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구강의 날
오늘은 구강의 날
  • 전명희
  • 승인 2005.06.0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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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는 오복(五福)의 하나'다. 동의보감에도 "백 가지 양생법 중 입안과 치아를 양생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기술돼 있다. 옛 사람들은 왜 심장.간.위.폐 등 더 중요해 보이는 장기들을 제쳐놓고 치아를 오복의 으뜸인 수(壽)의 비결로 여겼을까. 중년 이후 치아의 건강은 미각의 즐거움뿐 아니라 영양장애, 치매와 같은 두뇌 건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6월 9일 '구강 건강의 날'을 앞두고 치아의 건강이 성인병 예방에 왜 중요한 지 알아본다. ◆입안 건강이 성인병을 일으킨다 =잇몸질환(풍치)이 있으면 저작기능이 떨어져 소화장애가 오기 쉽다.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위험도 높아진다. 멸치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잘 씹지 못해서다. 잇몸질환 환자는 또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심장병 위험이 높다. 강남UIC치과 노병현 원장은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엔도톡신(염증 유발)이란 독소를 생성하고, 이 독소가 혈류를 떠돌다가 피딱지처럼 굳어져 뇌.심장의 혈관을 막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선 손실된 치아 수가 10~19개인 노인은 이보다 이가 덜 빠진 노인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치주과학지엔 잇몸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협심증.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두 배 높다는 논문이 실렸다. 충치도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 충치균이나 염증유발 물질이 충치로 인해 파인 치아 속으로 들어간 뒤 혈류를 따라 몸 안 구석구석 퍼지기 때문. 이로 인해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환자와 노약자는 급성 류머티즘성 관절염.편도선염.인후염.간질환.신장병.심장병에 걸릴 수 있다. ◆성인병은 입안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반대로 당뇨병.암 등 성인병이 있으면 잇몸질환 등 각종 구강질환에 걸리기 쉽다. 분당 21세기치과병원 장영준 원장은 "당뇨병이 있으면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이 잘 안돼 잇몸질환이 유발되거나 악화하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암환자 역시 구강건조증이 동반돼 충치.잇몸질환에 잘 걸린다"고 설명한다. 혈액질환 환자는 설염.치은 출혈을, 영양이 불량하고 호르몬이 불균형인 환자는 잇몸질환에 걸리기 쉽다. 성인병은 치과 치료의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 환자는 치료 뒤 상처 치유가 지연된다. 혈액질환 환자는 지혈이 잘 안돼 고생할 수 있다. 신장과 간 질환자는 지혈이 잘 안되고 상처 치유가 늦어진다. ◆당뇨병 환자의 치아 관리=경희대치대병원 치주과 박준봉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잇몸질환의 발생 위험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세 배가량 높다"며 "특히 당뇨병 환자가 담배를 피울 경우 잇몸질환 위험이 정상인의 20배에 달한다"고 충고한다. 정상인의 잇몸질환은 대개 통증 없이 진행되지만 당뇨병 환자의 잇몸질환은 잇몸이 잘 곪고 통증이 동반되는 등 악성이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가 잘 안되면 치과 치료도 더디다.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서다. 그래서 치아.잇몸이 아파도 혈당이 어느 정도 조절될 때까지 치과 치료를 미루기도 한다. 잇몸질환 치료 뒤 재발도 잦다. 잇몸질환을 예방하려면 건강인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치아를 칫솔.전동칫솔로 하루 세번 철저하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플라그(치태)가 약간은 남게 마련이다. 건강인에겐 잇몸질환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플라그라 하더라도 당뇨병 환자에겐 잇몸 질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당뇨병 환자는 치과 병.의원을 수시로 방문하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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