가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박 후보와의 대결은 역대 최대의 박빙승부를 연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 경선, ‘문재인 VS 비 문재인’양상으로 흘러
“상대는 朴으로 정해져”, 빨라진 민주 잠룡 행보
잠룡들, ‘朴과 차별화’역설하며 “준비된 대통령”강조
안철수와 단일화 조합, 누가 적합할지 놓고 의견 분분

안철수의 강점은
물론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 원장이 넘어야할 산은 많다. 출마선언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대선국면이 되면 정치개혁을 표방하며 기존 정당을 업고 대선을 치를수 있느냐와 대선후보로서의 검증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기존정당을 배제하고 독자출마나 신당창당이 안 원장에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경우 야권후보단일화가 무산되는 형태가 될수 있고, 민주당에서 선거를 진행하면 상당부분 이미지 훼손도 생각해야 한다. 특히 대선후보로서의 검증도 집권능력 여부가 초점인 만큼 정당의 뒷받침없이 실현가능하겠냐는 의구심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박 후보가 ‘원칙과 신뢰’를 강점으로 내세우면 이에 대해 안 원장은 ‘새 정치’의 모델로써 각광을 받고 있다. 세대별로는 박 후보가 50~60대의 지지가 강한 반면 안 원장은 203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그만큼 승부가 초접전이 될 양상이 높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추석연휴를 전후해 시간적으로도 출마표명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재인 대 비문재인’ 형국으로 치러지고 있는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의 상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뽑힌 데 이어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안 원장을 제치고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된다면 명실상부한 여야 대결이 진행된다. 두 후보의 대결은 여야 대결과 이념 및 정권 대결의 양상도 있다.
치열한 경선
박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고,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지이자 최측근으로 최근 양측의 치열한 과거사 공방을 보면 만약 본선에서 양자가 만나게 되면 과거 정권의 공과를 거론하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단순 양자 대결에서는 박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견해가 높지만 서울시장 선거처럼 만약 안 원장의 지지 등으로 문 후보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손 후보가 박 후보의 대항마로 등장하면 중도층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가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을 흡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주화운동 경력과 경기지사와 장관 등을 두루 거친 행정 경험을 들어 ‘준비된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이에 맞서 손 후보의 당적 변경 경력을 집중 공격할 가능성이 높고, 중도층 흡수에 최선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손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손 후보가 안 원장 지지까지 얻게 되면 박 후보에게 위협적인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두관 후보도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경우 박 후보와 확실한 차이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장 출신으로 군수와 장관, 도지사를 지낸 경력으로 볼 때 김 후보와 박 후보가 서로 다른 계층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김 후보의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이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가 범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지지층이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는 견해와 김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본선에서 파괴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안철수, 최대 변수

이들은 지난 23일 방송3사 공동주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저마다 대선후보로서 최적임자임을 내세우며 지지도와 인지도 알리기에 최선을 경주했다. 1부는 기조발제 뒤 방청객과 패널의 질문을 받는 스피치 토론, 2부는 후보 간 상호토론으로 진행됐다. 후보들은 ‘스피치 토론’에서 방청객과 패널들의 질문을 통해 자신들의 정견을 밝혔다.
문 후보는 “전체 노동자의 60%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로,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화하겠다”라며 “비정규직과 양극화 문제 해결에 정부의 명운을 걸겠다. 일자리 혁명을 이루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젊은 시절 민주화에 몸 바치고 도지사로 전 세계를 누볐다”며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 대통령, 국민의 마음을 열고 웃음을 나누는 통합의 대통령, 저녁이 있는 삶을 드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꿈과 희망을 잃은 국민의 희망을 함께 찾아드리겠다”면서 “비가 올때 쓰는 우산같은 대통령, 힘들고 지칠 때 기대고 싶은 우산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는 “인기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능력 있는, 일 잘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위기극복 능력을 검증받은 만큼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각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확실한 각을 세우며 저마다 대항마임을 자처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미래비전과 방향에 부합하는 역사인식을 가지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손 후보는 “지도자가 될 사람은 확고한 국정철학을 가져야 한다”면서 자신의 지지를 당부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도 경제민주화를 말하는데 1~2년 만에 재벌·대기업과 타협하는 사례를 무수히 봤다”고 비판했고, 정 후보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정세균과 그렇지 못한 박근혜, 그래서 민생 챙기기엔 너무나 먼 당신”이라고 말했다.
각 후보들은 또한 예상대로 1위 주자인 문 후보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문 후보는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에 대한 변호사 이력 등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았지만 "변호사법으로 문제가 없다"고 적극 반박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고, 공천헌금 비리로 감옥생활을 했으며, 우리가 경쟁해야 할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이기도 한 서청원씨의 상고심 변호인을 맡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치열한 공방전
이에 문 후보는 “서청원 대표도 그분의 정치적 입장이나 노선과 상관없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당시 서청원 대표 건은 정당이 최고위 의결을 거쳐 차입을 해서 전액 정당의 운영비로 쓰여진 것으로 변호사로 변론할 만한 것이다. 변호사 시절 맡은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1,2심도 아니고 대법원 상고심에서 변호를 맡았다. 당시 대법관에는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대법관이 4분이 있을 때인데 전관예우를 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았겠냐”면서 “2008년 8월은 엄혹한 시기였다. 대통령 후보로서 그런 변론은 변호사 윤리로 보면 그럴 듯 하지만 정치인의 시각으로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이에 문 후보는 “변호사는 정당한 사유없이 사건수임을 거부하면 법에 위반된다”며 “친박연대의 책임일 수 있지만 대표가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판단해 변호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 후보도 문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 국정 운영의 철학이 있는지를 추궁했다. 손 후보는 “정치와 거리를 뒀다고 말하는 것이 정치는 막말로 더러운 것이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정권교체를 위해 나선 것이라고 들린다. 대통령의 바탕이 되는 것은 국민의 삶에 대한 연민인데 단순히 정권교체를 위해 나서겠다는 것이 국정철학이냐”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내가 꼭 대통령이 돼야 겠다, 나만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대통령으로서 필요한 자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피하고 싶지만 역사가, 국가가, 시대가 필요로 한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소명의식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