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지명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후보는 무려 84.0%의 득표율을 기록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회창 대세론’ 속에 치러진 대선 경선 당시 이회창 후보가 얻은 역대 최고치 68.1%를 훌쩍 뛰어넘는 경선 사상 최고 득표율이다. 이런 높은 득표율이 박 후보의 향후 대선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박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불통’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떨쳐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경선에 참가했던 다른 후보들과의 관계개선이 중요한 시점이다.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외연확대’가 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취약한 20~40세대와 수도권에서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번 경선에 참가했던 비박후보들을 비롯해 경선 룰 논란 속에 불참했던 이재오·정몽준 의원도 끌어안아야 하는 당내 화합도 문제로 부각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박 후보가 ‘보수대연합’을 통한 외연확대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중도외연확장’에 나설 것인지를 살펴봤다.
朴, 압도적 득표율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
‘불통’이미지 벗고, ‘외연확대’가 최우선 과제 꼽혀
2040세대·수도권·중도층 등 지지율 끌어올리기 시급
이재오·정몽준 등과 화합 도모하며 보수층도 껴안기

비박계 주자들 행보는
이는 지난 20일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지명 전당대회’에서 박 후보의 지명이 확정되자 비박 후보들은 하나같이 당내화합을 강조하며 새누리당의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시각이다.
하지만 방식에 있어서는 조금씩 차이를 나타냈는데 김문수 후보는 경기지사로 돌아가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 될 소지가 있는 당 선대위에서의 공식적인 역할을 맡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리고 임태희 대통령 전 실장은 박 후보의 대선행보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함과 동시에 현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알려졌다. 비박주자 4명 모두 박 후보의 ‘회동 제안’이 있을 경우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박 후보 역시 “우리 4명의 후보님께서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에 큰 버팀목이 되주시길 바란다”고 말한 만큼 박 후보가 비박주자들을 끌어안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취약 지지층을 공략하라

이에 지난 20일 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하면서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한 것이고, 박 후보의 핵심 측근인 최경환 캠프 총괄본부장 등도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먼저 현장 행보를 통해 젊은층과의 스킨십을 확대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진실한 마음으로 더 만나고 대화의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는데, 박 후보 캠프 내에서는 이런 ‘소통’ 행보를 통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불통’ 이미지가 많이 희석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박 후보는 수도권과 젊은층 유권자를 우선적으로 염두해 둔 민생정책 공약을 집중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 지지층을 잡아라
보수대연합은 그동안 경선에서 박 후보를 상대로 싸웠던 김문수 경기지사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태호 후보 등을 대선 캠프로 끌어들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리고 지난 4·11총선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보수의 분열을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김무성 전 의원도 캠프의 주요 요직으로 영입할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또 그동안 당내에서 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경선 룰 변경에 대한 항의표시로 불참을 선언했던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와의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정치전문가는 “보수대연합을 추진한다면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세 확보와 보수층의 안정적인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1층(보수층)을 짓고 나서 2층(중도층)을 지어야 한다”며 ‘선(先)보수연합 후(後)중도공략’을 주장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보수대연합을 추진하게 되면 결국 한나라당 시절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주게 되고 이는 결국 2040세대를 비롯한 중도층이 등을 돌리게 된다는 단점도 제기됐다.
외연확대 어디까지

이와 관련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2년에 걸쳐 선거를 여러 번 해보지 않았나”라며 “새누리당을 현재 지지하고 있는 계층은 대략 판단할 수 있다. 덧셈할 수 있고 곱셈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지지층이 과연 있는가. 따라서 보수대연합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이상돈 정치발전위원 역시 “김무성 전 의원이 지난 4·11총선 막판에 보수대연합론을 주창했지만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했다”며 “만약 대선을 보수연합방식으로 이끌어간다면 중도층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1층2층론’에 대해서는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1층을 보지 2층은 안본다”면서 “현재의 새누리당 지지율에서 10%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중도층 공략이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층은 지하로 내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보수대연합은 선거전략상으로만 의미가 있고, 무리하게 보수대연합을 추진한다면 반드시 역효과가 일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돈을 먹은 보수, 부정부패한 보수, 국민에게 믿음이 없는 보수를 끌어들여서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며 “차라리 그런 사람들을 영입할 시간이 있다면 단 한표라도 좋으니까 중도세력이나 젊은층을 잡는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
대세론 지키기
일찌감치 ‘박근혜 대세론’을 형성하며 경선 내내 독주하여 결국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된 박 후보는 ‘사당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이런 ‘박근혜 대세론’은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보다 앞으로의 대선행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이번 경선이 경선 룰을 바꾸면서 이재오·정몽준 의원 등 네임밸류 있는 후보들이 경선에 불참함에 따라 사실상 ‘박근혜 추대대회’가 됐고, 무려 84.0%라는 엄청난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박근혜 제1당이라는 것을 반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새누리당은 경선 흥행에 실패하게 된 것이고 컨벤션 효과(전당대회나 경선 등 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의 혜택 또한 얻지 못했다. 따라서 박 후보에게는 ‘보수대연합’이나 ‘중도외연확장’ 모두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박 후보들인 김문수 경기지사나 김태호 의원 등을 포함하여 경선 룰 논란 속에 불참했던 이재오·정몽준 의원을 끌어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또 김무성 전 의원도 적극 포용하리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지명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후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그런 마음을 가진 분들과는 중도다, 보수다, 진보다 이런 이름을 따질 것 없이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다. 또 그렇게 가야한다”는 박 후보의 수락연설이 절박하게 들린다.
봉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