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미국시장 생산기지인 조지아 공장장이 최근 전격 교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장장 교체는 지난달 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방문 직후에 결정됐다.
3일 기아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소재 공장장이 김근식 전무에서 현대차 신현종 전무로 교체됐다.
구매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신 전무는 지난해 12월 27일 그룹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된 후 올해 전격 공장장이 됐다. 기아차 측에 따르면 이번 공장장 교체는 정기인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 별 다른 이유는 없다.
김 전무도 신 전무와 함께 지난해 12월 27일 그룹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가 승진 8개월 만에 공장장에서 물러나 귀임하게 된 데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해외주재원은 원래 4년을 넘기지 않는 것이 통상적인 인사 관례”라면서 “3년 넘게 근무를 했기 때문에 정기 인사 차원에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아차가 일본차의 재도약에 맞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정몽구 회장의 조지아 공장 방문 직후에 인사가 단행된 것이어서 다른 사정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은 지난달 22일 조지아 공장을 방문, 시설을 둘러보면서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재도약에 맞서려면 품질제고를 통한 ‘제값 받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력히 지시했다.
반면 지역 관련 업계 일각에선 김 전무 재직기간 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는 점을 들어 중용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기아차 쪽은 “교체 결정이 불과 닷새도 지나지 않은 만큼 김 전무의 후속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어떤 보직을 맡는가에 따라 교체 배경도 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3월 가동을 사작한 조지아 공장은 케이(K)5 등 기아차 핵심 차종을 생산하는 곳으로,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더불어 현대ㆍ기아차의 북미시장 공략 전초기지로 꼽힌다. 조지아 공장은 올해 들어 근무제를 3조3교대로 바꾸며 생산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36만대로 늘린 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조립을 맡는 등 회사 안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옛 현대정공 출신인 김 전무는 전날 현지 한국 주재원 모임에 보낸 서한에서 "약 3년반 근무하는 동안 조지아공장이 끊임없는 성장을 하는데 제가 힘을 보태는 영광을 가졌다"고 말했다.